생애 첫 진주를 다녀왔다. 

진주성을 걸었고, 유명한 빵과 유명(?)한 장어를 먹었다. 그리고 찾아간 책방 보틀북스.

마음 같아선..걸어 가고 싶었지만, 책방이 이사를 했기 때문에 호사스러운 방법(택시)을 택했다.


고래책방에서 구입하지 못한 박경리선생의 시집을 골랐다. 토지를 읽고 난 후 여러 소설을 두루 챙겨 읽으면서도 시집도 있었다는 사실은 또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고른 책..표지가 닮아(?) 반가웠고, 선물이라 기분은 더더 좋았지만..읽어야 할 이유를 꾸역꾸역 찾아낸 상황이 유쾌했다.(읽었으나, 오롯이 기억나지 않는 책은 읽지 않은 것이다..그러니 다시 읽어야 한다^^)


  기쁨을 '찬란' 하게 받아 들이는 순간이야 많을 테지만, '슬픔'까지 찬란..하게 받아들이려면 마음의 중심이 어느 만큼 균형잡혀야 ..가능할 것인가. 삐딱한 마음, 부러운 마음에 ..제목을 그렇게 응시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시집을 펼친 순간.. 나는 애써 기쁨의 찬란..보다 슬픔의 찬란..의 생각을 읽고 싶어 안달을 부렸는데.. 그것 자체가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생각하니... 바로 그 순간도, '슬픔이 찬란' 으로 가는 모습은 아닐까 싶어  피식 웃음이 났다. '자유'를 읽으면서 뉴스 속 사람들을 생각하다가..'모순'에 우리 모두가 해당되는 것 같아서.그래도 좀 억울하다. 자유를 외치는 뉴스 속 사람들과 나는 좀 다른 사람이고 싶어서 그런 모양이다. 

/이상한 일은/ 하나의 틀 속으로/ 연방/ 사람들을 몰아 넣으면서/ 눈에 핏밧 세우고/ 자유를 외쳐대는/ 사람의 얼굴이다// 모순은 아마도/ 사람에게/ 말하는 입이 있기 때문이리라/ '자유'


통영에서,원주에서 작가의 흔적을 만났더랬다. 진주에 관한 시도 있으려나 했는데, 남해 금산사..가 보여 반가웠다. 무엇보다.진주 여행길 비가 오면 어떻하나..하는 걱정의 마음을 금산사..에서 비슷하게 만나는 순간이 있어 즐거웠다. 비가 오면 그 나름으로 좋은 이유를 찾아내게 된 건..문학이 내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 마냥 긍정적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꼭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다 보니, 세상을 바라 볼 때, 좋은게 좋은 건 아닌거라는 걸 우리는 지금도 지켜보고 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 냉정한 것이 꼭 미덕은 아닌거다. '견딜 수 없는 것' 을 읽으면서 작가의 분노에 공감했고, 위로가 되었다. 분노해야 할 순간엔 분노해야 하는 것은  옳다. 그리고 '새'를 찾아 읽어가다..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란 걸 알았다.(아니 이해했다....^^)


대개/소쩍새는 밤에 울고/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노오란 고들빼기 꽃/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끓게 우는 소쩍새야/한가롭게 우는 뻐꾸기/모두 한목숨인 것을/

미친 듯 꿀 찾는 벌아/간지럼 타는 고들빼기 꽃/모두 한목숨인 것을/

달 지고 해 뜨고/비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 '삶'전체



읽었으나, 읽은 기억이 나지 않아, 함께 가져온 <갈매기의 꿈>이다 표지에서 뭔가 비슷한 느낌이 느껴진 건 애써 책을 가져와 야 할 이유,50주년 에디션이란 말은..소장욕에 대한 유혹...이었다.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하가>에서 유독 새를..노래한 부분이 또 반가워졌다는 사실


전생이 무엇이었기에/내 가슴 이리 찢어지는가/ 새야/ 너는 내 형제였더냐/ 너가 자유롭고 허기지지 않는다면/나 또한 /자유롭고 허기지지 않을 것을/ 새야// '새야' 부분'


내 친구 과객들아/ 신산에 젖은 너이들 자유/나의 자유도 혈흔의 자국/ 뼈저리는 외로움이었다/ 허나 끝내 버리지 않으리라/구만리 장천/ 날으는 너이들처럼/ '신산에 젖은 너이들 자유'부분



이제..

<갈매기의 꿈>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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