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6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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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고 선을 넘어버린 금단의 사랑이야기는 아닐까 생각했다.함정에 제대로 걸린 느낌이란 건 책을 읽기 시작마면서  바로 알아(?)버렸다.


가리발디 장군이 시칠리아에 상륙한 그 시절의 역사를 나는 자세히 모른다.다만 귀족사회가 충격에 빠진 사이..그 틈을 전략적으로 노린 살리나 공작의 조카 탄크레디..가 예사롭지 않다는 건 이해했다. 어느 시대나, 혼란의 시대를 틈타, 무언가를 얻어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표범>을 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던 건, 탄크레디 라는 인물만이 유독 도드라지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정략적으로 결혼한 인물..은 어떻게 보면 어느 시대나 흔하게 만날수 있는 유형일수도 있으니까...


제목이 '표범'인 이유가 궁금했고..어느 순간 표범에 담긴 은유가 '오만' 은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 부터가 이야기에 빠져는 즐거움이었다.살리나 공작의 냉소는 오만의 다른 이름이란 생각을 하게 했고,돈과 권력으로 오만해진 인물도 보였다.정의로운 줄 알았으나, 성공을 위해 정략적 결혼을 택한 탄크레디..역시 오만한 인물로 해석되고 말았다.누가 더 오만하고, 덜 오만하지 않았다.우리 인간이 애초에 지닌 본성 가운데 하나일 뿐.. 그런데 갑자기 시간이 훌쩍 지나 느닷(?)없이 살리나가문의 딸들이 등장한다. 너무도 강력한 남자들로 인해 잠시 그녀들을 잊고 있었다. 콘체타는 순수한 마음으로 탄크레디..를 사랑했을까? 그런데 어쩌면 그녀도 모르는 사이, 아니면 애써 외면하려는 마음으로 오만을 꾹꾹 참아왔던 건 아니었을까...


"(...) 그동안 순교를 그것도 잘못된 순교를 당했다는 생각,자기를 희생시킨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 그 고인에 대한 가슴 아픈 감정이 그녀를 지탱하는 느낌이었다.이렇게 해서 생긴 감정들이 그녀의 사고방식 전체의 골격을 이루었지만 이들 또한 해체되고 있었다.적들은 없었고 있다면 오직 한 명의 적 그녀 자신뿐이었다.(...)이제 수십 년이 지난 후 기억이 되살아난 순간에 자신의 불행을 타인에게 돌릴 수 있다는 위안 절망적인 사람들을 기만하는 마지막 묘약인 위안이 그녀에게서 사라지고 있었다"/343쪽



시간이 흘러도 너무 많이 흐르고 나서야 콘체타는 알았다. 그런데 오만으로부터 완전하게 해방되었을까.. 라는 질문에는 뭔가 찜찜함이 남은 기분이다. 그녀 스스로 오만이란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난 것이 아니라, 탄크레디의 마음을 알고 난 이후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고백과 함께. 오만이란 유물을 던져 버린 행위만 놓고 보면, 자신들이 오만하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속물적으로 살았던 인물들에 비하면 콘체타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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