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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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는 책방마다 <벌집과 꿀>이 보였다. 우리나라 소설 같은데, 번역된 소설. 아마 그 지점이 나를 가장 호기심을 끌게 한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 '벌집의 정령'을 생각하면 마냥 가벼운 소설이 아닐것도 같지만, 달콤한(?)꿀도 언급되는 걸 보면, 뭔가 희망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 그렇게 봄날,우연히 찾아간 책방에서 <벌집과 꿀>을 골랐다. 


중편정도의 소설일거라 생각했으나, 7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언제나 그렇듯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를 읽어냈다.(자연스럽게 보였다고 해야겠다)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외로운 사람들끼리만 알 수 있는 깊은 교감.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함이 전해질 수 있다는 건, 말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암시였을까... 사실 '보선' 과 '코마로프' 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조금은 덜 다듬어진 독립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더랬다. '벌집과 꿀' 이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마다 언급될 줄 알았던 모양이다. '역참에서' 비로소 이야기가 재밌다는 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교감할 수 있다는 신비로움. 낯선땅에 이방인으로 끌려온 어린 아이에게,진심을 전하는 건 결코 쉽지 않으니까... 해서 나는 가장 비슷한(?) 이야기 '벌집과 꿀' 속 그 아이와 유미를 잠깐 혼동까지 해더랬다. 역참에서의 유미와 '벌집과 꿀'에서의 그 소녀..를 구원한 성인어른들. 벌집같은 고통 속에도 달콤한 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있었다. 이후 유미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는 상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지금, 벌집같은 고통속에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달콤한 꿀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이들도 있다는 그 고마움만 '기억' 하고 싶다. 언어와 기억에 대한 표현이 조금은 과하다 싶게 많이 등장해서 조금은 작위적이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벌집이라는 고통 속에 달콤한 꿀도 있다는 사실을 들려주는 이야기 같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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