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이라고 말하지만 지금의 독자는 '악습' 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복수'를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다가..어느 순간, '복수'를 이야기한 소설이 비단 '부서진 사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뻔한 사실을 새롭게 발견한 것 같은 기분... 관습이 복수를 부추겼다는 사실을 용서하고 싶지 않아서 였던 것 같은데.. 러시아 소설에서도 프랑스 소설에서도 복수에 목숨건 소설들이 있었다. '신화와 전설이 탄생시킨'..이라는 말을 찾아 오래전 읽은 호메로스 독후기를 찾아 보았더니..지금 읽은 기분과 비슷한 기분으로 읽은 것 같은 흔적이 보였다.
"카눈의 규정에 따르면 두 남자가 총구를 들이대고 서로 상대방을 쏘았는데 한 명만 죽고 다른 한 명은 부상만 입었을 경우,부상을 당한 측히 차액을 지불하지요.일종의 피의 잉여금이라고나 할까요? 내가 처음에 지적했듯이 반半신화적인 장치 아래에서 경제적인 측면을 찾아보아야 할 때가 왕왕 있습니다.선생은 아마도 나를 추잡하다고 비난허실 테지요. 그러나 오늘날 피는 다른 모든 것처럼 상품으로 변질됐습니다"/ 225
"활이나 쏘는 아르고스인들이여,위협에 물리지 않는 자들이여! 우리만 이러한 노고와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언젠가는 너희들도 이와 같이 죽임을 당하리라(...)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을 복수해줄 친척이 집안에 남아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지"/14부,4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