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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
정보라.최의택 지음 / 요다 / 2025년 12월
평점 :
지난해 <완주>를 읽으면서, '도시' 이름 들어간 소설에 궁금증이 생겼더랬다. 막상 '완주'는 내가 알던 도시와는 무관한 이야기였으나.. 덕분에 깨달았다.내가 보는 시선이,얼마나 좁은지..에 대해서.
그럼에도 '도시' 이름의 '이야기'는 여전히 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실 '도시'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대온실 수리 보고서>에 만난 강화도 장소들을 떠올려 보면.. 굳이 '도시' 제목을 따라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무튼 그런 이유로 해서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를 읽게 되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 밖에 가보지 않았던 포항..을 읽으며, 다시 포항을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 마음이야 왜 안 그럴까 하지만 마음이라는 게 얼마나 덧없고 오히려 배반적인지 의택은 불과 3년 전에 질리고 겪고 겪었다(..)"/87쪽
굳이 포항까지 가지(?) 않아도 될 이야기였다. 어느 때보다 고차원적인 사기로 넘쳐나는 세상속에서 살고 있다보니.. 사기를 당하고..그 사기범을 찾겠다고 포항까지.. 간다. 어떤 확신도 없으면서.. 그런데 확신이 없어서.. 그렇게라도 해보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시추공'에 현혹된 사람들은 뉴스에 보도 된 것이 전부는 아닐테니까...바다끝까지라도 가보고 싶었던 걸까? 왜 굳이 포항까지 일까 생각하다가..우리가 사기를 당하는 이유를 알았다. 사기를 당한 이들은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바보' 라고 단정지을수도 없다. 그리고 여기서 딜레마 하나가 등장한다.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일수도 있는 '보라' 같은 사람.. 그녀가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가해자로써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또 다른 사기(?) 피해자들을 등장시키는 바람에 피식 웃음 나게 했다. 내 돈을 잃어야만 사기를 당했다고 말할수 있을까? 온전한 사고를 할 수 없게, 가짜뉴스로 사람들을 세뇌시켜버리는..그들도 사기 가해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들을 사기 가해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영원히 '사기' 라는 어둠에서 벗어나올수 없는.벗어나기 힘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굳이 포항까지 가지 않아도.. 광화문 앞을 지나기만 해도.. 아니 공원 산책길 이어폰 없이 흘러 나오는 소리만 듣고 있어도 알 것 같다. 지금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무언가를 사기 당하고 있구나..하는..
생각했던 것만큼 재밌게 읽지 못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소설이란 느낌을 받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굳이 포항까지 가지 않아도...다 알고 있는 ..그런데 왜 여전히 우리는 사기로 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걸까..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는데, 그게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답을 누군가 준다면..아마 그 틈을 노린 무언가로 부터 우리는 또 사기를 당할수 밖에... 욕심도 내려 놓아야 겠지만,세뇌당하지 않으려는 노력에 집중하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