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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둑 성장기 ㅣ 위픽
함윤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 만큼 강렬한 첫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나의 첫 도둑질...이 남의 몸속에서 이루어졌다니...'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생각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엄마의 무언가를 내가 '도둑' 질 했을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지나친 은유라고 누군가는 우겨보고 싶을 수도 있겠으나, 나는 인정했다. 이후 소설의 이야기가 조금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누군가의 삶을 '도둑' 질 했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된다면 결코 자유로울수 없을게다.
그래서 '도둑질' 을 했다고? 라고 물어 온다면, 설명할 수 없다. 애초에 말이 안되는 상황일수도.. 그런데 도둑질..을 통해 분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정말 도둑(질)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궁금했다. 딱히 해야할 이유도 없는, 도둑질...그런데 어느날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게 된 남자를 통해,그의 묵직한 질문을 통해 그녀는 알게 된다. 조지 엘리엇 소설('제이컵 형' )인물이 떠올랐다.'고장난 영혼'들 그녀가 태어났을 때 엄마로부터 받았던 충격적인 말들을 액면 그대로 믿어버리는 것이 화근일수도, 애정을 듬뿍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었을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모두 도둑질을 하진 않지만..결핍이,설명될 수 없는 결핍이 도둑질을 하게 했다면, 성준이란 인물을 통해 조금 알게 된다, 도둑질은 나쁘다는 식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질문 "너 꼭 이런 식으로 살아야만 해?" /43쪽 누구도 그녀에게 해 주지 않았던 말. 그리고 소설은 그녀 자신이 무언가를 진짜 잃어버리는 순간이 오면서 알게 된다.
"나는 엄마의 말을 되새긴다. 잘못 삼킨것.그 표현을 곱씹을수록 계속하여 기침과 헛구역질이 나온다. 내가 처음으로 또 제대로 훔친 무언가를 잘못 삼켰다는 사실.그로써 그것이 영영 내 손을 떠났다는 사실에 목 안쪽이 벅벅 긁히듯 아프다.그리고 그 순간 나는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서러운지 온몸으로 깨닫는다"/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