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영혼
조지 엘리엇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 아고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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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지 엘리엇의 <고장난 영혼>을 읽었다. 중편정도의 소설인 줄 알았는데, 두 편의 이야기('벗겨진 베일' 과 '제이컵 형')가 실린 소설집이었다. 공교롭게도 ~베일이란 제목 덕분에 몸선생의 '인생의 베일'을 떠올릴수 있었고, '제이컵 형'은 윌림언 포크너의 <고함과 분노>를 떠올려 볼 수 있어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것 같다.(물론 '벗겨진 베일'에서도 포크너의 소설이 생각났다)










고장(?)난 영혼에 관한 이야기였다. 포크너 소설의 사람들이 다시금 이해되는 상황이다. 영혼이 고장난 사람들...굳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고장난 영혼들이 얼마나 많은가, 타인의 의식을 읽어낼 수 있어 불행했던 '벗겨진 베일' 속 남자.그러나 나는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탓에 타인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한 걸로 이해했다. 예전에 읽었다면, 만약이란 가정을 해보았을 텐데, 지금은,우리에게 사랑이 얼마나 필요한지, 정서적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될 고통을 생각했다. '제이컵 형'은 '벗겨진 베일' 보다 더 포크너의 <고함과 분노>를 떠올리게 했다. 형제가 등장한다는 건 특별하지 않지만, 장애인(그것도 콕 찍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을 등장시켰다는 점이 그랬고,그 속에서 발악하는 데이비드는 포크너 소설의 제이슨을 떠올리게 했다.이름을 바꾸는 상황(지금까지 소설을 읽으면서 이름을 개명하는 장면은 자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도 데이비드가  프릴리라는 이름으로 개명까지 하면서 성공하고 싶었으나, 그의 앤딩이 결코 해피앤딩으로 막을 끝나지 않아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을 했는데, 그 상황도 포크너의 소설 <고함과 분노>에서 제이슨이 마주한 상황과 비슷해서 신기했다. 시간의 격차를 두고 읽었다면 포크너의 소설을 떠올리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까 두 소설을 연이어 읽게 된 건 기쁨이다. 포크너 소설 인물들에 대해..조지 엘리엇이 '고장난 영혼'이라고 정리해 준 셈이니까. 포크너 소설을 읽을 때 몰락하는 가문보다 몰락하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그 중심에 부모님 특히 자기 중심적인 엄마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이컵 형' 이야기 속 엄마는 그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에게 문제가 있었다. 정서적 사랑을 듬뿍(?) 받으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될 것이란 생각은 지나친 낙관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두 소설을 나란히 읽은 덕분에, 포크너 소설 속 인물들의 '영혼'이 고장났다는 사실을 받아 들였다. 단지 부모의 사랑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음도 이해받았다. '벗겨진 베일' 보다 '제이콥 형'을 더 재미나게 읽었다. 포크너 소설에 대한 생각,그리고 오늘날 유행하는 디저트열풍이 이미 과거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선량한 포 부인은 전적으로 무력해 작디작은 다른 선택조차 할 수 없었던 이토록 불량한 아들을 자신이 세상에 내놓았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아들이 비뚤어진 것은 부모의 의무를 다하는 데 손톱만큼이라도 부족함이 있었을 그 아비,어미의 탓인 것만 같았다.부인이 생각하는 부모의 의무란 고상하고 은근한 것이 아니라 (....)"/176쪽 '제이콥 형'


"내 인생은 그런 것과는 전혀 달랐지. 엄마가 말했다./그런 사악한 짓을 하다니.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다.나는 대부분 사람들과는 달라"/390쪽 '고함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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