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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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피터스의 '욕망의 땅' 을 읽다가 '달과 6펜스'의 주인공이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스트릭랜드 보다, 그녀의 아내가 떠올랐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떠난남자... 백 번 양보해서 이해(?)하려고 해도, 그들이 떠나는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2012년) '달과 6펜스'를 읽었을 때, 스트릭랜드 아내의 마음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내 기억이 어렴풋 그러했던 것 같아,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으니까...

그런데 예전 독후기를 보면서 한 번 또 놀란 건, <폭풍의 언덕> 히스클레프과 스트릭랜드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다. 내년 영화 개봉 소식을 들은 터라..다시 읽어보려고 했었는데,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 지 궁금해서라도 다시 읽어 봐야 겠다.(아마 읽게 되겠지~~^^)


"예술가의 개성은 과연 인격의 파탄을 상쇄해 줄 수가 있는가? 세상의 윤리로 보면 그는 이기적이고 비열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스트릭랜드의 관점에서 보면 사태는 다르다(...)"/ 역자후기 중



고전과 막 친해지기 시작했을 무렵 <달과 6펜스>를 읽은 터라, 고전을 읽는 다는 기분에 빠져..다양한 시선으로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니까 두 번째 읽기지만, 사실 처음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고 해야겠다. 자신의 꿈을 위해 가정을 버린 남자. 버린게 맞다.. 왜냐하면,그는 남겨진 이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할 만큼 했으니.이제 스스로 알아서 살라는 통보 뿐.이었다. 스트릭랜드의 관점에서 도저히 바라볼 수 없었다. 그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생각,등등이 읽는 내내 불편했다. 꿈을 찾아 가는 남자로(만) 보이지 않은 이유는, 천재적인 예술가는 일반인과 달라야 한다는 환상을 심어준 것 같은 기분.. 그래서 천재에게는 모든 것이 열외일수 있나.. 역자 후기의 설명처럼, 읽는 내내 두 가지 질문이 따라온 것 같다. 아니 세 가지 정도 일수도 있겠다. 천재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예술가들에게는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되어도 되는 걸까? 혐오수준에 가까운 여성에 대한 시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몸선생은 부인했다고 하지만, 고갱에게 드리워진 좋지 않은 시선을 천재라는 이미지로 변모시켜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런데 어쩌면 가장 힘든 건, 예술가는 그래도 된다는 암묵적 메세지에 나도 종종 인정하고 넘어갈 때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그렇기 때문에 더 정신 차려야 할 지도 모르겠다. 예술가라는 이유로 늘 면죄부가 만들어진다면....너나 할 것 같이 예술가라는 이름을 갖고 싶어질지 모르니까. 읽어야 할 고전 필독서도 중요하지만,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과 같은 책도 함께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논술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달과 6펜스>>를 읽히고 '비도덕적이고 이기적이지만 위대한 예술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묻는다. 하지만 이는 추상적인 논의에 불과하다. 더 많은 비평과 토론이 이뤄져야할 부분은 <<달과 6펜스>>의 여성혐오적 요소 그리고 실존했던 예술가의 성 착취 행적을 오늘의 관점에서 어떻게 비판적으로 성찰할 것인가이다"/57~58쪽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달과 6펜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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