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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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클레어 키건은 인연이 깊은 걸까..

지난해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겨울날 읽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추운 겨울 클레어 키건의 소설을 읽고 있다.<너무 늦은 시간>을 읽고 났더니 자연스럽게(?) '푸른 들판을 걷다'가 눈에 들어온 탓이다. 역시 단편집이다. '너무 늦은 시간' 보다 더 힘겹게 읽었다. 미묘하게 전해지는 그 '빛'을 희망이라고 애써 이해하려고 해도 쉽지는 않았다.


특히 '작별 선물'이 가장 힘들었다. 현실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일인것 같아서...그럼에도 그녀가 남자에게 날리는 '작별 선물'이 잔혹하지 않은 방식으로의 복수(아버지의 말을 몰래 팔았다는...)를 선택한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영화 '세계의 주인'이 다시 생각났다. 피해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들..은 또 한 번의 상처가 될 수 있다. 소설 속 '당신'은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을 스스로 뛰어 넘으려고 한다. 해서 '푸는 들판을 걷다' 단편집은 서로 다른 이야기이면서 뭔가 연결되는 기분이 든다. 작별 선물 속 '당신'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전을 선택했고,'물가 가까이' 속 할머니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냐 하면 그시절은 그렇게 참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기 때문에... 그러고 보니 고통 받는 여성들의 녹록함이 단계별로 진화된 듯 한 기분도 든다. 참고 살았던 여인이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 남편의 모습을 폭로( 삼림 관리인의 딸) 하는 그녀가 있고, '작별 선물'에서의 '당신' 처럼 참고 사는 것 보다,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서 떠나는 모습으로..그 가는 길이 결코 '푸른 들판' 길..처럼 푸릇푸릇 하지만은 않겠지만,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고통에 비할수 있을까 싶다.자신의 이기심에 여인이 떠나고 (검은 말) 후회 속에서 살아가는 삶 보다야....


"바람이 강할수록 나무도 강해진다"/21쪽


감담할 만큼의 시련을 준다는 표현, 좋아하진 않지만(무서운 가스라이팅이 될 것 같아서..) 그러나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는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참기만 고통은 위험하지만,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당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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