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여행을 다니면서 알았다. 서해대교를 넘어서면, 당진이 있다는 사실을.그렇게 생각하고 나니,당진이 조금 가깝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맛난 콩국수를 먹으러 찾았다가,당진에는 어디를 가볼 수 있나 검색을 했더니, 해식동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지난해 서산에서 코끼리 바위를 보며 감동한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터라, 파도와 바위의 치열함이 서해바다에서 볼 수있는 매력이구나 생각했다. 눈으로 보고도 갈라진 저 틈이 파도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더 가까이 가서 보면 마치 두 바위가 서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파도라는 녀석이 얼마나 무서운지..아니 바위로 계란치기도 가능한가..사실 저 풍경을 보면서는 마냥 자연의 놀라움에 대해서만 생각했더랬는데... 소설을 읽다가 저와 비슷한 상황을 만나게 된 것이 반가웠다.

파도에 의해 바위가 깍여 나간 자리...그루터기를 닮은 바위를 보면서 기분이 묘했다. 바위에게도 그루터기 흔적 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읽혀져서.. 그리고 읽게된 <페넬로피아드>에서 어머니가 들려주는 말은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물은 저항하지 않아.물은 그냥 흐르지.물속에 손을 담가도 그저 그 손을 쓰다듬으며 지나갈 뿐이야.물은 딱딱한 벽이 아니라서 아무도 가로막지 못해.그렇지만 물은 언제나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야 말지.물을 끝까지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그리고 물은 참을성이 많아.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닳아 없어지게 하지.그걸 잊지 마라.내 딸아 너도 절반은 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장애물을 뚫고 갈 수 없다면 에둘러 가는 거야.물이 그리하듯이"/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