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문지 카페에 들렀을 때 비로소, '소설보다...' 시리즈의 매력을 조금 알았다. 실린 작가의 글마다 호불호는 생길수 있겠으나, 책 무게의 가벼움, 착한 가격, 누군가 들려줄 법한 이야기 하나..를 듣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을 했다. 표지도 매력적이다. '무덤을 보살피다'를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고, 마지막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당연히(?) 화수의 이름은 남자일거라 단정해버렸다. 정체를 알고 나서, 요일 이름을 가져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또 한 번 피식.. 알 수 없는 긴장감에 뭐지..하는 순간..이야기는 독자에게 질문 하나를 툭 던져 놓는다. '살인' 이라는 개념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가에 대해.누군가를 직접적으로 죽여야만 살인은 아닌거다. 책 말미에 인터뷰가 실린 것도 재미난 점이라 생각했다. 탄핵의 시간을 지나면서 쓰게 된 책이란 사실...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아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화수는 수동에게 자신이 이미 사람을 죽여본 적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 일로 어떤 죄책감도 갖지 않은 채 살아왔다는 것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화수는 9년전에 한 사람이 죽는 데 일조했음을 거의 잊은 채 살아왔고,아주 가끔씩만, 누군가 너 사람을 죽일 수나 있어? 하고 물을 때에나 그 일을 떠올렸다/3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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