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설집>에 실린 윤성희작가님의 '자장가'를 인상 깊게 읽었다. 또 다른 단편집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단편집이라고 해도 순서대로 읽으면 좋을텐데, '여름엔 참외'를 먼저 읽어 보고 싶었다. 4월부터 달달한 참외를 먹고 있던 터라, '여름엔 참외' 라는 단어가 낯설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고..
"정원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골목에서 번호가 0621인 차를 보았다.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판 사진을 찍었다. 태어난 날이 아닌 날을 생일로 하면 미역국을 먹을 수 있을까(...)"/214쪽
차번호에서 생일을 발견하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또 있을 줄이야..순간 너무 신기하고, 놀랍고, 반가워서 혼자 웃음이 났다. 차량번호에서 지인들의 생일을 발견하는 것이 내게는 즐거움 중 하나라서...그런데 이 소설은 피식..웃음이 날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닐수도 있다. 이미 제목에서 암시(?)하는 바가 있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마냥 우울하지 않아서 좋았다.(슬픔 속에 단단한 무언가가 느껴진 모양이다) 어쩌면 '음식'이 그런 역활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애정하는 동태탕과,김치전이 나와서 그랬을수도 있겠지만, 무튼 시종일관 등장하는 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간극장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EBS에서 나올법한 에피소드처럼 읽혀져서 좋았다.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단어에 '참외'를 넣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아름다운 단어를 열심히 찾아보고 싶은 마음도 갖게 했다. 우선 참외의 굴곡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열한줄의 비밀..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