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읽고 나서야 '기억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몹시도 탐이 났다. 그러나 이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와 <시대의 소음> 그리고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개정판으로 구입한다는 건 욕심이라고 스스로에게 암시를 주었다. 시리즈컬렉션을 포기하고,<연애의 기억>만 구입하는 걸로. 결정!! 그런데 결과적으로 새로이 하지 않은 건 잘한(?)선택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읽은 줄리언 반스 소설 가운데 가장 흥미가 가지 않는 이야기였다. 물론 던지는 메세지가 있었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기억'의 여정이 편하지 않았다. 강렬했던 '시대의 소음' 과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에 반했던 감정과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


"그는 가끔 자신에게 인생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데 어느 게 더 진실일까?그는 결국 이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299쪽


말랑말랑한 '연애'이야기는 아닐거라 생각했다. 나이차가 나는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서 몰입하기 힘들었던 건 아니다. 나이 많은 여자와 그보다 어린 남자의 사랑이라서? 어쩌면 우리 모두 생각하는 불륜에 가까운 사랑이라서.. 이야기 속에서 '불륜'이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개운하지 않은 무언가가 계속 나를 따라왔다.어쩌면 이것도 작가의 성공(?)일 지모르겠다. 청년기 남자의 말투...가 느껴지는 순간순간이 힘들었다.독자입장에서 그 말투가 불편했고, 결국 몰입할 수 없게 만든 이유였다.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던 건..사랑이야기처럼 읽히는 동시에 기억과 삶과, 행복에 대한 주제가 따라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랑이 우리 인생에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가에 대해서...사랑이라고 믿게 되는 착각,가짜 즐거움, 사랑속에 스며든 중독..그래서 사랑은 진실인 동시에 거짓이라고 생각하게 되며,사랑은 무어라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다는 결론에 이른다. 오로지 '이야기'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묻는다. 당신은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행복한지? 질문 속에는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는 아무도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376쪽







미시마유키오 '봄눈' 출간 소식을 알았을 때부터 '풍요의 바다' 시리즈 가 나오면 한꺼번에 구입하겠노라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트로 구입하고 싶은 유혹이 나를 찾아왔다.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을 읽으면서, 세트로 구입하고 싶은 마음은 일단 접어 두기로 했다. 그냥 차례 대로 읽어 볼 생각이다.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 을 읽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결과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구나,하고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