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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하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1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25년 1월
평점 :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만 담겨 있는 줄 알았다. '사랑에 대하여' 라는 단편이 있다는 사실을 깜박 잊은 탓이다. 읽지 않았으니, 잊었다는 말은 틀린 말일수도 있겠다.마침,선물 찬스가 찾아온 덕분에 냉큼 체홉을 받고 싶다고 했다. 총 19편이 수록되어 있는데,확실하게 읽었다고 기억하는 건 겨우 5편이다.
어떤 단편부터 읽을까 고민하다가 '물음표와 느낌표로 이어지는 인생'을 골랐다. 예전에 재미나게 보았던 드라마(질투의 화신)에 제목과 닮은 대사가 나왔던 기억... 인생에 물음표는 던지지 말라고,느낌표만 던지라고..뭔가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체홉의 제목일줄이야..(물론 작가님께서 체홉의 작품을 읽었는지.안 읽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심플하게 우리 인생을 정리해 주다니 생각하며 읽었다.덕분(?)에 자연스럽게 체홉의 19편 가운데 '인생'이란 제목이 들어가 있거나, 인생에 대한 향기가 나는 제목들을 골라 읽었다. '살아 있는 연대기' 를 읽으면서, 우리는 늘 현재보다 과거에 연연해 하는 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느낌표보다 물음표를 던지며 살아간 이의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인생은 아름다워!' 는 제목에 아예 느낌표가 있다.인생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인생이 아름다울수 있는 이유가 열거(?)되어 있다. 물음표를 달지 말고 느낌표를 달면 된다..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기 전에,더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이들을 떠올려보시라! 건강한(?)방법으로 들려주는 지혜같지는 않지만, 여기 '복권'으로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느낌표의 삶이 좋은 이유를 알게 된다.아직 당첨도 되지 않은 복권이지만, 당첨된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한다.남편의 물음에,행복은 기다리지 않는다.아내도 마찬가지다. 복권이 당첨되면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해야 할텐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상자 속 인간'은 벨리코프 만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서로 다른 단편을 읽었지만, 옴니버스처럼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
"희망과 증오 이 둘이 단번에 사라졌다.그 즉시 이반 드미트리치와 아내는 자기들의 방이 어둡고 비좁고 내려앉은 듯 느껴졌다.그들이 먹은 저녁도 배를 그득하게 채워 주기는 커녕 단지 위를 압박할 뿐이었고,저녁이 유난히 길고 따분하게 여겨졌다."/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