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읽을 때는 다분히 철학적으로만 다가왔던 문장이었을 텐데..탄핵의 시간을 겪고 있는 지금.. '엇갈림' '자멸''사라짐'에 대해 묘한 기분이 든다.~ 생에 굉장한 엇갈림이 일어난다면..막을 내린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기꺼이 허락(?)된 오독에 잠깐의 위로를 받았다.)


한 사람의 일생에는 백가지 세계가 존재한다.어떤 때는 흙의 세계로 돌아가고, 어떤 때는 바람의 세계로 움직인다. 또 어떤 때는 피의 세계에서 비린내 나는 피를 뒤집어쓴다. 한 사람의 세계를 방촌에 모아놓은 경단과 선과 악을 섞어 놓은 경단을 층층이 일렬로 늘어놓아 천 명에게 천 개의 실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121~122쪽

내 세계와 내 세계가 엇갈렸을 때 할복을 하는 일이 있다. 자멸하는 일이 있다. 내 세계와 다른 세계가 엇갈렸을 때 둘 다 무너지는 일이있다.부서져 날아가는 일이 있다. 혹은 길게 열기를 끌며 무한한 것 속으로 사라지는 일이 있다.생애에 한 번 굉장한 엇갈림이 일어난다면 나는 막을 내리는 무대에 서는 일 없이 스스로가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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