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영화 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제목에 ~페인이 들어가 있는데 마냥 가볍기만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묵직해서 놀랐고,그 묵직함을 또 묵직하게만 풀어내지 않은 것 같아서 좋았다. 함께 그룹으로 여행할 때 벤지 같은 사람이 함께 한다면 결코 쉽지 않을텐데..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고 보고 있으려니..벤지가 왜 그럴까 라는 생각보다 '고통'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따라온 기분이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고통이 있다. 그런데..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다른 이의 고통을 잘 들여다 보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나만 힘든 것 같고...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자살까지 감행했던 벤지는 아이러니하게 폴란드 역사 여행을 통해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게 된 이들과 마주한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상상했다. 그는 분명 죽음에 대해, 고통에 대해 생각의 깊이가 달라져 있을 거라고. 현재의 고통을 과거의 고통을 통해 생각해 보는 여정이 좋았다. 무엇보다 폴란드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고, 쇼팽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불쑥 폴란드 역사를 찾아 읽고 싶어졌고,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편의 쇼팽을 다시 꺼내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더 읽어 볼 책이 없을까 폴란드를 검색했더니 내 눈에 들어온 또 한 권의 신간이 유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