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30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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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장난(?)스러운 제목이라 생각했다. 너무 평범한 제목 같기도 하고.. 실제 '초급한국어'를  검색하면 문제집들이 우선순위로 검색된다. 이어 읽게 될 '중급 한국어'를 나도 모르게 중급 중국어..로 검색하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무튼 언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인가 싶어 호기심이 갖고, 읽기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소설이란 생각이 들지 않아서 더 재미나게 읽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이것도 어쩌면 편견일지 모른다는 남자의 고백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서사가 되기 위해서는 '극적이고' '놀라우며' '그럴듯한'요소들이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까? 이를테면 플롯이나 개연성 복선과 반전 같은? 그건 혹시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닐까? 삶은 평범하고 소설은 특별하다는 고정 관념만큼이나 해로운 것은 아닐까? 현실과 소설 사이에는 대체 어떤 벽이 세워져 있기에?"/175~176쪽


소설이란 생각보다 에세이를 읽고 있다는 착각에 종종 빠져들었다. 작가가 가진 능력이라 생각했다.캐주얼한 문체지만 작가 냄새를 풍기지 않는 듯한  언어의 한계를 누구보다 절감하며 살아가는 1인이라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비수가 되어 꽂혔다."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65쪽 분명 소설을 읽고 있는데, 소설을 읽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고전문학을 계속 읽고 있는 이유는, 소설이란 생각보다,내 자신에게 끝없이 무언가를 질문하게 만드는 그 힘이 좋아서인데,<초급 한국어>를 읽으면서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우리나라 소설도 열심히 찾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주인공 남자의 말처럼, 이 소설은 내게 하나의 '변곡점'이 되어준 셈이다.21세기 소설의 역활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그리고 나는 그런 세련됨이 어색하고 불편해서 외면했더랬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나를 더 궁지로 몰아넣는 기분이 들었지만,언어를 소설이란 세상으로 가져와 생각해 보면,소설이란 세계를 조금더 확장해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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