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퍼의 그림중 제일 먼저 좋아한 건 '빈방의 빛' 이었다. 이후 전시에서 푸른 저녁'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는데..막연히 제목과 전혀 다른 결의 느낌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최근 보게 된 영화(클로즈 유어 아이즈)에서 스치듯 지나친 호퍼의 '푸른 저녁'이 반가웠던 건..마치 인물의 마음을 은유하는 기분은 아닐까..그런 생각도 해 보게 되고.. 그러다 호퍼에 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그림도 많이 보았고, 화가에 대해 초큼은..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아내에 대한 화가의 조금은 괴팍함 등등..) 그런데 그림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감상하는 순간 미처 몰랐던 것들이 보여 반가웠다. 우선 '푸른 저녁' 속 그림을 그릴 당시 화가의 마음이 파리에서 사귀던 애인과 헤어지고 한참 후에 그린 그림이란 사실..그러나 여전히 여자는 그녀의 모습...그런데 삐에로 분장을 한 모습이... 전혀 다른 그림 속에서 비슷하게 닮아 있는 듯한 장면이 보여 신기했다.

커다린 스크린으로 보여지는 순간 오피스걸의 모습이 삐에로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느낌적으로 그렇게 전해진 것일 뿐.. 연관성은 없을텐데..재미난 지점이었다.

화가에 대한 성격은 이해하기 버겁지만..그림 만큼은 좋아서 책으로도 만났고, 전시로도 만났었는데..스크린을 통해 그림을 감상하고, 설명을 들게되면서 미처 몰랐던 사실도 알게되었다.(조세핀 이전의 여성이 그림에 등장했던 상황들..그리고 화가에 대한 여러성격들..) 무엇보다 특별하게 생각하고 싶었던 그림이 실은 그닥 특별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사실, 반대로 그림속에 호퍼 자신의 모습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드러나 있었다는 사실... 건물을 통해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까지.. 기대이상으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