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블루 컬렉션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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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주여행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책을 선물 받았다. 제주에 있는 책방들이 재미난 아이디어로 변신한 (커버만^^) 책. 정신없이 받아 놓고는 잊고 있다가,불쑥 꺼내 보게 되었고,이미 있는 책인줄 착각도 하고...펼치자 마자 단숨에 빨려 들어가는 재미를 경험했다. 커버를 벗기면 속살이 드러나고 남자가 왜 그렇게 열심히 밑줄을 긋고 있었는지..알알게 된다.


 "당신을 위해 더 좋은 것이 있습니다"




라는 도발적인 문장을 빌려온 책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건방지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솔깃하게 될 것 같다. 자칭타칭 책덕후라 생각하는 1인이라..흥미롭게 읽었다. 도서관 책을 빌려 읽으면서 밑줄 긋는..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그 말도 안되는 '밑줄' 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자극이 될 수 ..도 있다는 상상..이 흥미로웠다.(그래도 도서관 책을 빌려 읽으면서 밑줄..긋는 건 아니라고 본다^^) 예전 일본 만화 '귀를 기울이면'에서 나보다 먼저 책을 읽은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해한 장면도 떠오르고..그런데 <밑줄긋는남자>는 그 이상의 상상을 요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뭔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을 골라 밑줄을 쳤다고 생각하는 그녀..정작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남자라 단정한다. 사랑이 하고 싶고, 외로운 그녀에게 상상이 어느덧 현실처럼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그는 존재하고 있었고,그렇게 나는 나날이 이상과 상상의 힘으로 그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그는 내 곁에 없었지만 그렇게 내 삶에 깊이 파고들어 와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무래도 좋았다"/103쪽  잘 알지도 못하면서,어떻게 밑줄이 나에게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현실의 독자는 그녀가 위험하다 걱정하면서,소설의 재미는 매력적이라 생각하게 된다.그래서 결국..그녀는 어떻게 될까..정말 밑줄긋는 남자를 만나게 될까..라는 영화같은 상상을 함께 하고 있을 줄이야...책이 구원이 되는 순간이 있다고 믿지만..그럼에도 사람으로부터 받는 위로와는 비교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 할 것만 같은...) 소설에서 주고자 했던 메세지도 그렇지 않았을까? 밑줄긋는 남자에 홀릭했던 건..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누군가를 만난 것에 대한 반가움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사랑이 하고 싶었고, 외로웠기 때문이다. 현실의 행복을 알게 된 그녀는 더 이상 밑줄 긋는 남자가 궁금하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신비를 다 밝힐 생각은 하지 말아요"/189쪽 도서관이란 공간과 책들이 주연같은 조연으로 등장한 덕분에 재미나게 읽었다. 밑줄긋는 남자..를 찾아보고 싶다는 황당한 설정 조차..재미난 상상으로 읽혀졌으니 말이다. 그래도 도서관 밑줄..은 용납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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