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소굴' 출판사를 알게 되고 나서 야곰야곰 한 권씩 읽고 있다. 마음(?)가는 대로.. 그런데 정말 마음이 가는 대로인지..는 잘 모르겠다. '인생이라는 블랙코미디' 라는 문구에 시선 고정. 그레이엄 그린의 책을 골랐다. "채식주의는 그저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오.브라운 씨 여러 지점에서 우리의 삶과 닮아 있소.우리 몸에서 산성을 없애면 격한 감정도 없앨 수 있을 거요"/28쪽 밑줄을 긋고 나서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나도 모르게 책장으로 시선이 가졌는데..




아..이미 단편집을 구입했었구나..그런데 읽지는 않았다. 한 편씩 기회가 될때마다 읽어야지..하는 계획읽기..만 하고...있었나 보다. 그런데 이 책을 무슨 동기로 구입했을까.. 역시나  현대문학 단편집 시리즈를 애정하는 것이 이유가 되었을 거라 짐작만..하는 정도.. 그런데 아니었다 결정적(?) 증거를 찾았다 <제3의 사나이>를 읽고 나서였다. 그런데 조금은 힘들게 읽었던 모양이다. <코미디언스>를 막 시작했는데..잘 읽혀진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아마도 2006년 개정판 이전 책인듯 하다.개정판으로 읽지 않았으니 그안에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 혼자 오독의 기쁨을 누렸을뿐이다.^^ 작품의 인물을 누구의 시점에 방점을 두고 싶었을까에 대한 해석도 가능하겠고...혹은 소설의 인물들의 성격에 대한 해석을 어리석음과 대척점을 두고 해석해 볼 수도..있지 않을까...편집자 의도(?)와 상관없이 소설을 처음 읽으며 느낀 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난감했던 상황에서 서로 다른 두 표지 덕분에 정리 받은 기분이 들어 오히려 개운한 기분마저 들었다.^^ 조금은 오락성이 가미된 추리소설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가 드는 생각은 예전에 읽다..포기한 적은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이미 만났던 상황들이 들어 혼란스러웠다. 왜냐하면 이 소설은 추리물인데..순간순간 시간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게 만든다.a 가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b 가 말하고 있고..그런데 사건은 또 뭔가 명확하게 잡히는 것 같지도 않는 기분...변죽만 올리고 있는 것 같은...추리물에 전형적인 스피드함과 두뇌 회전을 마구마구 하지 않고 있음에 순간 갑갑증이 있엇던 모양이다. 이 엄청난(?) 소설을 읽으면서 말이다.그래서 결말이 궁금했다. 이번에도 포기하면 언제 다시 읽게 될지 기약할 수 없어서... 라임의 초대를 받고 빈에 오게된 마틴스라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라임의 장례식이었다. 이렇게 황당할 수가...그런데 라임의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뭔가 숨기려는 걸 눈치챈  마틴스..는 스스로 범인을 찾고 싶어한다. 그 마음에는 라임이란 사내에 대한 믿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을 가장한 사고인지,그냥 사고인지..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수록 뭔가 개운치 않은 상황이 마틴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3의 사나이'는 너무 거대한(?) 트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타인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잘 속고 있는지에 대한 경고는 아니였을까 "우리는 타인이 우리를 신통치 않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욱 신통치 않은 존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14쪽 " 사람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있는 법이예요.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말이에요.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예요.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지녀야 해요"/122~123쪽  다시 표지로 돌아와 생각해 보면, 로트렉의 표지 속 남자를 마틴스로 이해해도 될까...진실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믿었던 진실이 거짓으로 드러난다 하더라도,끝끝내 진실을 알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 읽는 동안에는 마틴스의 심리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지만..자신이 믿었던 무언가가 거짓을 넘어 악마를 보게 되었다면...그는 진실을 찾으려 했던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게 될까... 범인이 누구인가에 너무 집착한 탓에 처음에는 지루함이 있었지만 읽어갈수록 선의 가면을 쓴 악의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그래서 '제3의 사나이'와 함께 실린 '정원 아래에서'는 다음에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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