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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ㅣ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평점 :
<<여행의 이유>>를 읽은 덕분에 '그림자를 판 사나이' 를 알게 되었다.줄거리를 읽고 나면 왠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그림자를 판 사나이 부분은 건너 띄었다. 대신 함께 소개해 준 <사람.장소.환대>를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여행의 이유'는 이미 반납 했으니,'그림자를 판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하지만 그래서....소개한 이유를 궁금해 하며 읽는 즐거움이 생겼다.(오독의 기쁨) '여행' 과 '운명' 이란 단어 앞에 밑줄을 긋고..혹시..어쩌면...!!
"나는 한 곳을 내 미래의 거처로 선택했는데 그곳은 널찍하고 편안했으며 자칼들이 들어올 수 없는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나는 여행을 계속했다"/119쪽
"나는 에콰도르에서 폴란드까지 가기도 했고 세계의 한 구석에서 다른 구석까지 다니기도 했다.(...)그런데 한 가지 모험 때문에 나는 인간들 가운데로 되돌아가게 됐다"/123쪽

너무 유명한 파우스트 이야기때문에...'그림자를 판 사나이' 가 어떤 느낌일지 약간의 편견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또 조금은 맞는 부분도 있다고 우겨보고 싶었다. 그림자를 판 댓가로 행운(행복..부)를 갖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후 남자가 어떤 고통을 받게 될지도... 그렇게 조금은 뻔하게 흘러가는 구조 속에서도 극복하는 도구가 '여행'이 되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만약 '여행의 이유'를 읽지 않고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읽었다면...파우스트의 오마주 정도로 편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도 있었을 텐데.. '여행'이란 단어가..남자가 새로이 변신하는 계기(?)의 결정적 역활을 한 것은 아니였을까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 장소, 환대>에서 비슷한 생각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아니 그렇게 우겨보고 싶었다.^^) "슐레밀이 그림자가 없는 인간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비장소화를 통해서이다.칠십 리 장화 덕분에 그는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한달음에 갈 수 있고 세계의 구석구석을 자기 집처럼 친숙하게 돌아볼 수 있다.그의 시야는 지구 전체로 확장되며 인식의 지평 역시 그러하다.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은 이제 그에게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21쪽 <사람,장소, 환대>중 무튼 '여행의 이유' 를 읽게된 영향(?)으로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읽게 된 건 분명하다. 유악마의 유혹은 이제 특별하지..않아서가 아니라...고행의 의미가 담긴 '여행'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있구나.그 과정이 조금은 간결하고..지나치게 환상적이었지만...그래서 그가 여행에 모험한 경험이 현실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지만..조금 힘들었던 여행이 더 기억에 남는 걸 떠올려 보면.. 이 남자에게도 여행은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