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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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나태주시인 따님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딸과 스위스 여행을 꿈꿨던 아버지는 이제 여행하기에는 체력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그러나 따님은 아버지와 함께 하는 매 순간이 '여행'이라고 말했다. 순간 울컥 했다. 선물에 의미를 두려고 하는 이들에게, 매 순간이 선물이라 말할때는 조금 오그라드는 말이라고 생각할때도 있었는데...여행의 의미를 조금 이해할 만큼 나도 나이가 들은 걸까.. 여행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그리고 지금 '여행의 이유'를 읽고 있다. 기막힌 타이밍이구나 싶다.^^




앞서 읽었던 지인들로부터 일반적인 여행서와는 다른 책일거란 이야기는 들어왔다. 나름 나만의 여행 기준을 세워둔 편이라 흥미로울 거라 생각하면서도 작가님은 어떤 '이유'를 정해 놓았을까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방법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들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그리고 '경험'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행의 이유>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 우선 이 책을 읽은 덕분에 교도소 수감자들이 요리책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작가의 세계를 날것 그대로 마주한 기분이 드는 순간도 좋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멀리까지 여행하지 않으려는 이유와 최애 장소가 '책'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란 사실을 알았다. 작가가 언급한 책들에 유난히 집중하고,소개된 책들을 메모했다. 마치 여행을 하면서 다음 여행지를 정해 놓는 것처럼, 맛집 리스트를 담아 놓는 사람들처럼..."인간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과 대면한다"/240쪽 책을 읽으면서 했던 생각과 비슷한 시선을 공유한다는 건 경험해 본 이들만이 느낄수 있는 희열이지 않을까..."소설을 읽을 때는 다르다.책장을 넘길수록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몰입하게 된다.소설은 우리를 다른 세계로 끌어들인다.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소설에서는 그냥 일어나는 사건이 거의 없다.(...)인간 세계가 좀더 높은 해상도로 다가온다"/248쪽  인생을 여행에 비유할 때는 조금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 이해했다면, 여행과 책의 비교는 훨씬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멀리 가는 여행과 사람 많은 곳을 지향하는 편이다 보니..함께 가자는 지인들의 요구가 때로는 부담스러웠는데..이유를 생각해 보니, 책으로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다른 이들보다 덜해서는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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