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아가씨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빛소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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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츠바이크 소설을 애정한다고 생각했는데, <우체국 아가씨> 라는 책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사랑의 갈증> 덕분에 빛소굴이란 출판사이름을 알게 되었고,다른 책들도 챙겨 보고 싶어졌다. 츠바이크 소설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는 제목이라 외면 했을텐데.. 읽기 시작하자마자  멈출 수 가 없었다. 결코 가볍게 읽을수 없는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소설 속 주제는 무겁지만..주제를 풀어가는 구성에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전율하고 탄식하고....그러다 보니 소설은 끝나버렸다. 


어느날 갑자기 이모에게서 날아온 초대장으로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인가 싶으면서도 의심의 시선은 두고 있었다. 그렇게 호락호락 인생이 역전되는 경우는 없으니까...그래도 크리스티네를 위해 지도를 그려주는 남자(호프레너) 모습에 살짝 낭만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움츠려 살던 크리스티네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는 순간..이렇게 살아갈 수도 있는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 알아가는 과정이 참 녹록지가 않더라는... 행복에 도취 되는 순간,그녀의 열등감과 두려움은 수면 아래로 숨겨 놓고..행복을 마냥 쫓아간다.그녀가 오만해지려고 하는 걸까..라고 생각한 순간..그녀에게 찾아온 어둠의 그림자.(음모와 소문) 그녀는 누구에게 해를 끼친 것 없이 이모가 준(?)행복을 누렸을 뿐인데 이모의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닌 부자가 가난한 이에게 선심쓰듯 준 물건에 가까운 행복이었다. (행복을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할 수 있다니...) 신데렐라에서 현실로 돌아온 순간, 그녀의 인생은, 신데렐라를 경험하기 이전의 삶 보다 더 가혹한 세계로 변해 있었다. 비로소..자신이 행복을 누릴수 없었던 이유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무력감에 빠져 허덕이고 있을 뿐.... 그리고 운명(?)처럼 한 남자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자신과 너무도 닮은 듯한...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남자. 아니 나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아온 남자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죽을 결심을 할 때는 숨이 턱 막혔고, 무언가 거사를 꾸미려 한 순간에도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어쩔수 없이 나도 '도덕적' 잣대를 먼저 두고 생각해버린거다. ..츠바이크 선생이 얄미워지는 순간이다. 아주 부조리한 질문을 던진 것 같아서.. 나라를 위해 싸웠음에도 아무것도 보상 받지 못한 내가..스스로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게 왜 나쁘냐고 항변하는 이에게 그래도 그건 옳지 않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웃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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