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인의 키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녹색광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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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들을 완주하는 날이 오긴 할까?^^ 

틈틈이 읽고 있긴 한데..녹록지가 않다. 지금까지 읽은 단편을 세어보았더니,16편 <낯선 여인의 키스>에 소개된 작품 가운데 읽은 건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뿐이다. 해서 녹색광선에서 출간된 단편집을 구입해야 하나 고민 하다,우선 도서관 찬스를 이용하기로 했다.중복되는 것이 거의 없어 구입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은 잠시 보류.  무튼 표지작 부터 읽어 보기로 했다. 얼마전 휘트먼의 시에서 닮은( '지나가는 낯선 이여)'제목의 시를 읽은 탓이다. 체호프의 소설과는 완전 결이 다른....시선이었지만. 그런데 또 조금 비슷한 마음이 엿보이는 부분이 있었다고 우겨보고 싶기도 하다.


우리 서로 지나칠 때 그대는 눈과 얼굴과 몸으로 내게/ 즐거움을 주고 그 보답으로 그대는 내 수염과 가슴과 손을/보는 즐거움을 얻는다//나는 그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 것이다 홀로 앉아/있을 때나 외로운 밤 잠을 깼을 때 그대를 생각할 것이다/다시 만나게 될 것을 의심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어떤 일이 있어도 그대를 잃지 않도록 할 것이다//'지나가는 낯선 이여'부분 <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키스가 부린 마법 효과(?)가 강렬했다. 조금 웃프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소심한 랴보비치는 군인정신이 아주 강건한 인물은 아니었나 보다. 소심해서,사람들 무리에 섞이기 보다는 주변을 머물며 관찰하는 것을 선호한다.자신에대한 컴플렉스가 그를 짓누르고 있는 탓이다. 그런데 느닷없는 반전이 그에게 찾아왔다. 낯선 여인이..랴보비치를 자신의 애인으로 착각하고 키스..를 하게 된거다. (그런데 그녀가 착각을 한 것인지..랴보비치를 놀리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무튼 이후 그는 정체 모를 여인의 키스 덕분에..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된다.비록 그녀를 찾을 수 없게 된 건 아쉽지만..자신의 마음대로 이미지를 만들고..행복한 모습을 상상하게 되더니...이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을 거란 철학적(?) 사고까지 하게 된다...키스가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다고 해야 할까... "지금 내가 꿈꾸는 것들 이땅에서 일어날 수 없는 모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본질적으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이 모든 것은 지극히 평범하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야.이를테면(...)살마노프는 무례한 데다 전형적인 타타르인지만 연애해서 결혼을 했어.....나 역시 그들과 같은 사람이며 언젠가는 모두가 겪는 일을 겪게 될 거야.."/189쪽 진짜 사랑의 키스를 한 것도 아닌데도,이렇게 자신감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웃프긴 했지만..뭔가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자극제가 되었다면 그걸로..도 좋지 않니한가..생각했다. 여전히 자신의 운명에 맞서기에는 벅차보이지만...여인의 키스가 그에게 기분 좋은 마법을 부렸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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