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시대의 사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8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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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 읽기다. 그리고 이번이 가장 재미나게 읽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분명 처음에도 재미나게 읽었을 것 같긴 하다.(그렇지 않았다면 다시 읽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그때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마르케스의 소설이 술술 읽혀지는 것에 대한 흥분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오롯이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았고, 오로지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사랑에 대한 질문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집착으로 보일수도,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읽으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우선 아리사의 성격들이 보여 놀랐고, 페르미나 다사가 그를 사랑하게 된 이유, 헤어진 이유들이 비교적(?) 분명하게 언급되고 있었다는 사실. 그보다 그녀가 좀 더 깊은 안목을 가졌던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왜냐하면 그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그런데 사랑에 대한 기준과 정의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둘은 헤어질 수 밖에 없었고..시간이 흘러 사랑에 대한 이해가 젊은 시절과 달라져 있었기 때문에 둘은 다시 연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용감무쌍한 사랑을 보면서 한계가 없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일지도 모른다는 때늦은 의구심에 압도되었다"/331쪽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라니... 제목에 함몰되어 조금은 의도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었다(처음 읽을때는 그랬다) 그런데 놀랍(?)게도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우리는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되었고,그것이 어느 면에서는 바람직한 어떤 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도 지켜보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들..물론 부작용과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그와 그녀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게. 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에  '콜레라' 가 있었을 줄이야..누군가에게는 고통이었고 아픔이었을 질병이...누군가에게는 사랑에 용기를 낼 수 있는 무언가가 되었다.집착에 가까웠던 남자의 사랑은...소심함과 두려움 때문이었을지 몰라도..그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집착에 가깝다고 볼 수 없었던 건 그가 끝임없이 다른이들과 사랑(?)을 나눴기 때문이다. 사랑..은 쉬이 정이 내릴수도 없지만..그렇다고 하나 콕 찍어 오로지 그것만이 사랑이라고 정의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 읽게 된 콜레라...는 예전 읽을 때와 달랐다.집착에 가까웠던 그의 성격과 박사의 갑작스런 죽음만을 기억하고 있던 나에게..앤딩의 장면도 분명하게 기억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를 겪지 않았다면 여전히 콜레라와 사랑이 닮아 있다는 현학적인 지점에서만 허우적 거렸을것 같다. 사랑보다 인생(삶)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을 하며 읽을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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