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집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정지용 지음 / 열린책들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강화도 가는 길, 한옥카페를 찾아 보다, 흥미로운 이름과 카페메뉴가 있어 호기심이 발동했다. 검색하지 않았다면 찾을 수 없는 곳에 있다. 적어도 드라이브로 강화도를 왔다면 이곳까지 찾아 들어오지 못할 곳.(그렇다고 강화도의 아주 깊숙한 산속에 숨어 있지는 않다^^) 선원사지 주변은 가끔 갔는데도 알지 못했다.






커피를 마셔야 할텐데..아이스모과를 마셨다.그리고 프란쓰의 비밀(?) 도 풀렸다. 물론 사장님께 여쭤 본 건 아니지만..카페 한 곳에 정지용 시인의 카페 프란스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는 걸로 유추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2021년 정지용향수길을 걸으면서 담벼락에 소개된 프란스..를 읽은 기억이..생각났다. 카페인줄 알았는데, 시였다는 사실...그런데 시간이 지나 정말 시의 제목을 카페로 연 곳을 만나게 된 거다. 해서 다시 카페 프란스를 찾아 읽게 되었다. 호들갑을 떨며 읽을 시는 아닐지 모른다. 나라 잃은 설움에 유학을 가서 써내려 간 시였으니까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내 뺨이 슬프구나/ '카페 프란스' 부분 프란쓰 풍경이 너무 좋아서였을까..카페 프란스가 시인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는 공간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지용 시인 하면 워낙 유명한 시가 있어서..다른 시들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아주 큰 착각이다.더 찾아 읽어야지 하면서도 전집으로 출간된 시집은 부담스럽고(핑계겠지만) 어려운 시들이 담겨 있어도 힘들 것 같고.. 이런 독자의 마음을 열린책들은 잘 헤아린 듯 하다. 가격은 착해도 너무 착하고..시들은 꽉꽉 눌러 담아 놓은 것처럼 가득하다. 골라 읽는 재미가 있고.. 마음에 우선으로 들어오는 시들이 줄을 섰다. 카페 프란스는 실제 카페가 있어 재미나게 읽었다면 '호수' 같은 시는 살짝 오그라드는 마음도 있지만 낭만적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좋았다. 얼굴 하나야/손바닥 돌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호수는 다시 바람과 만나(?)기도 한다.바람 속에 장미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바람에 별과 바다가 씻기고/푸른 멧부리와 나래가 솟다//바람은 음악의 호수/바람은 좋은 알림!//오롯한 사랑과 진리가 바람에 옥좌를 고이고/커다란 하나의 영원이 펴고 날다// '바람' 부디 바람에 담긴 진리가 세상에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으련만,하고 생각했다.시인의 눈으로 시를 읽지 못하는 독자는 시 너머의 것까지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시에서 공감했다. 그러나 어느날 시집을 챙겨 프란쓰에 가게 되면 차근차근 소리내어(마음으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프란쓰가 특별하게 다가온 것처럼...


ps...시집을 챙겨 프란쓰를 다시 찾아가겠다는 약속은 아즉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갈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이 핑계아닌 핑계...그런데 우연히 방송에서 잔나비의 음악을 듣다가..깜짝 놀라 다시 시집을 꺼내 들었다. '외딴섬 로맨틱'이란 노래의 제목이 정지용 시인의 노래에서 가져왔다는 사실에 놀라서..부랴부랴 외딴섬 로맨틱이란 시가 있었나 싶어서.. 그런데 '오월 소식'이란 시에 언급된 표현이었다... 

(....) 쾌활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위에 솟은/외딴섬 로맨틱을 찾아갈까나// 일본 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가르치러 간/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날마다 밤마다 섬 둘레가 근심스러운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오월 소식'부분   프란쓰를 갈 때는 시집을 챙겨 가야지 하는 소망은,이제 하나 더 바람을 추가시켰다. 바다를 바라보며 오르간 소리를 상상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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