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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4
줄리아 스트레이치 지음, 공보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평점 :
"대첨 부인이 말하는 아름다운 날씨의 기준이 여기서 말턴고원까지 보이냐인 거 눈치챘어요? 말턴 고원까지 보이냐 안 보이냐가 유일한 기준이잖아요.더 멀리 보일수록 더 좋은 날씨인 거죠(...)"/36쪽 휴머니스트 시리즈 주제는 보여지는 그대로의 상상을 허락(?)하지 않는 다는 걸 알면서도 속고 싶어진다..해서 이번에도 결혼에 정말 쾌적(?)한 날씨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어깃장을 놓으며 읽어 보려고 한 마음은 무너졌다. 기분좋게..그러나 이렇게 강렬한 느낌의 글이 좋다. 신기하게도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생동감이 느껴졌는데..아마도 현실에서 느낄수 있는 모습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신경질 적인 사람, 냉소적인 사람, 짜증 내는 사람, 속 마음을 정직하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그러면서 결혼식이라는 긴장되는 축제(?)의 현장..그런데 대첨 부인의 '날씨'에 대한 기준과 마주하면서 뭔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정작 주인공보다 대첨 부인과 주변인들이 더 요란스럽게 보이는 상황... 이 소설은 무얼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싶은 순간..조지프가 대첨부인에게 일갈 하는 순간.. '날씨' 가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핑계로 작용할 수 있는지 알아버렸다.(외면하고 싶었것만^^)
"(...)사실 부인은 아무도 아무것도 이해를 못 하시죠.그래놓고 '쟤가 참 이상하게 구네! 희한하네! 내가 무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해가 안 돼! 같은 맡을 하시죠.대체 한 시간에 몇 번이나 본인이 무디단 고백을 하실 겁니까?"/120쪽
조지프는 대첨부인이 이해못하는 상황을..애써 자기 스스로 가둬(?)버린 행복의 기준에 대해 무딘 사람이라..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하지만..정작 조지프 역시 다르지 않았다고 본다.그러니까 여기 모인 사람들..대부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들로부터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자기만의 무언가를 찾으려 애쓸 뿐...그러한 까닭에 자신도 행복할 수 없고, 타인에게도 뭔가 답답증을 유발한다. 가장 구체적으로 그 상화을 보여준 건 로버트와 톰형제의 모습이였고, 돌리역시 조지프 보다 오언을 선택한다. 젊음도 사랑도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 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건..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믿어도 상관없는 그런 것 으로 충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혼이야기도, 날씨 이야기도 아니어서..더 강렬했던 ...날씨로 녹여낸 인생(생활) 이야기!!^^
ps...아까 저녁 먹으러 가면서 흰색 새턴으로 된 결혼식용 구두/58쪽 (결혼 당일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읽고 있었는데..'저녁' 이란 표현이 해석에 맞는 표현이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