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기담집 - 기이하고 아름다운 열세 가지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김소운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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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 사람이 두런 두런(?)이야기를 나눈다. 하룻밤이라는 시간동안 나누는 이야기인가 했다. (정말 하루라는 시간동안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림 이여기를 하다가, 인생이야기도 하고..색깔이야기도 하고... 도저히 기괴하다는 생각을 할 틈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기분...해서 소개된 일본 화가 그림도 찾아 보며 하이쿠도 읽고..그런데...그럼에도 뭔가 등골이 서늘해 지는 기분은 어디선가 '기괴함'을 찾아야 할 것 같은 강박이..그만. 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었는데... 어쩌면...이란 생각을 결국 하게 되었다. 내가 만난 세 사람은 이승의 사람이 아닐수 도 있는 거 아닌가 하고.


"꿈 이야기는 결국 중간에서 끊기고 말았다. 세 사람은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반 시간 뒤 그들은 '수많은 아름다운 사람의.....'라는 구절도 잊은 듯했다. 쿠쿠-하는 새소리도, 꿀을 머금고 침을 쏘는 이웃집의 합주도 잊었다.그들은 마침내 아무 근심 걱정 없이 꿈의 세계로 들어갔다"/83쪽




분명 기괴함이 있을 거란..생각을 하며 읽다 보니..'꿈의 세계로' 들어갔다는 말도,  세 사람 모두 동시에 잠들었다는 표현이... 반전은 아니였을까.소세키 선생은 이런 독자의 마음(?)을 알겠다는 듯..그냥 동시에 졸려서 잘 수 도 있다고 ...했지만..왠지 이승에서의 이야기가 아닌것 같은 기분이 들고 말았다. 그냥 각자가 꾼 꿈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을 텐데..왠지 오독해서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오독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하고.해서 다음으로 읽게 된 것이 '소세키 요괴 구절 모음집' 이었는데...'하룻밤'에 영향(?)준 요괴 구절이 소개되었다."거미가 연잎 위에 내려앉아 향을 피우네"/334쪽 거미에 영혼이 있다고 믿어서였을까...그것으로 충분히 상상의 이야기가 펼쳐진 건 분명하다. "꽃 봉오리는 한 송이 피기 전에 오그라진 어린잎은 두개, 비가 내리던 어제 도롱이를 입고서 잘라온 이의 마음이 담긴 꽃을 도코노마에서 바라보았다.그 잎 위로 세 치 정도 떨어진 천장에서 거미 한 마리가 백금색실을 길게 뽑으며 내려왔다. 굉장히 우아했다"/77쪽  전혀 상반될 것 같은 주제를 하나의 이야기에 녹여낼 수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기괴하면서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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