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9
빌렘 엘스호트 지음, 금경숙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테러리스트>를 읽다가 '치즈'가 눈에 들어 온 순간 빌럼 엘스호스트의 <치즈>를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휴머니스트에서 기획한 세계문학시리즈가 점점 마음에 들고 있어서..당연히 읽을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왠지 지금 읽어야 할 것 만 같은 기분이 든거다. 표지를 장식한 여러 치즈 그림 가운데 얄스버그 치즈도 있지 아않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고. 그런데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라는 부제와 달리 <치즈>는 소중한(?) 교훈을 준 것은 맞는 것 같고 '맛있게'라는 의미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물론 치즈를 애정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대체적으로 치즈의 강렬함을 통해, 사람들의 허영과,무지와,멍청한 인간상을 마주했기 때문이다.결말은 해피앤딩(?)이 되었다고 봐야 겠지만...치즈의 황홀함보다..코를 틀어 막는 치즈향기를 통해 들여다 본 이야기였다.^^




"상점 안에서 고약한 냄새가 새어 나왔지만 거기 한참을 서있다보니 냄세는 덜해네.나는 그 악취에 굴복하기 싫어서 갈 시간이 되었다고 판단되면 그때 자리를 뜰 생각이었지.무릇 사업가라면 북극탐험가처럼 강인해야 하는 법이니까"/45쪽


치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덜컥 사업을 벌이려고 했던 남자의 이야기다.요즘말로 누군가 청사진을 그려주면 덜컥 그렇게 되는 줄 알고 투자하는 이들에게 큰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실패를 통해 뻔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결말이 아닌점도 매력적이었다. 아니 조금 인간적이었다고 해야 할까..조금은 동화같은 결말일수도 있고, 혹은 너무 작위적인..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했다. 다시 굴레 속으로 들어는 것이 최선이였을까 싶어서.(너무 진지하게 읽은 탓일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우선 아주 짧은 이야기라 책의 무게가 가벼웠다는 것.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치즈에 뭔가 있어보이는 이름을 붙이기면 하면 팔릴거라 생각한 자만심..어떻게 팔아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심지어 치즈 냄새 조차 싫어하는 남자가 치즈를 잘 팔 가능성이 있긴 한 걸까? 어쩧게 하면 치즈를 잘 팔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보다, 멋지게 포장하면 사람들이 사게 될 거란 허영과 오만함이 보였다. 자신의 무지를 눈감게 하고 누군가를 하염없이 탓하기도 한다. 이렇게 문제적 인간이 있을 수 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소설이 어떻게 막을 내릴까 궁금해진 순간,즈음 남자는 비로소 자신의 문제를..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던가를 직시하게 된다. "내 생각에는 내가 너무 물러서 일어난 일이네.판스혼베커씨가 내게 해보겠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그의 제의와 치즈를 뿌리쳤어야 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어.그리고 그 비겁함에 대한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셈이네. 결국 내게 닥친 치즈 시련은 당해도 싼 것이지"/131쪽 치즈 사업(?)으로 성공할 줄 알았으나..그렇게 되지 못한 남자의 이야기가 고백형식으로 씌여진 덕분에 더 잘 읽혀진것 같다. 실제 경험담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표지를 장식한 다양한 치즈 가운데 에담치즈는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더이상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치즈가 되었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