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느낌표. 좋은 책을 이렇게 소개해줘서 정말 고맙.. 아 잠시, 느낌표 때문에 책을 사 두긴 했지만 읽지 않은 채로 집에 두었다가 다시 찾게 된 계기는 『헌법의 풍경』이 4.3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 책을 추천했기 때문이었지. 처음에는 소설에 불과한 책이, 소소한 일상의 나열에서 그치는 이 책이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게 신기했고 이게 바로 작가의 힘이구나 생각했다. 그러다 그 서술이 지겨워 질때쯤 한 템포 쉬자며 위 『괭이부리말아이들』을 읽었고 다시 돌아온 후 펼친 이 책은 놀랍게도 그 시점 이후로 어른이 된 작가의 시점에서 또 이야기를 풀어나가더라고. 2권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어. 거기서부터 느껴지는 축적된 세월이 풍기는 필력이란! 중, 후반부는 자서전적 느낌이 강하게 풍겼는데 어린시절과는 달리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 시절이라 그랬던 듯하다. 현기영은 글을 정- 말 잘쓴다. 그의 책을 한 번 찾아봐야겠다. 일단 순이삼촌부터!

아 자서전적 느낌이 강했다- 에서 또 하나 적을 이야기가 있다. 그의 놀라운 솔직함에 탄복했다. 쓰기에 낯뜨거울 性적인 측면, 솔직하게 적은 가족사와 그의 심리서술.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면에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이렇게 글로 옮기고 출판까지 한 것은 다분히 문학적, 상업적 욕구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가 한 인간으로서 그를 비롯한 둘러싼 환경을 인정했으며 또한 나보다 훨씬 용기가 있기 때문이겠지. 그래 유독 나는, 어릴적부터 무언가에 솔직해 진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았다. 감정이든, 사실이든.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지금 얼마나 나를 수믹고 있는가. 과연 긍정적인가. 앞으로 얼마나 개방할 수 있을까. 내심 그의 솔직함이 부러웠다, 책을 읽는 내내.

58p바람까마귀

75p아이는 무조건 자라나야 한다. 무조건 자라나는 것이 아이의 의무이므로. 아이는 결코 과거에 붙들리지 않는다.

182p자라나는 아이는 슬픔에 오래 젖지 않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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