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도 같은 (똑같은) 취지로 

말씀하셨지 말입니다. "천재는 실수하지 않는다. 그의 오류는 그의 의지에서 오고, 발견의 관문이다."


천재가 하는 게 아니어도 

"실수/오류는 발견의 관문"인 무수한 사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실수와 오류를 어떻게 대해 왔? 

잡아 죽일듯이 대해오지 않았? 오직 맞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 




대학원 시절 이웃이었고 그걸 떠나서도 가깝게 지냈던 청년 (당시엔;;;;) 요즘 많이 생각한다. 

그는 부잣집 잘생긴... 쪽이었고 한나라당 (당시엔, 그 직전 직후도 포함) 지지자였다. 그의 누나가 만들어서 

보냈던 만두를 같이 먹었던 적이 있는데 만두가 뭐랄까, 부잣집 만두였다. 내가 알고 좋아했던 우리집 만두가 아니었다. 우리집 만두는 김치에 돼지고기, 두부 당면으로 소, 만두피 자주 터짐. 그의 누나가 만든 만두는 부추에 당면 돼지고기, 피와 소가 뭔가 딱임. ;;;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피. 과하지 않은 소. 


그 만두로 끓였던 떡만두국이 지금 바로 보이는 거 같다. . 

왜냐.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많이 놀렸었는데, 그러게 지금도 그는 그 당 지지자일 거냐. 

..................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게 더 많아서, 그래서 계속 기억하는 거 같고 어떻게든 돌려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니까. ;;;; 그러니까요. 


여튼 발견의 관문. 발견의 관문으로 갑시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lueyonder 2022-03-14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치에 돼지고기 들어간 만두를 먹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김치 안 들어간 만두는 사 먹는 만두 같고 왠지 정감이 안 갑니다. ㅎㅎ

몰리 2022-03-14 14:37   좋아요 1 | URL
그의 누나 만두는 모양도 다 똑같이 정갈하고 예뻤는데 (우리집 만두는, 누가 만두를 눈으로 먹냐; 형식 파괴 만두) 문화 충격의 순간이었던 거 같기도 해요. 맛있었지만 이질적 맛있음이기도 했어요. 왠지 정감이 안 가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사무실이라고 한다. 

이보다 좁고 천장이 낮고 pc가 하나 있을 뿐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거의 지금 나의 방 풍경. 책들과 출력물이 쌓이고 흩어지는데 컵 하나 이상 있고 비닐 봉지, 포스트잇. 

심지어 이 와중에 알아보이는 책이 있어서 웃게 된다. 평생 꾸준히 한 거, 책 사기. 


이명박이 좋아했을 (웃었을) 거 상상하면 

갑자기 추워지지 않나요. 갑자기 오한이. 부들부들. 

주먹이 꽉 쥐어지는 거 같고. 


12년과는 다르게 (이때는 진짜 좀 힘들었. 거의 매일 술 마심.... 12월부터 적어도 2월까지는 매일. 3월부터는 아마 주 4일?;;;;;) 지금은 견딜만하긴 한데 이명박 생각하면. 아니 이명박도 이명박이지만 윤 자신. 이들 부부. 얼마나 모두가 같잖아 보이겠. 이준석도. 

 


김치국 드링킹 달인으로서 

내가 쓴 회고록이 나오면 그간 연락 없이 지냈던 옛 지인들에게도 보내야지 .... 같은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진지하게. 

6월까지는 다른 글을 쓰지만 7월 1일이 되면 커튼을 걷었다가 다시 치고 파일을 열고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시원한 방에서 회고록을 쓰기 시작해야지. 아이스 커피가 계속 대령되겠지............. 


저 계획이 틀어진 느낌이기도 하다. 아 그 당이 집권 중이지? 생각하면. 

모두가 나쁜 곳에서는 최악을 아는 것이 좋지. 매일 매일 최악을 알면서 쓰면 되지. 

그렇게 잘 안될 거 같은. 



*원래 올린 사진은 복사, 붙이기가 안되네요. 출처가 레딧. 

https://www.reddit.com/r/pics/comments/8h4u14/this_is_the_new_york_review_of_books_office/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03-13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reading, thinking, writing 이런 건 할 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최악은 아니야. 

이 심정으로 구글 이미지에서 이미지 찾아보다가, 이거다! 싶은 건 없는 가운데 위의 것을 택해 보았. 

오늘 새벽, 12년 12월 그 날이 그대로 다시 온 느낌. 바깥에서 들려 오는 소리도 위협처럼 ㅎㅎㅎㅎㅎ 들리고 골목 풍경도 달라지고. 사람들도 다르게 보이고. 


12년 대선의 충격은 오래 갔고 

사실 박 정권 내내 고통이 지속. 박을 생각하고 박의 세계에 있는 이들 생각하기만 해도 술;;; 마셔야 했던 세월. 


이젠 유튜브도 잘 안 보게 될 거 같고 (썸네일.... 공포. 뉴스 관련 채널은 하나도 뜨지 않게 어떻게 조치를 해야) 

.......... 도피, 망명 모드로다. 에너지가 남으면 오직 저 reading, thinking, writing 으로다. 


우리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저것들을 합시드으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월1회 가능한 중고샵 2천원 쿠폰을 매달 쓰고 있는데

오늘 그 쿠폰 사용한 구매 내역이다. 



알라딘 상품으로 등록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역시 표지 이미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구글 이미지가 더 나을. Children's Illustrated Bible, 그리고 번연의 The Pilgrim's Progress, 그리고 비밀의 화원, 노튼판. 그리고 햄릿, 모던 라이브러리판. 



유튜브 Michael Sugrue 교수의 

"The Bible and Western Culture" 강의.  

어느 강의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어린 시절 성경 공부하러 다닌 학교는 퀴즈를 많이 했다. 

성경 전체에서 가장 짧은 문장은? 이것도 그 시절의 퀴즈다. 여러분 중에도 같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 있겠다. 성경에서 가장 짧은 문장은 "Jesus wept."다. 이건 아주 오묘한 두 단어다. What kind of God cries? (.....)" 



이어서, "우는 신"의 의미에 대해 한참 말하는데 

.............. 예전에 이런 얘기 들었다면 한 귀로 듣고 바로 다른 귀로 흘렸을 것인 내용이 

순간 심오하게 와 닿음. What kind of God cries? 니체의 기독교 공격이 거의 전부 옳지만, 그런가하면 What kind of God cries? 이 질문에 각자 어떻게 답을 하든, 이 질문을 하게 한다는 그것에 기독교가 세계를 정복한 비결 있는 거 아닌가. 



해서 어린이용 그림 성경 냉큼 구입. 천로역정도 냉큼 구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2-02-14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몰랐어요!!! ˝Jesus wept.˝ 가족들에게 퀴즈 내봐야겠어요.ㅋㅋㅋ
근데 중고샵에 외국어 책도 있나봐요?? 몰랐어요,,^^;;
몰리님 서재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몰리 2022-02-14 19:38   좋아요 1 | URL
정말 저 두 단어에 신약은 다 요약되는 거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어요.
중고샵에 외서가 따로 분류되어 있는데 여기 득템의 개미지옥. 미국에서는 쓸모없겠지만 구경만도 재미있어요. 이런 책이 나왔네, 나왔다니!
 




구독하는 철학 리스트서브에서 

웁살라 대학 철학과에서 "풀펀딩" 박사과정 모집한다는 이메일이 얼마 전 왔었다. 


오 가고 싶다. 

아니 진짜 농담이 아니라 여기 연락처 나온 교수에게 이메일 한 번 보내볼까. 

제가 나이가 매우 많습니다만 (늦기 전에, 죽기 전에) 철학과에서 철학 공부 해보고 싶습니다.  

... 어떻게든 비장하게, 거절하기 어렵게, 말해볼까. (그쪽에서 거절이야 물론 숨쉬듯 쉽겠지만 그래도 순간, 응? 하게 절절한 편지를 쓰자). 이 학교 분위기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혹시 "다양성" 추구한다면, 심지어 고령도 잇점 아니야? 단 한 사람의 늙은 학생. 필요하지 않습니까? 


.... 저런 미친 생각 연달아 하게 됐었다. 

 



웁살라는 Ingmar Bergman 영화들 보면서 생긴 (푸코를 읽으면서 조금 더 강화된) 로망이 있는 도시라서. 

이름도 멋진 도시. 웁살라. 이메일을 보내보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정말 놀랐겠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을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나이가 많습니다만 철학을 사랑하는데요, 이런저런 작업을 요만큼이지만 해보았고 이런저런 작업을 죽기 전에 해보려는 중입니.... 이라 말했다면, '그래그래, 우리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합시다. 서류를 보내주세요' 랬을 수도. 야 지금 대학원 박사 과정이 아니라 퇴직할 나이 아니냐. 물론 70대에 평생을 원하던 공부를 하러 박사 과정 가셨던 분들도 있지만 그런 분들 (그만, 그만 생각하자). 





고생하면서 읽었던 아도르노 요즘 다시 읽으면서, 그에 대해 어떤 글들 쓸 수 있나, 쓰고 싶은가... 같은 생각 하게 되는데, Ingmar Bergman 영화들 다시 보면 비슷하게, 그것들 처음 보던 때와는 그래도 조금 다르게, 내가 이 영화들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에 집중하면서 볼 수 있을 거 같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공쟝쟝 2022-02-09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웁살라 푸코 💕

몰리 2022-02-09 16:15   좋아요 1 | URL
우리는 모두 푸코 투어리스트가 되어야 합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웃음;;;;;;;;;)

공쟝쟝 2022-02-10 12:40   좋아요 1 | URL
아니요 저도 웃어요! 떠나요 웁살라로 몰리님!!

몰리 2022-02-11 07:40   좋아요 1 | URL
우리의 미래에
웁살라의 추억이 있게 합시다! (기원. 기원).

han22598 2022-02-11 0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칼라쉽이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누구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하는데 돈까지 준다면서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혹자는 그 돈받고 어떻게 생활이 되냐며.....혀를 차는 사람이 있다는 ㅎㅎ 그들에게는 하찮겠죠.
돈은 그래서 대략 중립적인 것 같아요. 결국 사람은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야 한다며..이렇게 자기 합리화 ㅎㅎㅎㅎㅎ

몰리 2022-02-11 07:39   좋아요 1 | URL
웁살라 철학과 박사과정 펀딩은 심지어 진짜 거의 직장 수준인 거 같기도 했어요. 스웨덴에서 유로 단위라 상상할 수 없긴 하지만 설명하는 걸 보고 있으니 뭔가 느낌이 ˝야 너 진짜로 공부만 할 수 있다니깐˝ 플렉스. 진짜로 지원해 봤어야 하나, 내년에 ㅜㅜㅜㅜㅜ 해볼까, 이러고 있. ;;;

라로 2022-02-14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신청해 보시지... 저는 너무 무모한가요??^^;;

몰리 2022-02-14 19:32   좋아요 0 | URL
아앜 그런데 사실 철학보다는 웁살라를 탐하던 것이었는데
만약 이메일 보내고 긍정적으로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면 그 마음을 들켰을 ㅎㅎㅎ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