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중 

캐서린 맨스필드 작품("Bliss")에 대해 쓴 대목이 있다. 

(위 이미지에서 오른쪽 책이 B자가 거의 잘렸지만, Bliss & Other Stories by Katherine Mansfield). 


"맨스필드. 그녀의 정신은 아주 얕은 땅이다. 1-2인치 깊이. 그 밑엔 불모의 바위가 있다. 

Bliss는 충분히 길고 그래서 그녀에게 더 깊이 갈 기회를 주는 작품이다. 대신 그녀는 피상적인 영리함으로 만족한다. 전체적 구상이 빈곤하고 저급하다. 이것은 흥미로운 정신 -- 얼마나 불완전하든 -- 의 비전이 아니다. 


I'm afraid, that her mind is a very thin soil, laid an inch or two deep upon very barren rock. For Bliss is long enough to give her a chance of going deeper. Instead she is content with superficial smartness; and the whole conception is poor, cheap, not the vision, however imperfect, of an interesting mind." 



지금 찾아보니 맨스필드는 1888년생이고 1923년에 34세로 요절했다. 

울프가 이 정도의 혹평을 일기가 아니라 발표된 서평 같은 데서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 정도면 가히, devastating. 그렇지 않나. 내가 맨스필드고 울프에게서 이런 평을 들었다면 

패배감, 실패감, 무용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면), 우울감 모두에서 영원히 회복하지 못했을 듯. 

맨스필드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 


'재미있는 사람'이라고는 말해도 '재미있는 정신'이라고는 말하지 않음만으로도 

우리가 잃고 (영원히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 있지 않느냐.... 고 과장하고 싶어진다. 

an interesting mind. 그게 앞에 있어도 그걸 그것으로 부르지 못함이, 그게 그것이 (더는) 되지 못하게 

하지 않나. 


불모의 정신. 

피상적인 영리함. 

빈곤하고 저급한 구상. : 이것들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당신은 누굴 기억합니까? 

(......................................) 나는 몇몇 안철수 지지자를 생각합니다. ; 안철수 자신에겐, 저마저도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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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디그라스 타이슨의 신간. 

<바쁜 사람들을 위한 천체물리학>.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에서 이 책 소개했다. 

가격을 보고 2만원이 넘지 않는다면 (140쪽이던가 얇고 포켓 크기지만 하드커버라고. 하드커버라서 

의외로 비쌀 수도. 잠시 후 확인해 봐야겠다) 바로 구입하고 싶어지게 소개했다. 


우리가 우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가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비유적으로 아니라 '리터럴리' 별가루(stardust)다. : 이런 얘기를 어렴풋이라도 누구나 들어봤을텐데 

그 방향으로 당신의 호기심이 있었다면 그 호기심이 충족되리라 자신한다고 타이슨 자신이 전함. 


제목을 <바보들을 위한 천체물리학 Astrophysics for Dummies>로 하지 않은 건 

그 제목이 이미 쓰였기 때문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는데, 그게 그렇지 않다면서 실제로 자기 책은 

"바보들을 위한" 책이 아니고, 길고 충실한 논의가 필요한 주제들은 제외한 다음 남는 주제들에 대하여

아무 "dumbing down" 없이 썼다고. 


"내 교육자적 영혼이 여기 스며 있다." 

my pedagogic soul is infused into this. 

이런 말을 하던데, "pedagogic soul" 이 구절 적어두고 싶었다. 

'어디서 가르치려 들어?' 혹은 '설명충' ㅋㅋㅋㅋㅋ : 하여튼 이런 말이 전하는 것과 전혀 다른 무엇으로서 

교육자적 영혼, 교육자적 태도. "교육자" 이 말도 한국어로는, 조롱의 어감 없이는 쓰기 어려운 말 아닌가. 

그 어감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바뀔 만한 세상으로 


문 ----------- 재인과 손잡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recious라는 2009년 영화로 

아카데미 노미노미트 되었었다는 가보리 시디베의 회고록. 

This is My Face: Try Not to Stare. 이 책도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가 소개. 


그녀 이름은 금시초문.  

유년기 내내 외모 때문에 차별 받았고 따돌림 당했다고 한다. 학교에 쿠키를 구워가면 

아무도 그녀가 구운 쿠키를 먹지 않았다. 그와 유사한 사례 다수. 


그래서 이제 '자신감' '당당함'을 어쨌든 아침에 외출할 때 바르고 

조금 지워지면 다시 바르는 립스틱처럼, 표현은 할 줄 아는 성인인 지금까지도 

그녀의 내면에 "anxiety"가 있다. 이 점에 대해 진행자가 더 말해 줄 것을 요청했을 때 


시디베는 뉴욕 시에서 산다는 그 자체가 사실 편한 일일 수 없다고 답함. 이어서 

"It's hard to live with other people. It's hard to live in society."  


저 두 문장 "다른 사람들과 산다는 것이 어려운 일. 사회에서 산다는 것이 어려운 일" 

이것도 어찌나 순간 와닿던지, 적어 기록하고 싶어짐. 진행자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더니 

it's just hard to live. 라고. 두 사람이 같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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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5-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dagogic soul. 오늘 또 멋진 말 배워가요. 그야말로 ˝쏘울˝이 느껴지는 말. patronizing 하지 않으면서 가르친다는 의미로 느껴져요. 지식으로만 할 수 없는 일이겠고요. (남편과 아들 얘기 할때 써먹어 보겠다고 다짐---> 유치하죠? ㅋㅋ)
천체물리학은 제게 넘사벽입니다. 아무리 바쁜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안믿을래요. 물리학 그것도 천체 물리학이면 거의 천재들이나 하는 학문이라고 저는 절망하며 인정해버렸기 때문에요 흑흑...
저는 아래 저 책에 더 관심이 가는데 제목에 유머와 아픔이 다 들어가있군요.
It‘s hard to live in society. 제 인생의 두번째 영화 Dead Poet Society에서 Society 를 어떻게 해석하느냐 고민한적이 있는데 사람들의 모임 자체를 Society라고 한다더군요. live in society라는 말은 그러니까 사람들과 모여 사는 자체가 시디베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는 뜻 같아요 그게 뉴욕이든 아니든. 결국 사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는 말, hard to live 라는 진행자의 말이 맞네요. 읽어보고 싶어요!

몰리 2017-05-20 17:06   좋아요 0 | URL
시디베도 말을 참 잘하더라고요. 이것 정말 한편, 미스테리기도 해요. 단어 하나 버릴 데 없는 내용으로 정확하게 (발음이나 문법이나) 말하는 사람이 영어권에선 드물지 않은데 우리 중에선 드문 편이라는 거요. ‘말을 잘한다‘ 이 표현부터가 거의 늘 부정적 어감인 것이, ‘우리는 말 잘 못하도록 명령받았다‘ 쪽을 보게 하는 것 같고. 친구가 없는 시절을 오래 보냈는데 그 시절 책을 많이 읽었고 책이 구원이었다고 하는 걸 보면, 그녀의 말 잘함은 독서의 도움도 아주 컸던 말 잘함. ㅎㅎ 확실히 책을 깊이 읽고 많이 읽는 사람에게 생기는 넓은 시야, 정신적 힘.. 이런 게 있고 그게 말로도 보인다고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society, 이 단어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회합, 사회. 사교계.
˝죽은 시인의 사회˝가 오역이라 해도, 이 오역은 있어도 좋은 오역 같습니다.
올바른 번역을 하면, 한국어로는 굉장히 이상한 어감 될 거 같아요. 오히려 오역이 원래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전해 줄 것 같고, 그런 사례가 이것말고도 더 있는 거 같은데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soul. ˝영혼˝ 이 단어도 영어의 ˝soul˝처럼 여러 뜻으로 강력하게
쓸 수 있는 말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싶어집니다.
 



'미국의 지성주의'라고 제목에 치려는데 

자동완성되었다. 찾아보니 그 제목으로 쓴 포스트가 이미 있다. 

Frasier가 미국의 지성주의 보여주는 예라며 썼던 포스트. 


Frasier도 그렇지만 

Daria도 미국의(미국적, 미국식) 지성주의 

그것의 핵심...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핵심엔, 저 짤에서 다리아 대사가 보여주는 바의 

지성과 도덕의 연결... 있을 것이다. 


사실 Daria 정도로 

자기반성과 자기찬미가 하나인 시리즈. 

정말 드물지 않을까. 일단 식스핏언더는 아니다. The Wire도 자기반성 쪽으로 더 (확연히 더) 기우는 쪽일 듯. 

Frasier는 자기찬미 쪽으로 확연히 더. 


Daria는 

미국식 삶의 방식(이젠 '신화'가 되었지만, 미국에선 모두가 '미들클래스'라는 믿음을 포함해서, 미국의 자부였던 삶의 방식)을 냉정하게 반성하는가 하면, 바로 그 방식으로만 가능한 종류의 탁월한 인간성... 이것을 아주 매력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반반씩, 공평하게. 



이 포스트도 기승전문재인.... ; 해야겠. ; 

Daria가 보여준 정도의 자기찬미, 자기도취, 자기평가 

이런 것들을 우리도 할 수 있게 결정적으로 도와준 대통령으로... ;;; 

아직 취임후 10일밖에 안되셨으나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하고 싶으며 

(...............) 자러 가야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은 또 무슨 뉴스가 기다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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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행동, 신념, 삶의 정당화에 동원되는 일군의 어휘들을 휴대한다. 

우리 친구들을 칭송하고 우리 적들을 경멸할 때, 우리의 장기적 계획과 우리의 내밀한 자기 회의, 우리의 가장 높은 희망을 말할 때 우리는 이 어휘들을 쓴다. 때로는 전망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회고적으로, 우리는 이 어휘들로 우리 삶의 이야기를 말한다. 이 어휘들을 나는 한 사람이 갖는 "최종 어휘 final vocabulary"라 부르고자 한다. 



오늘 공부는 

한 한 자 정도 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종류로는 꽤 한 것 같기도 하다. 퍼시 비시 셸리의 "시의 옹호"도 조금 읽었고 

로티 글 중 Consequences of Pragmatism에 실린 유명한 글 조금, 그리고 위의 저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에 실린 

(이것도 유명한 글) "Private Irony and Liberal Hope"도 조금 읽음. 각 약 1-2페이지 읽었나 봄. 


로티의 아주 유명한 개념 "최종 어휘" 말하는 글이고 첫 문단이 저런 식이다. 

사실 이 첫문단부터, 이거 무린데? 무리이지 않을까? ; 최종어휘를 무엇으로 판정하는데? 빈도로? 사용자가 하는 감정적 혹은 지적 투자로? 그건 또 어떻게 판정하고? 자주 쓰는 어휘가 있다 해도, 사용자의 태도가 언제나 "더 좋은 말이 없기 때문에 for lack of a better term"라면? 우리가 결코 쓰지 않는 어휘들도, 우리가 구성하는 우리 삶의 이야기에서 하는 역할이 있지 않나? 어쩌면 더 중요하게? 


저런 의문들 자극될만한 문단. 

곤경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혹은 회피되는지 이 글과 책 전체를 읽어보아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오늘 읽으면서는 한편 계속 회의함. 


그렇긴 한데 어떤 사람들의 최종 어휘로 "지능" : 이거 따로 생각해 볼만하지 않나 생각했다. 

"문트릭스 탈출은 지능 순" 이런 말에서 지능. 어떤 이들에게 "지능"은 정말 로티가 저렇게 규정하는 바의 "최종 어휘"이고 이 경우 그게 그들에 대해 말해주는 바 적지 않을 것임에 대해서. 


*(조금 오래 생각하긴 했지만, 어쨋뜬 내가 도달한 결론은) 

그들은 민주주의의 적일 것임. 이 말을 최종 어휘로 쓰는 사람 보면 도망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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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엠팍 


베댓: 

7%중 한 명은 안철수일듯. 

김동철, 안철수 포함 



저런 거 보면서 터진다. 

아 왜 웃기지. ; 



하여튼 오늘도 (오늘 또) 뉴스홀릭이고 

뉴스과용. 


맥주 콤보면 더 뿅가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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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5-20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래 문재인 대통령 관련 짤 엄청 수집상태ㅎ
수요층이 많으니 고퀄이 많아 좋아요ㅋ

몰리 2017-05-20 08:22   좋아요 0 | URL
널리 반복 공유합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 많이 참고 있습니다. 문재인 칭송으로 풀고 싶은
얘기도 매일 풀다가 다시 감춰둡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