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마르 베리만과 리브 울만 사이에 딸이 있었다. (오늘 알았다).
린 울만. 노르웨이에서 이미 명성이 확고한 소설가라 한다. 리브 울만은 노르웨이 국적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다. 아무튼 린 울만은 어머니의 성을 쓰고 노르웨이에 살고 있다. 그녀가 "소설"로 부르기로 했다지만
내용은 논픽션, 회고록이라는 위의 책. 그녀의 유년기에서 시작하여 48세가 되는 시점까지, 부모와 함께 했던
삶을 기억한다고.
표지 이미지의 흐릿한 두 사람은 베리만과 린 울만이다.
베리만임을 알아볼 수 있는 선명한 이미지로 된 표지도 있다. (노르웨이어?)
아버지를 회고함.
이것의 최고는 (내가 읽은 몇 안되는 책들 중)
역시 버지니아 울프. <존재의 순간들>. 이 책 읽으면
레슬리 스티븐과 (나도 그를 아버지로) 십 년은 살아본 듯한 느낌이 잠깐 든다.
그것 말고도 저 책은, 그 전부를, 그 모두를 너도(읽는 너도) 살게 하는 책.
린 울만의 이 책을
뉴욕타임즈의 A. O. 스코트가 격찬하는 걸 오늘 아침 듣고 나서
당장 사야겠어서 검색해 보았더니 가격이 당장 살 가격이 아니었다.
산다고 읽을 것도 아니면서. 이걸 이제 늘 알고 자각하고 있으므로, 당장 살 가격이 아니면 마음이 편해진다.
리브 울만과 잉마르 베리만에 대해 우리가 모르던 걸 알게 되는 책은 아니라고 한다. 그들이 예술가로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면들을 (그들의 예민함, 그들의 잔인함, 그들의 다감함..) 보게 되긴 하는데
그게 폭로의 성격이 아니고,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성찰 쪽. 그들보다는 린 울만이라는 작가를 만나게 되는 책이고
극히 건조하게, 냉정하게 분석적이면서 고통과 기쁨의 넓은 범위 모두를 다루는 그녀의 재능을 보면,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 생각할 거라고.
이 사진에선 모전여전.
모녀가 동시에 너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