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불가인 아름다움을 소통하고자 애쓰는 번역가의 노고보다 더, 우릴 겸손으로 이끄는 

노고는 아마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그 노고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특별하고 결코 능가된 바 없는 무엇이 

호기심 많은 소수 애서가들의 서재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이디스 해밀튼의 The Greek Way, 이 책 참 매력 넘치는 책인데 

그 매력엔, 거의 엘리티즘으로 보일 법한 지성주의의 찬미를, 민주주의적 충동에서 한다는 것도 있다. 

그녀가 남긴 말들로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지는 위의 말, 위의 짧은 말에도 바로 그런 특징이 있다. 특별함과 

탁월함을, 모두를 위해 원하는. 





우리는 왜 pbs의 nova 시리즈 같은 좋은 과학, 자연 다큐멘터리를 만들지 못하나. 혹은 만들지 않는가. 

이걸 오늘 수업에서 토론 질문으로 써보았는데 "질문이 사실 우리의 열등함을 전제하는 것 같다. 우리가 

미국과 비교하면 못났고 무능해서 못 만드는 것이 아니냐로 답이 정해진 것 같다. 그런데 미국보다 역사가 긴 

우리는, 과학 다큐멘터리는 약할지라도 사극에는 강하다. 무협은 중국이 강하다.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적 특성과 

강점들이 있다. 우리에게 과학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지만, 과학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우리가 만들어서 그런 

문화를 일구는 것보다는, 그런 작품들은 이미 잘 만들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접하는 것이 좋겠다" : 이런 얘기도 나왔따. 


위와 같이 적어 놓으니 마치 내가, 우리는 열등하다 말하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렇지 않고요... ;; 하여튼 나 자신, 그냥 수입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그들이 쓰고 있는 그 언어 수준만큼 

충실하고 좋은 번역으로 (자막에서나 더빙으로나) 접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나, 이런 생각 하고 있다가 


그와 거의 같은 얘길 하는 학생의 의견 들으니 

아니다! 우리도 만들어야 한다!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 중에 있는 물리학자와 생물학자와 천문학자가 

그들 외 모두가 우리를 위해 말하는 일. 그것이 갖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이게 수입으로 될 일이 아니야! 배워서 남주자. 이건 우리도 실천해야 할 미덕이라고! : 이 쪽으로. 


ㅋㅋㅋ ;;; 그렇,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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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6-12-01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워서 남주자, 좋은 말씀입니다. 실천해야 할 덕목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몰리 2016-12-01 17:05   좋아요 0 | URL
이 덕목에 대해선, 어떻게 천문학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이렇게 쉽고 아름답게 썼느냐는 질문에
사랑에 빠지면 세상에 그 사랑을 말하고 싶어진다던 세이건이, 정말 그 답도 참으로 아름답게도 말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blueyonder 2016-12-01 19:30   좋아요 0 | URL
참 세이건답네요!! 억지로 하는 노력이 아니라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젊어서 고독은 고통이지만 

늙어서 고독은 달콤하다." 


아인슈타인 말 찾아보다가 이 말에도 

순간 깊이 공감했다. 대학원 졸업하던 무렵부터 자주 들던 생각이, 성공한 인생은 

고독이 권리로 실현되는 생. 우리말에선 "일가"라 부르는 그것, 영어론 "class by oneself" 이것을 

이루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외부의 방해 없이 누리고 즐기는 생. 예를 들면 바슐라르. 


그런 생각을 아주 자주 하기 시작했고 요즘도 자주 하는데 

이해나 공감을 받지는 못할 것 같고, 사실 위에 쓴 것처럼 써서는 이해나 공감을 받을 리가. 

그러나 어쨌든 자주 하는 이 생각이, 위의 아인슈타인 말에도 담겨 있다고 순간 생각했다. 물론 그게 

아닐 수도 있으니, 무슨 뜻인지 알려면 저 말 출전 보아야 한다. 





"오직 타인을 위해 사는 삶에만 살 가치가 있다." 

당연히, 달콤한 고독과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이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그의 좋은 고독은 그 자체로 타인의 행복에 기여한다고까지, 말하고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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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의 구강농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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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관한 그 끝없는 논의들 속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되는 즐거움, 그것이 인생에 보태는 그 어마어마한 관심(재미)에

아무 강조도 주어지지 않음이 내겐 늘 이상했다. 사유(사상)의 세계 안으로 매혹되어 들어가기. 교육이 하는 일이 이것이다."


학교 와서 검색하다 발견한 이디스 해밀튼의 이 말, 이 말도 참 좋다. 

미국에서 그런 강조가 주어지지 않는 건, 무엇보다 미국식 개인주의가 이유지 않을까 생각해 봄. 

live and let live. 이 태도. 이게 좋고, 이게 좋다는 데 합의가 있더라도 그래도 남에게 강요(강하게 권함)는 못하겠음. 그런 것? 네가 너 스스로 이끌려 들어온다면 좋겠지만, 내 힘으로 널 끌고 오진 않겠다. 내 삶으로 네게 한 모범이 된다면 그로 족할 일. 그런 것이지 않을까...... 라고 매우 호의적으로 보아 봄. 


그런가 하면 한국에서 그런 강조 볼 수 없는 건, 무엇보다 가르치는 사람들 자신이 

"교육받은 사람이 되는 즐거움"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거의 확신하며 적대적으로 보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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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6-11-3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o be able to be caught up into the world of thought -- that is to be eductaed! 멋진 말씀이네요.

몰리 2016-11-30 12:45   좋아요 0 | URL
다른 멋진 말씀도 많이 하셨더라고요. The Greek Way 이 책도 참 좋죠.
그리스신화 책은 갖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쓰셨을까 궁금해져서 구입하려고 하고 있어요.
 
















"새벽에 소크라테스를 찾아온 소년, 상기한 얼굴로 "소크라테스, 프로타고라스가 왔어요!" "소크라테스, 그에게 지혜가 있어요!" "나와 같이 그에게 가서, 지혜를 달라고 해요. 지금 당장 갑시다!"고 열에 들떠 말한다. 배움과 사랑에 빠진 이런 행복하고 들뜬 소년은 플라톤의 거의 모든 대화에 등장한다. 소크라테스가 김나지움에 들어서기만 하면, 청년들이 그를 에워쌌다. 내게 말해 주세요. 내게 가르쳐 주세요. 우정은 무엇인가요? 정의가 무엇인가요? Tell us this, Teach us that. What is Friendship? What is Justice? ......"


이디스 해밀튼의 저 책에 저런 대목 있다. 

저 책, 저자의 개성 덕분에 (그 내용이 아무리 그렇게 된다 해도) '낡은' '시대에 뒤떨어진' 책이 될 수 없을 책. 

일찍 자겠다는 게 새벽부터 계획이었던 오늘, 아직 안자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읽던 당시 남겼던 노트들 찾아보았다. 


새삼, 저런 거 늠 좋음. 정의가 무엇입니까? 

내일부터 이디스 해밀튼 여사에 대해서도 그녀의 책들에 대해서도 쓰기로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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