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까 두근거린다. 홍매화 걸린 곳도 에둘러 다녀와야겠다. 조금 더 이른 시간에 기다릴 것을 ㆍㆍㆍ
처음 눈 - 어떤 생명에겐 마지막. 눈이 내린다. 처음과 마지막 사이. 함박 눈이 쌓인다. 설 기척도 없는 동네에 눈이 나리니 낯설다. 낯선 날엔 낮은 술이라도. 날선 날엔 낮술이라도. 눈 기척이라도 있어 포근할테다. 밤이 기다려지는 눈. 가로등도 그려지는 눈발.
160217
지난 달 큐슈-블랙투어를 하기 전 몇몇 후배들에게 전보를 보냈다. 문자도 통화도 선물도 그러해서 따듯한 마음을 느리게 전했다. 아날로그 감성이 통했는지 `평생처음‥` `감격ㆍㆍ` 따듯한 마음들이 새끼쳐서 돌아온다. 가끔 잊혀질만하게 느리게도ㆍㆍㆍ 봄을 들인다. 꽃이름은 듣고 깜박해버렸다. 집안과 사무실 표정의 온도 스위치를 on에 둔다. 봄에게 전보를 친다. 발. 어디는 눈발이겠지만 여긴 봄빛.
12.6-50-30 : 12.6도, 습도50%, 비올 확율30% - 아마 마실의 결로 보거나 산책의 속살을 살펴보면 봄이 몸속으로 배이면서 약간의 설렘이나 들뜬 여기상태를 만드는 지점. 오늘 오후도 한점이 그렇게 맺힐 것이다. 가벼운 산책이나 마실 겸 조깅으로 땀이 송긋나기라도 한다면 더 산뜻하겠지만 말이다.발. 올 봄은 이렇게 마음의 결들이 만나는 지점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 몸의 기억을 서로 이정표처럼 다시 찾을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