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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 비밀 제국 애플 내부를 파헤치다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About Apple

 

 대화의 법칙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그게 누구든) 정치와 종교 얘기는 절대 하지 마라"라는 금언입니다. 요즘 들어 이 문장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바로 이런 문구가 될 것 입니다. "정치와 종교, 스마트폰 얘기는 하지마라"라고 말입니다.

 

 특히 익명성이라는 특권 아래 이루어지는 스마트폰에 관한 인터넷상 토론은 치열한 논리대결에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변질되기 일쑤입니다. 운영체제, 설계 철학, 디자인, 제조사의 차이에 애국심과 유저들의 열광이 더해지면 이 문제는 취향과 문화를 넘어서 이념 논쟁을 방불케 합니다. 이 논쟁의 가운데 바로 "애플"이 있습니다.

 

 철저한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애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제품에 관한 소문마저 기사가 되어 나오는 현실은 애플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관심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책이 드디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저자 애덤 라신스키가 실리콘밸리에서 10여 년 동안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경험과 인맥을 통해 그려낸 비밀 제국 애플의 내부를 이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Inside Apple

 

 지금까지 애플은 스티브 잡스였고,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었습니다. 대중과 전문가들의 인식이 그러하고, 애플과 스티브 잡스를 다룬 대부분의 책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저자 애덤 라신스키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애플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자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책 역시 첫 장을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뜨거운 열망으로 가득찬, 위험을 감수하는 "생산적인 자아도취자'(p.44)의 전형적인 예라고 정의합니다. 이 성격으로 말미암아 애플은 철저한 비밀주의(2장)로 일관하고, 디테일에 집착하며(p.85), 단순함이라는 고유 메시지를 전달하는(6장) '비상식적일 정도로 위대한insanely great'(p.7) 회사가 되었다고 저자는 분석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애플에는 스티브 잡스 이외에도 애플 특유의 문화와 조직, 사람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책임을 지는 업무 구조, 손익 계산서를 없애고 비용에 대한 걱정없이 자신의 분야에만 집중하게 하는 조직 구성, 연봉이 아닌 열정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바로 애플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인물은 ‘미스터 백오피스’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탁월한 관리자인 팀 쿡, 애플 디자인 신화의 주인공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애플의 운영체제를 책임지는 개발자 스콧 포스톨입니다.

 

 

 

Outside Apple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심어놓은 DNA(비밀주의, 디자인, 메시지)와 포스트 잡스 시대를 연 팀 쿡의 달라진 경영을 바탕으로 저자는 우리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 "애플의 성장은 계속될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 애덤 라신스키는  "애플은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회사의 비지니스는 계속된다. 인간처럼 회사는 완벽하지 않다. 지난 14년간 잡스 인생 속의 애플은 대다수 기업들보다 훨신 훌륭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애플은 수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그 문제들이 잘 해결되는지 역시 애플을 주시하고 있는 전 세계가 지켜볼 것이다."(p.296-297)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비판자나 추종자 모두에게 조금은 김빠지는 해답이긴 하지만, 제법 논리적인 모범답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애플의 내부를 알아갈수록 오히려 저는 애플의 외부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애플 내부사정은 애플 구성원의 문제입니다. 애플의 외부에 존재하는 우리에겐 흥미의 대상일 뿐, 이해관계의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애플을 통해서 소비자인 우리는 더욱 높은 품질의 제품을 사용하고 원하게 되었고, 경쟁자인 기업은 보다 높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의 성장은 계속될까?"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보다 스마트한 제품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혜안을 얻어야 할 터이고, 더욱 심화되고 있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업은 애플을 뛰어넘는 창의력을 선보여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흥미로운 모험은 끝이 났지만, 애플과 우리의 무한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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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0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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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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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1로 생각하기

 

 저는 책을 볼 때, 책을 앞면과 뒷면을 처음으로 봅니다. 그 다음에 책날개에 적혀있는 저자 소개와 출판사의 글을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문과 목차, 에필로그를 훑어본 후,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나름 평범하다면 평범한 독서 방법이지만, 동시에 많은 독서 전문가들이 권하는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받고서도 당연히 이 방법을 적용해서 이 책을 살펴보았습니다. 책 표지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2002년부터 기다려왔던 단 한 권의 책,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이라는 문구였고, 저자 소개에서는 "사상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심리학자"라는 표현이,  뒷표지에서는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동급 수준이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이런 단어들을 읽으면서 저는 '순간적으로' 이 책이 대단히 혁신적이고,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읽어내기 쉽지 않은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 책을 대략 살펴보고 얻은 느낌이 바로 저자 대니얼 카너먼이 중심 주제로 말하고자 하는 "시스템 1"입니다. 우리의 뇌는 정보가 들어올 때, 시스템 1을 통해서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인상, 느낌, 성향을 만듭니다. 이러한 빠른 직관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로, 우리가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게 해줍니다. 문제는 시스템 1인 언제나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으며, 치명적인 오류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스템 2로 생각하기

 

 시스템 1이 갖는 문제점은 인지적 착각과 판단의 편향입니다. 제가 앞서 읽었던 행동경제학, 바이블, 최초, 노벨경제학상, 천재, 국부론과 같은 단어들에 대해 저의 시스템 1은 자동적으로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섣부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시스템 1의 직관이 틀렸음을 느린 이성인 "시스템2"가 알려주었습니다.

 

 시스템 2는 시스템1이 작동하기 힘들 때, 활성화됩니다. 주의력과 통제력을 담당하는 시스템 2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지만, 시스템 1보다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느린 이성인 시스템 2를 통해 살펴본 이 책은 시스템 1,2라는 간결한 개념과 일상의 언어를 통해 반복해서 설명하고, 다양한 실험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독자를 최대한 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 2 역시 불완전합니다. 시스템 1처럼 자동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시스템 1의 영향과 오류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시스템2를 끊임없이 연마하고, 타인의 오류를 서로가 알려주고, 개인보다는 조직의 절차를 중시하는 노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과연 제 2의 국부론이 될 것인가?

 

 시스템 1,2는 인간의 이성이 합리적이라는(그래서 경제적 결정에서 최선을 선택한다는) 주류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뒤집는 파격적인 개념입니다. p.357에서 설명하고 있는 전망이론은 사람들이 이득보다 손해에 민감하고, 잠재적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서 비합리적인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2000년대 초 IT 버블이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런 저자의 생각을 입증하는 경제 사례입니다.

 

 이 이론을 통해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가 되었고,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의 첫번째 대중 교양서인 이 책은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덕분에 이 책은 지난 30여년에 걸친 다른 심리학자와 경제학자의 풍부한 연구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 책이 지금에야 선을 보인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저에게는 단 하나의 질문만이 남아있습니다. 이 책은 과연 주류 경제학을 연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이은 제 2의 국부론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입니다. 주류 경제학의 단단한 입지와 합리적 이성에 대한 신뢰가 있는 한, 이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로 보입니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에 대해서  최소한 고전 물리학을 뒤엎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리라는 데에는 의심할 나위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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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씨 2012-06-1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속에 등장하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사용해서 쓰시다니, 아이디어가 참신해서 들어와봤어요 ㅎ 재밌게 보고 갑니다 ^^

Yearn 2012-06-17 10:11   좋아요 0 | URL
부족한 리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6-17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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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 세계은행 총재 김용의 마음 습관
백지연 지음 / 알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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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그는 누구인가?

 

 김용이란 이름은 아직까지 저에게 낯선 이름입니다. 오히려 그를 인터뷰하고 글을 쓴 백지연님이 저에게는 친숙합니다. 이 책을 받고 중간쯤 읽었을 때였습니다. 그제서야 어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으며, 우연히 보게된 『백지연의 피플 INSIDE』에서 유창한 영어로 인터뷰를 하던 멋진 신사분이 떠올랐습니다.

 

 책은 저와 같은 이를 위해 서두에 친절하게 그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김용님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아이오와 주 머스카틴Muscatine에서 자랐습니다. 아이비리그 명문 브라운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공부해 의학박사와 인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 시절 만난 절친한 벗 폴 파머와 함께 1987년 국제적인 의료봉사 조직인 PIH를 설립해 중남미 등의 빈민지역에서 질병 퇴치를 위한 의료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2009년에는 다트머스대학 총장에 선출됨으로써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아이비리그 총장에 취임했고, 2012년 3월 23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 의해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되어 2012년 4월 16일 이사회를 통해 세계은행 총재에 선임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엘리트 코스와 봉사활동으로 일관해 온 김용님의 삶은 이제 세계은행 총재로서 더욱 큰 영향력을 갖고, 제 2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180여회에 이르는 방송을 통해 백지연님은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를 인터뷰해 왔습니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단 한 명의 인물, 세계은행 총재 김용님의 매력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앞서가는 내용, 뒤쳐지는 구성

 

 이 책은 크게 1부 ‘뭔가 되려고’ 살아온 게 아니다2부 김용의 ‘마음 습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의사로서 빈민지역에서 질병 퇴치를 위한 의료구호활동을 벌였던 활약과 다트머스대학 총장으로서의 업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근원을 저자 백지연님은 실용적인 치과의사였던  아버지의 학습 방식과 철학박사인 어머니의 진보적인 교육 철학에서 찾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다트머스대학 총장이자 교육자로서 한국과 세계의 학생들에게  김용님이 전하는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권유는 글로벌 시티즌이 되라는 철학적인 충고에서부터 실질적인 글쓰기 능력을 기르라는 실용적인 습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 속에는  학문과 실무의 최전선에서 고분분투 해온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진정성과 가치관이 담겨있습니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그의 언행과 철학과는 반대로 책의 구성은 조금 미흡합니다. 마치 3인칭 시점인것처럼 서술하다가 가끔씩 튀어나는 백지연님을 지칭하는 '나는'이라는 1인칭 주어까지는 애교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내용이 중복되는 점과 시간적 연결이 뚝뚝 끊어지는 구조는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되기 위해 읽지 마라!

 


"나는 무엇이 되는 것(what to be)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what to do)를 늘 생각했죠." (김용)

"What I've said before and I always say. I came here to DO something. and I didn't come here to BE something."

-p.10 프롤로그에서

 

 책의 제목이자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세 번에 걸친 인터뷰마다 강조한 이 말에는 그의 인생, 가치관, 태도를 비롯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이 메시지에 담겨있는 위대한 진실은 인터뷰어 백지연님을 감동시켰습니다. 그 감동을 더 많은 이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이 책의 집필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는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분명한 것은 부와 성공, 지위와 명예와 같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해야 할 분명한 '소명'을 깨닫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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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0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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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혁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고전혁명 - 리딩멘토 이지성과 인문학자 황광우의 생각경영 프로젝트
이지성.황광우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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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전이란 누구나 읽기를 원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책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고전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지만, 고전을 즐기는 사람은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속에서 저에게 고전이란 그 제목과 개략적인 내용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벅찬 일이었습니다. 이후로도 고전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왠지 가까이 하기에는 껄끄러운 대상이었습니다.

 

 고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요즘입니다. 고전 관련 서적과 강좌가 활발하게 나오고 있고, 인문학에 대한 수요 또한 뜨겁습니다. 그래서인지 제목에 고전과 인문학을 강조하고 있지만, 내용은 부실한 책도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책에 고전이나 인문학이 들어가면 오히려 그 내용에 의심마저 하기게 이르렀습니다.

 

 마지막 리뷰 도서로 선정던 『고전혁명』을 처음 접했을 때도 걱정이 앞섰지만, 저자의 이름을 보고 일단 안심했습니다. 다양한 자기계발서로 큰 사랑을 받아온 리딩멘토 이지성님과 쉽고 친근한 철학서로 이름을 알려온 황광우님의 공동집필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제목처럼 고전을 통한 혁명은 가능한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각 장은 이지성님과 황광우님의 깊이 있는 대화로 시작됩니다. PART1부터 PART3까지는 고전을 통한 혁명, 고전을 통한 자아의 완성, 고전을 통한 관계 맺기와 같이 고전을 읽고 활용하는 법을 일러줍니다. 마지막 PART4에서는 고전 혁명을 이루기 위한 동서양 고전 10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기계발전문가와 철학자가 나누는 대담은 인간과 사회, 고전과 혁명, 정치와 경제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때론 날카롭게 분석하고 때론 따뜻한 희망을 전하기도 합니다. 3장에 걸친 고전혁명, 자아혁명, 관계혁명에서는 "경중의 차이를 떠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p.14에서)" 고전의 힘과 고전을 바르게 해석하는 방법은 물론 자아, 관계에 적용하는 방법론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자신, 행복과 마음, 국가, 리더, 부와 경제에 관한 고전을 통해서 실제로 고전이 오늘날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실제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끝까지 읽은 다음 맨 처음 떠오른 느낌은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제가 분류한 세 부분은 각각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도 될 만큼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보다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기획과 편집이 아쉽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고전을 실제로 읽어보자!

 

 글의 첫머리에 밝힌 것처럼 고전을 말하는 자기계발서를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는 편입니다. 제가 느낀 인상은 자신의 책을 쓰는데 고전을 인용이나 참고 자료 수준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조금 나은 경우가 고전의 틀로 현재적 상황을 분석하는 정도입니다. 이러한 사용법은 그 책들이 말하는 고전의 올바른 사용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고전이 위대한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가치가 만병통치의 해답이나 불멸의 법칙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과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은 벌써 해결되고도 남았을 겁니다.

 

 고전은 인간이 추구해온 찬란한 지혜를 찾을 수 있는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고전을 직접 읽고, 고전이 주는 질문을 열심히 궁리하고 나름의 해답을 만드는 일입니다. 진정한 고전 혁명이 이뤄지려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번역 작업과 끈기 있게 고전을 파고드는 근성 있는  독서가들이 한층 늘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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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 - FBI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심리학
조 내버로 &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장세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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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섬」

 

 정현종님의 이 시처럼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는 더욱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람과 대화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정신이 없는 사람을 보면 이제는 우리 자신이 하나의 섬이 되어간다고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과 사이가 멀어질수록 타인의 알고자 하는 욕망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물론 사회심리학이나 뇌과학같은 학문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목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어서 독심술을 통해서 범인을  찾는 『멘탈리스트』나 사람의 표정을 연구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라이 투 미』 같은 미국 드라마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상대방과 대화하고, 설득하며, 협상하기를 반복하는 우리의 일상이야말로 가장 치열한 관계의 장(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관계는 만질 수 없는 안개나 다가갈 수 없는 신기루처럼 여전히 그 실체가 모호합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도 때론 타인보다 더 멀게 느껴질 때면, 그런 마음이 극에 달하곤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간절히 원했을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당신의 행동이 바로 당신이다!

"내가 취하는 행동은 나라는 사람, 내 마음가짐, 직업의식, 감정, 의도를 어떻게 나타내는가?"

 

이는 마땅히 던져볼 만한 질문이다. 어떤 분야에 몸담고 있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가 곧 우리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나를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믿을 수 있는 존재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신의 행동에 담긴 마음가짐이다. 비즈니스에서는 그것을 '평판'이나 '프로세셔널리즘'이라 한다. 삶 전체를 놓고 보면 '인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p.121에서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아닌 '비언어'입니다. 비언어는 신체, 외모, 말, 듣기, 행동, 환경, 인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비언어가 말보다 진실을 말해주며, 영향력 또한 크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이런 비언어를 몸, 행동, 외모, 분위기, 감정으로 나누어서 설명합니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진실과 거짓을 효과적으로 판단하고,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딱딱한 이론보다는 각 장마다 풍부한 사례와 더불어 바람직한 비언어를 담아서 독자들이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입니다.

 

 

인격을 연마하고, 습관을 다듬고, 자신있게 행동하자.

 

"이런 자질을 어떻게 갖추겠습니까?"

 

 바로 이 지점에서 분석은 한계를 드러낸다. 그와 같은 자질을 갖추는 것은 단지 옷을 잘 입고, 체계적으로 행동하고, 높은 학위를 소지하고, 전문기술이 있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p.308 에필로그에서

 

 

 위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여타의 자기계발서와는 차별화된 주장을 펼칩니다. 아마도 행동과 태도조차도 하나의 기술로 치부해버리기 쉬운 세태와 자신의 책을 그런 '트릭'으로 오해하지 말라는 저자의 항변일 것입니다. 저 자신도 이 부분을 읽기까지는 이 책을 그렇게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안경을 얻게 된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처음 안경을 얻었을 때, 매우 기뻐했지만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는 오히려 실망하게 됩니다. 동화는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단추를 달고, 사람들을 만나러가는 아이의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그를 이용하려는 욕심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닦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한다는 소박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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