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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에 대해 끔찍한 로망을 안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시절 노랗고 단단한 겉표지의 '사자와 마녀'를 친구집에서 어렵사리 눈칫밥 먹어가며 읽었던 기억에서, 중학시절 (해적판이었는지는 모르지만) 7권 시리즈 나왔을 때 용돈 한푼두푼 아껴가며 살처럼, 피처럼 소중히 여겨가며 사모았던 기억까지--

각설하고. 사야할까 말아야 할까. 어쩐지 상술이 빤히 뵈는듯해서 말야. 서점에 가서 물건을 본 다음에 주문할지 말지를 결정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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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5-10-2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예약주문해야 5000원짜리 쿠폰을 쓸 수 있어서 저도 지금 무지하게 고민중이에요..ㅠㅠ 혹시 미리 보시면 꼭 말씀해주세요..

이네파벨 2005-10-29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우유님, 제 서재에 잠시 마실와주시겠어요?
허접한 서재이나마 잠깐 모시고 차라도 한잔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그 노랗고 단단한 겉표지의 책에 대해 제가 절절한 심정으로 썼던 글이 있거든요...

“마이페이퍼>책” 란의 맨 위 페이지에 있어요...

저도 그 노랗고 단단한 전집을 애타게 찾고 있답니다...ㅠ.ㅠ


숨은아이 2005-10-2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혹하기는 했는데, 낱권이 더 좋아요. 그래서 합본한 건 안 사려구요.

panda78 2005-10-2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합본에 혹했는데... 실물을 못 봐서 저 역시 목하 고민 중 ^^;

딸기 2005-10-2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합본;;이라면 7권이 몽땅 한권으로 묶여있는 건가요? +.+

숨은아이 2005-10-2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겠지요. ^^; 합본을 예약 주문하는 경우에 5000원 쿠폰을 주는 거예요. 7권짜리 양장본은 30퍼센트 할인만 하고요.

서연사랑 2005-10-3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재미있는 책인가 봐요. 저는 정말 모르는 책인데...

서재지수
: 29000점   
 마이리뷰: 239편   
 마이리스트: 17편   
 마이페이퍼: 10700점   

 

29000점, 너무 깔끔한 숫자죠?^^


딸기 2005-10-31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 우와 마이페이퍼가 만점을 넘었네 ^^

가만... 저거 제 서재인가요?

딸기 2005-10-31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서연사랑님 서재인 줄 알았어요 ^^;;
 

이래저래 이메일로 연락이 닿은 김춘미 교수님과 만나기로 약속했었기에 어제 고려대에 갔다.

고대는 '돌벽'이 컨셉인 모양. 새로 지은 건물들, 외장을 모두 돌로 했는데 그럴싸해 보였다.

나중에 다시 태어나서 대학에 다시 가게 되면 고대를 갈까. -_-

하지만 고대 가려고 다시 태어날 순 없자나.


의외로 연세 많이 드신 분이라 놀랬다.

마루야마 겐지 책 중에 김선생님 번역본으로 읽은 것은 없고,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읽어봤다.

(이거 올초에 사서 읽었는데... 선생님이 번역자 싸인해서 직접 주셨다)

선생님 손님이 계셔서 40~50분 기다렸다. 그 대신 일본 과자 잔뜩 먹고 녹차 석잔 얻어마심.

초면에 과자랑 녹차랑 너무 많이 먹어버려서 좀 챙피하기도 했다.


원래 이대 영문과 나오셨는데, 서른 다섯(지금 내 나이)에 남편 권유로 다시 공부 시작해서

외대 일어과에서 일어 공부했다고. 워낙 일본에서 나서 중학시절까지 보냈다고 하니.

그리고 나서 여기저기 일문과 생겼는데 "내가 브랜드 지향이거든요"(이 말 재밌었다)

외대 아니면 교수 안한다고 버티다가 외대 거쳐 고대로 왔다고.

고대 일본학연구센터 소장 하시는데, 이런저런 행사에 번역에 몹시 바쁘신 듯.

(요는, 서른다섯에도 새 출발 할 수 있어요, 뭐든 열심히 하셔요! 하는 것이었다 ^^

당신 따님이 스물아홉에 과부가 됐는데 그때부터 공부시켰다는 아픈 얘기까지.)


마루야마 겐지랑 만나봤는데 재밌었다고.

과연... 마루야마가 재미있는 사람이라니,

믿기진 않지만 재밌네요. 정말 치열한 사람,, 이라는 말은 이해가 갑니다.


어릴적 계몽사 동화집에서 기타하라 하쿠슈 동시를 읽었다고 했더니 그건 뜻밖이라고 하셨다.

기타하라는 그냥 시인이고 동시는 별로 안 썼다고 하는데.

사실 내가 그 시인을 기억하는 것도, 시가 특별히 좋아서는 아니고

어릴적 내게 '일본'을 맛보게 해주었던 미우라 아야코 '빙점'에서

제법 괜찮게 나오는 남자 등장인물 이름이 기타하라 구니오였기 때문이다.


김교수님한테 미야자와 겐지 책 좀 번역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역시 계몽사 동화집 일본편에서 '주문이 많은 요리점' 읽은 이래, 본 적 없음.

작년에 이너넷으로 단편 하나 읽었는데 역시나 특이한 사람 같다.

김교수님이 책꽂이에서 일어로 된 오래돼보이는 전집 중 하나를 골라서

미야자와 겐지 시를 하나 읽어주셨다.

겐지는 30대에 죽었는데, 여동생은 더 일찍 죽었다.

폐병으로 죽어가던 동생이 눈오는 밤 열에 들떠서 오빠한테 "밖에서 눈 좀 가져다 줘" 한다.

오빠는 눈을 담아다 동생에게 먹이며 시를 쓴다.

이상 저리가라로 종횡무진하는 시들이어서, 일어는 모르지만 구경은 잘 했다.


'인간실격'이랑, 마루야마 겐지 '좁은 방의 영혼'이랑, '구니오와 미나에의 문학편지-필담'이랑,

자원봉사 삼아 공짜로 번역했다는 '생명의 환희' 얻어왔다.

'좁은방의 영혼'은 미처 받지 못한채 연구실 나왔는데, 조교를 따라붙여 일부러 전해주셨다.

또 하나, '중음의 꽃'은 선생님 방에서 기다리면서 3분의1 읽고

집으로 돌아가서 내처 다 읽어버렸다. 읽는 동안 수월수월 잘 넘어갔는데

윤회 영혼 이런거 관심 없어 그런지(나는야 단세포) 읽고나서 별 감흥은 없다.

 

아무튼... 그리하여...

'인간실격'이 두 편이 되었음. 김춘미 선생님 번역이고 민음사 판.

혹시 필요하신 분-- 그냥 '갖고 싶으신 분' 말고 반드시 읽으실 분 계신가요. 한권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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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10-26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구니오와 미나에의 문학편지-필담', 이 책 참 좋았어요. 뭐랄까 유식하고 고상한 분위기도 풍기고 그러면서도 잔잔하고 암튼 좋았어요.^^

페일레스 2005-10-2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이 학교 다닐 때 김춘미 교수님 수업시간에 고생깨나 했다는 얘길 했었는데. 저도 복학하면 그 분 수업 한 번 듣고 싶어요. '인간실격'은 아직 읽지 못해서 꼭 읽어보고 싶긴 한데, 잘 모르는 딸기님께 덜컥 말씀드리기가... -_-;; 아무튼 페이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추천하고 갈게요-!

바람구두 2005-10-2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누구를 만나면 이렇게 페이퍼에 올려야겠군.
흐흐...
자랑질쟁이....

딸기 2005-10-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시종님, '필담' 이 책 안그래도 기대하고 있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페일레스님, '인간실격' 보내드릴께요. 주소와 연락처(똑같은 말인가) 비밀글로 남겨주세요.
구두님, 이런 걸로 자랑질을 할 수 있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몰러. 진작 자랑할걸. 음화화홧. 구두님도 자랑질 좀 하시지? 자랑하려면 나보다 훨 많을텐데.ㅋㅋ

2005-10-26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10-2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일레스님, 그럼 내일 제 비서;;를 시켜서 부치도록 하겠습니다. ^^

바람구두 2005-10-2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딸기 자랑할까나... 흐흐.

딸기 2005-10-26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랑할께 많은가보네... 혹시 이영애라도 만난 걸까

인간아 2005-10-2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루야마 겐지를 통해 김춘미 번역자를 알았는데요. 부럽습니다.

바람구두 2005-10-2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혹시 스스로를 "친절한 딸기씨"로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딸기 2005-10-2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원래 친절한데... 근데 구두님 서재 간판이 바뀌었네?
운빈현님, 김교수님 진짜 일본어 잘 하시더군요 ^^;; (당근빠다같은 소리를...)

딸기 2005-10-2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알았다! 구두님아... '딸기 자랑할까나...' 라는 것은
날 만난 걸 자랑한다는 뜻이었구나. 히히 못알아먹어서 미안 ^^;;

바람구두 2005-10-2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이제야 알아채다니...
 

이 지역(멕시코 오아하카주)의 커피 수확기는 12월에서 3월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십대 초반 아이들을 포함한 온 식구가 함께 일을 한다. 커피 수확에는 수개월이 걸리며 무척 힘들다. 일하는 날은 아침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일한다. 그 일은 중노동이었다. 커피나무는 날씨가 좋은 해에 세 번 꽃을 피우기 때문에 채취하는 사람은 같은 나무에서 세 번 열매를 딴다. 커피 열매는 빨갛게 익자마자 채취된다. 채취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열매는 땅에 떨어져 쓸모없게 된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가정들이 갖고 있는 커피밭은 그 높이가 서로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열매들은 같은 시기에 익지 않는다. 낮은 곳에 있는 밭의 열매들을 다 채취할 무렵이면 높은 지역의 언덕에 있는 밭의 열매들을 채취하는 시기가 된다.

아침 일찍 햇빛이 나자마자 온 가족이 커피밭에 간다. 어린 아이들을 등에 업고 점심으로 먹을 콩과 토르티야를 냄비에 간다. 가끔 제일 어린아이를 위해 해먹을 가지고 가기도 한다. 나머지 가족들은 배 위에 바구니를 받쳐 들고 커피나무로 간다. 그리고 커피나무 줄기의 한가운데를 붙잡고 배 쪽으로 굽혀 갈고리로 고정시킨 다음 손가락으로 붉은 열매들을 훑어 딴다. (중략)


많은 커피재배 농부들과 그 가족들은 너무 힘든 일을 하기 때문에 수확기가 끝나고 나면 몸이 무척 야윈다. 채취한 커피를 광주리에 채워 운반하는 일이 끝난 후에도 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커피열매는 당나귀에 실려 집으로 운반된다. 대부분 짐을 나르는 당나귀는 한 마리 밖에 없기 때문에 당나귀는 무겁게 쌓은 짐을 서너번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운반해야 했다. 저녁식사 후에는 풍로로 커피의 과육을 제거해야 한다. 익은 열매들을 풍로 안에 넣고 열매의 바깥 껍질이 벗겨져 저장 상자에 알갱이가 떨어질 때까지 오랫동안 돌려야 한다. 풍로의 유속을 촉진하기 위해 자주 물을 붓는다. 이런 작업이 끝난 후 남는 커피 과육은 커피밭에 퇴비로 쓰인다. 커피 열매 안에는 두 개의 초록 커피 알갱이가 들어 있다. 이 알갱이들이 당밀층에서 벗어나도록 커다란 물통에 25시간에서 36시간 정도 두어 발효시킨다. 커피 알갱이가 잘 세척된 다음에는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시멘트로 만든 건조장에서 말린다. 말린 커피 알갱이를 페르가미노 pergamino 라 부른다.

 

 

나는 날마다 커피를 몇잔씩 마신다. 커피 맛에 곰곰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블루마운틴 자바 등등 이런 이름들은 잘 모르고, 그냥 우리식 구분법대로-- 원두커피, 다방커피, 자판기커피 중에서 자판기커피를 자의반타의반 선호한다. 원두커피는 얼마전에 하와이안 코나커피를 선물받은게 있는데, 내가 티백에 넣어 우려먹기 좋게 만들었다(집에서 원두커피 우려먹기는 참 힘들고 번거롭다). 그 티백을 회사에 가져와서 한잔씩 마시는데, 보통 티백 하나로 3~4컵 분량을 우려내 먹는다.

그런데 커피가 커피나무 열매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어떻게 생산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디 커피 뿐일까. 어떤 먹거리가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해선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농촌에서 자라지 않아서;; 라고 쉽게 말해버리면 안 될 것 같다.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는 후지따 쇼오조오 선생님의 교훈- 생각하라, 생각하라, 또 생각하라.

올초에 사놓고 지지부진 못 읽고 있던 '희망을 거래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무역회사 하벌라르'를 다시 펼쳐들었다. 커피는 저런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구나. 알고 마시자, 알고 마시자... 알고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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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아 2005-10-2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콜롬비아의 커피 재배 농가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르 본 적이 있는데요, 커피열매를 말리고 껍질을 날리기 위해 '키질'을 하더군요. 70년대의 풍경으로 커피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작 생산자들은 커피를 즐기지 못하는 아이러니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80이 넘으신 커피 감별사 할아버지는 냄새만으로도 어느 지역에서 언제 생산되었는가, 그리고 어느 나라로 수출될 것인가까지 맞추시더군요.

딸기 2005-10-2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생산자들은 즐기지 못하는 아이러니.

바람구두 2005-10-2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 무슨 책 있던데...

blowup 2005-10-2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이라는 부제가 붙은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도 우리가 몰랐던 '생산의 비밀'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죠. 깊지는 않으나 넓게 다루고 있어서 보기 편해요. 딸기 님은 이미 보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딸기 2005-10-2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안 봤어요. 이름은 들어봤는데...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추천 고맙습니다.
 

두서없다는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함이런가.

무한의 신비(읽었는지 안읽었는지 언제나 헷갈림)    
강이, 나무가, 꽃이 돼보라(마냐님한테 뺏은 책) 
뉴턴과 아인슈타인, 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천재 얘기는 싫은데) 
희망을 거래한다(연초에 읽다가 접어둔) 
거대 중국과의 대화 
사라져가는 목소리들(대표적인 충동구매) 
마호메트 평전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 
 
정치생태학 
더이상 먹을게 없다(역시 마냐님한테서)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곧 읽고 말리라 - 잔뜩 기대하고 있는 중) 
신의 전사들(내 책꽂이에 처음 등장한지 어언 몇년 -_-) 
중국인, 그들의 마음을 읽다(옆자리 선배가 옮긴 책)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원대한 꿈을 안고 구입한 뒤 묵히고 있음) 
카라바조(타쉔 번역판 나왔다고 해서 충동구매) 
국민이라는 괴물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게서 배우는 비폭력(전혀 비폭력적이지 않은 내가 왜 이런 책을 샀지) 
오리진 
상대성 이론, 그후 100년 
빛보다 더 빠른 것 
오쓰카 히사오와 마루야마 마사오 
혁명의 시간 
사로잡힌 몸 
정복자의 시선(프롬 마냐님) 
 
별도의 '잘난 척을 위한 양장본 코너'에는 
 
동시성의 과학, 싱크 SYNC 
과학의 변경지대 
과학의 탄생 
미국시대의 종말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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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5-10-1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딸기우유님. 전부터 즐찾하고 있던 나무입니다. 도대체 제가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는 책꽂이라니... 아. 맘 상합니다. 너무 말랑한 책만 보고 있구나, 싶어 부끄럽습니다. 보는 이를 기죽게 만드는 책꽂이어요. 이렇게 가끔 아는 체 할게요.

릴케 현상 2005-10-19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증말-_- 읽은 게 없네 이웃을 슬프게 하는 페이퍼는 삼가주세요

딸기 2005-10-1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부끄러우실 것 없는데요. 저도 저것들 중에 읽은책 한권도 없습니다. ^^;;
산책님 ㅋㅋ 이웃을 슬프게 하는 페이퍼^^는 바람구두님을 위시하여 여러 분들이 올려주고 계시잖아요 (방싯방싯)

Phantomlady 2005-10-1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은 것이 하나도 없어요 심각한 위화감이 조성됩니다 ;;;

딸기 2005-10-1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로분...누구하고의 위화감인지 분명히 하세요!
저도 한개도 안 읽었다니깐요!

릴케 현상 2005-10-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하시네^^

딸기 2005-10-19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산책님 가만보면 재밌다니깐요 -_- 누가 날 고전하게 만들었는데!

2005-10-20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10-2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책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다 읽고나서(시간 좀 걸릴 거예요) 말씀드릴께요 ^^
 

'나무 위의 남작'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더니 하이드님이 이런 단편을 소개해주셨다.

영어 제목은 The Black Sheep.


[번역 서비스...]


도둑들만 사는 나라가 있었다. 밤이 되면 주민들은 쇠지레와 손전등을 들고 집을 나서, 이웃집으로 쳐들어간다. 노획물을 싸들고 새벽녘 집으로 돌아와 보면, 자기 집도 똑같이 강도질을 당한 걸 알게 된다.

모두가 조화롭게 살았고, 아무에게도 그다지 나쁠건 없었다. 한 사람이 옆집에서 도둑질을 하면 옆집 사람은 그 다음집을 훔치고, 이렇게 맨 끝 사람에게 이를 때까지 서로 도둑질을 한다. 이 나라에서 사업이란 말은 사는 것이 됐건 파는 것이 됐건 사기라는 말과 똑같다. 정부는 국민들을 강탈하기 위한 범죄조직이고, 국민들은 정부를 속이는데에 전념한다. 그러나 인생은 별탈없이 흘러가고 주민들 중에는 부자도 가난뱅이도 없다.

어느날 -아무도 그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정직한 남자가 나타났다. 밤에 가방과 전등을 챙겨들고 도둑질을 하러 나가는 대신에, 그는 집에 머물러 담배를 피우며 소설을 읽고 있었다. 그의 집에 들어간 도둑들은 불빛이 환히 켜져있는 것을 보고 도망쳐버렸다.

이런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정직한 남자가 자기 편한대로 사는 것을 뭐라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하던대로 하는 걸 막을 권리도 없었다. 매일밤 그가 집에 머물러있었던 탓에 굶어야 하는 가족이 하나씩 생겨났다.

정직한 남자도 이제 밤부터 새벽 사이에 집을 비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도둑질을 할 수는 없었다. 그는 정직한 남자였다. 그는 저 멀리 다리까지 가서 흐르는 물을 쳐다보곤 했다. 그리고는 도둑이 왔다 간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일주일도 가지 않아, 정직한 남자의 집에는 돈도 음식도 떨어져 버렸다. 하지만 이건 그 남자의 잘못일 뿐이었다. 문제는 그의 정직함이었으니까. 정직함 때문에 정상상태에서 떨어져나가게 된 것이다. 자기가 도둑질할 차례인데 하지 않고, 도둑을 맞기만 했다. 덕택에 누군가는 매일밤 도둑질을 하고도 자기 집을 도둑맞지 않게 됐다. 정직한 사람이 도둑질을 했어야 할 집 말이다. 당연히 그 결과, 도둑질을 당하지 않는 집은 다른 집보다 부자가 됐다. 부자가 된 사람은 도둑질을 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빈털터리 정직한 남자네 집을 털 사람은 훔칠 물건이 없으니 가난해졌다.

한편 부자가 된 사람은 밤마다 다리 위에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정직한 남자의 버릇에 동참을 하게 됐다. 이 때문에 혼란만 더해졌다. 부자가 더 생겨나고, 가난뱅이도 더 생겨났기 때문이다.

부자가 된 사람들은, 밤에 다리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 다시 가난뱅이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난한 사람들을 시켜서 날 위해 대신 도둑질을 해오도록 하면 되잖아?" 부자들의 생각이 여기에 미쳤다. 계약이 체결되고 봉급과 지분에 합의가 이뤄졌다(물론 이들은 아직 도둑근성을 버리지 못했기에 쌍방 모두 이중계약을 맺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그 결과, 부자들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뱅이들은 더 가난해졌다.

어떤 부자들은 너무 부유해서 더 이상 훔치거나, 도둑을 고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들이 도둑질을 그만두면 곧 가난뱅이로 떨어질 것이었다. 가난한 사람들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부자들은 가장 가난한 이들이 적은 재산이나마 지킬 수 있도록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이렇게 경찰이 생겨났고 감옥도 지어졌다.

그랬다. 정직한 사람이 나타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아무도 도둑질이나 강도당한 일에 대해 말하지 않게 됐다. 그 대신 사람들이 얼마나 부유한지 혹은 가난한지를 이야기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다 도둑들이었다. 정직한 단 한사람, 그는 곧 굶어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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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10-18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밌네요 어릴 때 슈바이처박사 전기를 보니 아프리카에서 물건을 도둑맞고 주변 원주민들에게 물어보면 "그건 당신 잘못이에요. 당신이 지키지 않을 때 가져가는 건 당연한 겁니다"하는 식의 답변을 하더라고... 탈무드에도 보면 도둑을 맞았거든 아무 말 말고 옆집에 가서 잃어버린 물건을 훔쳐오라 그런 식으로 계속하면 결국 모두가 균형을 이룰 거라는 얘기가 있죠. 한국에서는 군대에 가서 실천할 수 있죠. 물건을 도둑 맞으면 도둑맞았다는 걸 숨기고 있다가 다른 사람 걸 자기 자리에 '갖다 놓죠'.

딸기 2005-10-1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적에, 그런 말이 제일 싫었는데... 물건 잃어버리는 애가 바보같은 애다, 잃어버린 사람이 나쁘다, 그런 거 있잖아요. 잘못한 사람은 분명히 있는데 피해자가 모든 걸 뒤집어써야 되는 상황 말이지요. (참고로 저는 물건 몹시 잘 잃어버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