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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왜 미국 민주주의는 나빠졌는가
매튜 A. 크렌슨 & 벤저민 긴스버그 지음, 서복경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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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지적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문명은 발달하고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지.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가치판단을 제대로 못하며,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가는 게 편하고 옳다고 믿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니 이것은 참 절망적이라고 해야할지 황당하다고 해야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어리석은 대표를 앞세워, 그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줄 거라고 믿는 안이한 태도. 한 명이 세상 모든 것을 바꿔줄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믿음. 그것은 어디에서 온 것일지 궁금했었다. 과연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인지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이것은 비판없이 받아들인 정부의 정책과 수많은 제도가 한 몫을 해온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싸우고 싶지 않은 것은 대중이었고, 그 마음을 교모하게 이용하여, 자신들에게 맞서지 않도록, 덜 피곤하게 삶을 살아가도록, 그리하여 무언가를 바꾸려 하기 보다는 순응하고 살도록 만드는 정치, 정책, 정부. 

 

실로 지난 정부에서 우리는 이것들을 몸소 체험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점점 무기력해져가는 대중을 보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미 그들은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공포를 조장하고, 대중이 뭉칠 수 없도록 겁박하고 협박해왔다. 미디어를 이용하고, 국가 권력을 이용했으며, 국가 기관을 이용했다. 대중은 똘똘뭉쳐 맞서 싸우려다 힘을 잃었고, 기운을 잃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결국 혼자 아무리 용을 써봐야 되지 않는다는 무기력감을 느끼고, 다른데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아주 민주적이지만, 의아하게 말이다.

 

모두가 참여하고 있는 듯 하지만, 전혀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태도. 비판과 비난보다는 수긍과 무관심, 모른척이 더 우세하여 벽에 가로막힌 듯한 느낌.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함께 사는 삶보다는 내가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이유가 이미 민주주의를 지배하고 말았다. 투쟁보다는 체념으로 똘똘 감싸고, 우리의 삶에 심각하게 해를 끼칠 것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재미나 가십 거리의 사건 사고에 더 관심있어 하는 태도. 스스로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본다.

 

그들은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다.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힘만 있으면 된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약간의 대중만 자신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표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들에게 생계가 어려운 대중이 잘 사는 것이 중요할까? 그들이 잘 살게 되어 머리를 깨우고, 생각을 하고,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 필요한 일일까? 그들은 대중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들에게 무관심하길 바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겉보기엔 그럴 듯한 정책을 만들고, 달콤한 말로 나라의 공공기관을 사기업에 팔아 넘겨 배를 불리며, 대중들의 피를 빨아먹는데 열을 올릴 뿐이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관심도 없을 뿐더러, 내가 먹고 사는 게 더 중요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혔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도 거대 권력이 만들어 놓은 최면이라는 것도 모르는 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진실을 깨닫길 바란다. 우리가 얼마나 퇴행하고 있으며, 권리조차 정복당해 허우적 대고 있는가를.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몰락은 계속될 것이며, 특권은 한쪽에만 치우쳐 더욱 무기력해지고 말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미국의 몰락과 너무도 닮아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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