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 / 부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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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정말 복잡하다.
왕조 국가가 망하고, 식민지 시대를 거쳐, 전쟁과 분할통치로 사회는 잡탕이 되어 버렸다.

전쟁 후, 거지 국가에서 한강의 기적을 거쳐 구제 금융까지, 한국 경제는 더욱 복잡 다단하다.
80년대의 사회 구성체론 부터, 재벌에 대한 비판까지 한국 경제에 대한 해법은 더욱 말이 많다.

그렇지만, 경제학이란 원래 말은 많지만,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되는 학문이라 했던가?
각종 경제 분석론이 많았지만, 한국 경제를 날카로운 칼로 베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누구는 당파성에 휘둘리고, 누구는 지킬 것이 너무 많고...
이 책은 욕을 먹을 발언도 용감하게 한다. 그렇다고 욕을 먹을 만큼 더러운 책은 더더욱 아니다.

얼마 전, 대통령이 자기는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했다.
좌파는 뭐고 신자유주의는 뭔가.
정치적 지향성은 좌파고, 경제적 기조는 신자유주의를 따르겠다는 듯 한데...
사회 민주주의는 가능해도, 자유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는 저자들의 논조를 따라 보자면,
좌파 신자유주의는 정말 어불성설이다.

신자유주의의 특징이 저투자, 저성장, 고용 불안을 통한 빈곤화, 양극화, 실업의 극대화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것을 저지하려는 강력한 투쟁이 소위 <좌파> 아니겠는가?
빈곤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양극으로 나뉘는 거 좀 막고, 실업을 방지하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노동 시장의 유연성>에 대한 신화는 이미 다가오는 4월의 <노동자 대투쟁>으로 불이 붙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4월의 싸움에 대하여, 과연 노무현 정권은 좌파답게 행동할 것인가? 신자유주의자로서 대처할 것인가.
내 눈엔 답이 보인다. 정답은 2번.
방패로 내리 찍고, 최루탄을 쏘고... 그런 게 무슨 좌파 정권이람.

시장주의를 용인하는 좌파는 없다. 옳은 말이다.
박정희 시대에 대한 향수가 많다. 그래서 박공주도 인기가 좋다.
그러나, 박정희에 대한 비판도 높다.
그 시대의 비민주적 독재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 시대의 경제 성장 조차도 부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가들은 너무 반사 이익에 몰두한다.
6.29 선언 이후로,
물태우는 두 김씨의 쌈박질로 해먹었고,
김영삼은 김대중이 두려워 민자당으로 기어들어갔고,
김대중은 이인제와 김종필 덕에 해먹었고,
노무현도 그가 훌륭해서 된 것은 아니다. 차떼기당이 이회창이란 카드로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되었을 뿐.

그런데도, 자기들이 마치 개혁 세력인듯 좌파 운운하는 것은 좀 웃긴다.
이제 그들에 대한 비판적 지지, 사표 死票를 줄이기 위해 찍었던 시대는 지나가야 할 듯하다.
대놓고 노동자의 정당을 표방하는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한번 주는 것은 어떨까?

장하준, 정승일은 민노당에 애정을 가졌으면서도, 그들의 역량이 부족한 데 애정어린 걱정을 한다.
이런 책이 당당하게 나서는 걸 보면, 한국은 이제 많이 열린 사회로 가고 있는 모양이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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