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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자연에서 자라야 하는가
게리 폴 나브한 외 지음, 김선영 옮김 / 그물코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참 더럽다. 모래밭에서 털썩 주저 앉아서 두 손으로 모래를 주무른다. 거긴 산도 생기고 계곡도 생기고, 집터도 있고, 자동차로 쓰는 자갈도 있다. 소나뭇가지는 나무가 되고, 두꺼비집처럼 생긴 터널도 만든다. 그 더러운 손으로 코도 비비고, 머리도 긁는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모래밭조차도 보기 힘들다. 자전거를 타거나, 기껏해야 롤러브레이드를 타거나 한다. 집에서 컴퓨터 오락을 하거나 피시방엘 다닌다.
나무에 기어오르고, 진흙탕에서 미꾸라지와 싸우는 원시적 삶의 태도가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기르는 방법이다.
숲을 잃고, 들판을 잃은 우리아이들이 빌딩숲에서 배운 감성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여성의 공간으로 꾸며진 곳이 부차적이거나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남성의 정체성- 무조건 나아가고, 어떤 값이라도 치르며, 모든 경쟁자를 무찌르고, 필요하다면 죽인다. -을 위해 지켜지던 특성들 위에 만들어진 길의 끝에 다다랐다. 우리는 이제 연결 속에서 믿음의 기초-믿음뿐만이 아니라, 그것은 인간 존재를 위한 요구 사항이라는 인식-를 찾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남성적인 것들이 우세하던 세기를 보내고, 여성적인 것들이 필요한 시대를 맞았다. 평화, 우애, 사랑, 존중, 공동체를 보듬어 사는 삶이 그것이다.
자연에서 떨어진 아이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이 달의 화두라도 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