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우에는 어디로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걷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순전히 여행하는 기쁨을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는 것, 삶의 필연성과 당혹감을 더 자세히 경험하는 것, 문명의 포근한 침대를 벗어나는 것, 지구의 화강암과 예리한 단면들로 어수선한 규석들을 내 두 발로 느끼는 것이다." (8)
루소는 1762년애 멀제르브에서 평생 살면서 느꼈던 최고의 순간은 젊은 시절보다는 오히려 은퇴 후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고독한 산책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정원 안쪽으로 가서 태양을 감상한다. 잡다한 일들로 아침나절이 지나고 나면 서둘러 점심을 하고 오후에 또 누가 찾아올 새라 방문객들을 피해 달아난다. ... `드디어 오늘 남은 시간은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구나!` 그러고는 차분한 발걸음으로 숲속 야행의 어딘가를 찾아 나섰다. 혼자 자연 풍경을 가로지르노라면 한 치의 모자람 없이 완전히 차분하게 풍경에 젖어든다.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