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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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뿐만이 아니다. 가까이 있건 멀리 있건, 우주의 모든 물질은 아주 잠깐 동안 존재하면서 쏟아지는 별빛을 반주 삼아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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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공부
지나 서미나라 지음, 강태헌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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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내 안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읽음에 따른 변화의 정도로 보자면 압도적일 정도! 불경도 성서도, 고대의 이야기도, 근현대의 어느 시들도, 윤회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하면 제대로 순통하게 읽힌다. 삶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달라졌고, 심지어 죽음으로 인한 공포와 슬픔도 많이 가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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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공부
지나 서미나라 지음, 강태헌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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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절대로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 ... 왜냐하면 사람은 자기가 씨뿌린 것을 거두어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과 대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이 말씀하시듯 악의를 품고 그대에게 오는 사람을 좋게 대해주어라. 그러면 그대가 다른 사람들에게 저지른 일을 보상할 수가 있다." - P71

그것들은 우리의 통상적 감각 기관, 곧 오관의 지각으로는 방대하고 복잡한 생명의 피륙의 극히 일부밖에는 볼 수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우리의 눈이 볼 수 있는 매끈한 거죽 아래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실들이 얽히고 설켜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피륙은 온갖 방향으로 널리 퍼져 있다. 그 피륙을 이루고 있는 어떤 실의 가닥도 우리가 태어남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착각에서 긋는 경계선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으며, 또한 죽음이라고 부르는 착각의 경계선에서 끝나지도 않는다. - P97

남의 괴로움을 비웃는 자는 자기로서는 알 수 없는 어떤 필연성이 상대방의 그런 사정 속에 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남을 비웃는 사람은 결국 사람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의 상황을 통하여 자기 진화를 한다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무시한 것이며, 모두에게 갖추어져 있는 평등한 존엄성과 가치와 신성을 모독한 것이다. 더구나 그는 비웃음으로써 자신의 우월성을 부당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비웃음이라는 행위는 가장 비열한 형태의 자기주장이다. - P104

이것은 보상 내지 속죄의 책임을 자기 밖의 외적인 그 무엇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범죄이다. 이것은 구원을 자기 자신의 본질적 신성...을 믿음으로써 이루어지는 자기 변혁에서 찾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아닌 남의 신성...에 대한 믿음에 의존시키고 있는 것이다. - P109

그런 까닭으로 케이시의 리딩에 따르면, 아틀란티스 시대의 인간이 현대에 아주 많이 환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놀라운 과학 기술은, 첫째는 아틀란티스 시대에 이루어 놓은 업적의 기억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놀라운 발명 능력의 결과로서, 둘째는 그런 힘의 남용의 결과로 일어난 파멸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이기주의와 문명의 가면을 쓰고 자행하는 만행에 대한 새로운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게 되었는지를 판정하는 시험장으로서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 P117

즉 외적인 조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카르마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심리적 사실이다. - P119

삶을 사는 우리가 할 일은 어떤 꾀를 써서 물질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배하고 질서를 세우고, 나아가서는 보다 높은 영적 수준에서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사실 물질은 ‘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하나의 에너지가 엉겨붙은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물질은 낮은 수준의 진동을 하는 영...인 것이다. - P121

......, 인생에는 어떤 괴로움이 있어도 각자에게 주어지는 운명은 정당한 것뿐이며 각자의 능력에 맞는 것이라는 든든한 안심감을 가지고 사는 데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우레에게는 결코 너무 무거워 도저히 견디지 못할 카르마에 휘말리는 따위의 일은 없는 것이다. - P122

사람이 미래의 재난이나 어려움을 두려워하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에게 당연히 닥칠 어려움을 두려워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정직한 사람은 빚을 지면 열심히 갚으려고 한다. 그는 양심적으로 매일 주머니 끈을 졸라매어 매달 청구서가 오면 그것을 지불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청구서가 날아올 때를 매일 걱정하며 한달을 보내는 따위의 태도는 아니다. 반대로 지불해야 할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 P123

이런 모든 죄는 오직 하나의 근본적 오류, 하나의 근본적 오해, 하나의 근본적 망각 때문에 저질러진다. 즉 인간은 영...이며 육체가 아닌 것이다. 죄는 바로 인간이 스스로를 육체라 오해하고 영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것이다. 인간이 극복해야 할 것은 바로 자기가 육체라고 생각하는 그 망상이다. 그리고 이 망상을 깨는 가장 확실한 길은 이것을 부정하는 따위의 소극적이 과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는 영‘이라고 생각하는 적극적인 과정을 거쳐서이다. - P132

신의 힘을 의식하는 삶에 이르는 데 있어 지름길이란 없다. ...... 삶이란 자기 자신의 안에서 배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밖으로 떠들어 대는 것이 아니다. 배워 나가는 것이다. - P135

복수의 원리에 따라 우리는 카르마 자체가 지니는 균형을 유지하려는 힘의 고통스러운 작용을 통하여 자기완성이라는 좁은 길로 되돌려지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연속의 원리에 따라 우리는 전혀 다른 길을 거쳐 조용히 방해받음 없이 진보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인생이라는 나그네 길을 거듭거듭 가면서 차츰 영혼을 위한 보다 나은 집을 지어 나가고 마침내는 해탈을 성취하는 것이다. - P159

남들에게서 약점을 찾아 비난하던 그런 약점이 그녀 자신의 것이 된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그녀는 ‘잘못‘의 내적 필요성과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더욱 큰 죄로 빠지게 하는 굶주림과, 또한 관능의 쾌감 속에서 위안을 찾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쓸쓸함과 약함을 몸으로 겪어 보고 배운 것이다. 남을 비웃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남을 비난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스스로 그 비난의 죄를 갚아야만 한다. - P177

뼈아픈 궁핍의 교훈을 배워야만 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불의...가 그들이 경험해야 할 궁핍을 존재케 하는 역사적 시기와 장소에서 태어난다. 그러나 동시에 남들의 운명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은 태만의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남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자기의 먹이로 삼는 사람은 적극적인 범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동포에 대한 이 두 가지 죄는 언젠가는 반드시 보상해야 하는 것이다. - P187

만약 행복을 얻기 위한 싸움이 동시에 자기완성에 이르기 위한 싸움으로 이해될 수 있다면, ... 이렇게 원대한 시야에서 보는 결혼은 두 사람의 불완전한 개인이 서로 도우면서 각자 카르마의 부채를 지불하고, 그리하여 영혼이 새로운 성질을 가꾸어 나가면서 영적 이해력과 힘을 향상해 나가는 기회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205

그렇게 하려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서로의 향상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 그러나 선택은 그 사람 스스로가 해야 합니다. 당신은 과연 X와 함께 지불해야 할 카르마의 부채가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 관게로 그것을 지불하기에는 어려운 관계입니다. - P212

"당신이 그럴 준비가 되었을 때 그런 생활이 당신에게로 찾아든다." - P223

그러나 사실 영적으로 보았을 때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지배권이란 없다. 모든 생명은 넓고 넓은 영적 사회에 있어서 평등한 구성원이다. 영적으로 말한다면 어버이는 그 자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도 창조한 것도 아니며, 다만 아이를 이 지상의 삶으로 나올 수 있게 한 경로에 불과하다. - P258

직업 선택에 관한 케이시 철학의 두 번째 개념은 "남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노력하라."이다. 무엇을 하면 인류에 봉사할 수가 있을까 하는 것이 결국은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모든 사람들을 지오하는 원리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사람은 끝내는 자기 자신을 인류라는 육체의 세포로 보게 되어야 한다. - P307

"경제적이라는 생각을 집어치우시오. 경제적인 이익은 정직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자연히 따라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사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오. 이익은 신이 주십니다." - P309

"몸 가까이 있는 것을 활용하며,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출발하라." - P311

그러나 윤회론에 따르면 유일한 참된 인생관은 세로...의 인생관, 즉 수직적 인생관이다. 젊은 사람들과의 비교는 불쾌할 뿐더러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을 능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므로, 어떤 의미에서 진보란 남들과의 상대적 관계에서의 진보가 아니라 오로지 인간과 신과의 관계에서의 진보인 것이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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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인간다운 죽음을 말하다 - 현대의학이 가로챈 행복하게 죽을 권리
브렌던 라일리 지음, 이선혜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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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계속 돌아가는 환자들의 이야기에 150km 밖에서 죽음을 맞고 있는 양친의 이야기, 그리고 저자 삶의 일부가 된 프레드와 마사의 이야기ㅡ이 세 가닥 실을 교차시키며 놀라운 텍스쳐를 만들어냈다. 어머니의 연명치료를 ok하는 마지막이 압권. 국문 제목은 너무 오버하였음. 원제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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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인간다운 죽음을 말하다 - 현대의학이 가로챈 행복하게 죽을 권리
브렌던 라일리 지음, 이선혜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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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여러분은 이런 내 이야기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 같은 의사는 멸종 위기에 처한 공룡과도 같다. 나는 의료 역사 속 주목할 만한 한 시기의 소멸을 목격한 사람의 눈으로 확자들을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8)

나는 감명을 받았다. 나를 감동시킨 것은 티나의 놀라운 타자 실력이 아니라 정직성이었다. 그녀는 지난 밤에 워너를 진찰했을 때 신경학적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음을 주저 없이 인정했다. 일류 대학 병원의 경쟁적인 분위기 속에서는, 이번처럼 쉽게 용서될 수 있는 경우라 해도 잘못을 인정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47)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가?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재력도 갖춘, 사리를 아는 똑똑한 남자가 세계 최고의 병원 중 한 군데도 아니고 여러 군데에서 암 치료에 실패해 놓고서도 어떻게 이런 상태에 있을 수 있을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어떻게 그 사실을 모를 수 있을가? ... 간 이식 같은 극단적 수술은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기나긴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동안, 항상 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그의 건강 상태와 기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그를 잘 알고 있는 단 한명의 의사를 만나지 못했을까? 미국 최고의 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소통의 결핍이 생겨나고 있을까? (69)

많은 환자가 신체화로 인해 극심한 자아애를 경험하고 심한 고통을 겪는다. 안타깝게도 신체화는 소통의 한 방법이 되었다. 의료가 대중화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신체화를 통해 고통을 표현한다.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할 만한 상대가 없는 사람들은 의사 앞에서 두통이나 피로감 혹은 모호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자신의 걱정과 불안을 풀어 놓는다. 그러나 많은 의사가 환자들이 호소하는 이 같은 증상이 심리적 고통의 표현임을, 진료실로 들어올 수 있는 입장권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다. 의사가 이러한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환자의 ‘진짜‘ 문제는 다루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105)

뭐든지 다 시도해 주기를 바라는 환자는 어디에나 있고,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 ... 이러한 일들을 가능하게 하려면 귀 기울여 듣고, 환자가 어떤 사람이며 환자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뭐든지 다‘가 뜻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
슬픈 이야기는 대부분 너무 늦은 뒤에야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할 때 생겨난다. (142)

리스트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렇게 했더라면 놓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답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날 프레드의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던, 내 책의 그 구절 안에. 책에는 신경성 원인과 심장 및 폐와 관련된 원인을 포함하는 실신의 다ㅣ양한 원인이 적혀 있었다. 심지어 별도의 표 안에 ‘심장성 실신의 드문 원인‘이 나열돼 있기까지 했다. ... 만약 책을 근거로 모든 가능성을 나열하고, 하나 속은 두서너 개만 남을 때까지 검사 결과에 따라 하나씩 지워갔다면 우리는 아마도 심방 점액종과 맞닥뜨렸을 것이다. (241)

프레드가 세상을 떠난 뒤 여러 달 동안 마사와 나는 전처럼 자주 만나지 않았다. 꼭 필요할 때만, 그것도 그녀의 집이 아닌 병원 진료실에서 마주했다. ... 마사와 나는 우리가 과연 유죄인지 확신하지 못한 채, 기소된 적은 없지만 공동 피고인이 되었고 암묵적으로 서로에게 의존했다.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마사가 세상을 떠나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그녀의 딸은 어머니가 나를 무척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마사와 나는 그랬다. 우리는 여전히 자식들과 보물들 그리고 추억을 공유하는 별거 중인 부부와도 같았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안쓰럽게 여기면서도 서로를 피했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안타까워했다. (259)

그러나 정신 상태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섬망을 조기 진단하려면 환자의 평소 정신 상태를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섬망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이다. 환자들이 과거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간호사와 의사의 진료를 받는 급성 환자 치료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섬망의 발병을 예고하는 감정이나 태도의 변화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더 심각한 것은 고령인 입원 환자가 섬망 증세를 보일 때 의료진이 치매라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결국 의료진은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정네, ... 등의 정신 작용제를 투여하게 되고, 이러한 약물은 환자의 섬망 증상을 약화시킨다. (287)

하나의 체계를 해체하는 것은 ... 원인보다는 결과를 공격하는 것이다. 결과에만 공격을 가한다면 그 어떤 변화도 이룰 수 없다. ... 체계 잡힌 정부를 혁명으로 무너뜨렸다고 해도 그 정부의 근간이 되었던 체계적인 사고 유형이 그대로 살아남았다면, 그 사고 유형은 뒤를 이어 들어서는 정부 안에서 또다시 터를 잡을 것이다. 체계에 대한 논의는 넘쳐나지만 제대로 된 이해는 너무나 부족하다. (317)

아버지는 내게 아버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 분이셨다. 아버지는 내게 친구가 되어 주셨다. 아버지는 아내와 아이들 다음으로 내가 가장 사람한 사람이었다. 나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벌써 아버지가 그리웠다. 하지만 아버지를 위해서는 잘된 일이었다. 마침내 끝났다. 나는 한동안 그대로 앉아 아버지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그리고 내가 한 일이 떠올랐다. 잠시 뒤 나는 다시 병원으로 가서 어머니에게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490)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밤, 일은 그렇게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내가 이미 내린 결정을 왜 번복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어머니가 들려주신, 아버지와 베니 굿맨 그리고 춤을 추며 지새운 밤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를 차마 같은 날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바다를 내다보던 어머니 얼굴에 어려 있던 표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어머니는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는 바닷바람이 정말로 느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눈꺼풀을 떨면서 기쁨의 한숨을 내쉬셨다.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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