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법정 스님 전집 7
법정 지음 / 샘터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추천권유도 8  

  

겨울산이 적막한 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겨울산에 새 소리가 없어서라는 '화두'

시작되는 이 에세이는, 각박하고도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은 되짚어

볼 만한 문구들로 채워진 작품이었다.

어느 때보다 '자기 성찰''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대를 밝혀 줄 명상집이었다고

작품을 평하고 싶다. 무엇을 느끼고 그 소감을 적기 보다는 책 속에서 법정스님께서 하신

말씀을그대로 옮겨 적어 보고자 한다.

읽는 이들로 하여금 그 분의 음성을, 생각을, 마음을 직접 체험해 보라는 의미로...

-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 고귀한 성인의 말씀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책 속에 갇혀 있는 한, 그것은 한 낱 그 사람이

   남긴 찌거기에 불과하다.

- 식물에도 영혼이 있다.(독일의 철학자이며 심리학자 '페히너')

- 개체의 삶은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사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삶과 조화를 이룰 때에만

   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 '사랑''이해'는 사람의 중심을 통해서 이루지고, '인간의 진실'은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속에서 꽃 피어난다.

- 소유를 필요한 최소한의 것으로 제한하는 것이 정신활동을 자유롭게 한다

   소유에 눈을 팔면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 깨달음은 굳이 말을 하자면 보름달처럼 떠오르는 것이고, 꽃향기처럼 풍겨 오는 것

   그러니 깨닫기 위해서 정진한다는 말은 옳지 않다.

   또 깨달음에 도달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을 안으로 살피는 것

   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에게 나누는 자비의 실현'이다.

- 수행하는 것은 새삼스럽게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깨달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 자기반성이 결여된 종교는 온전한 종교일 수 없다.

- 공부가 됐건 무엇이든 전적으로 하라. 어중간한 것은 사람을 퇴보시킨다.

   하다가 그만두지 말라. 안 한 것만 못하다. 남에게 폐가 되지 않는 한 무슨 일이든지 

   전력을 기울여라. 그 때 자기 안에서 어떤 변혁이 일어난다.

   그 변혁의 과정에서 참된 자기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 흙에서 멀어질수록 병원과 가까워진다.

- '청빈(淸貧)'은 스스로 선택한 가난이고, '빈곤(貧困)'은 결핍에서 온 주어진 가난이다.

   따라서 청빈이란 단순한 가난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따라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사는

   덕이다.

- 향기 없는 꽃이 아름다운 꽃일 수 없듯이 향기 없는 삶 또한 온전한 삶일 수 없다.

-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기 쉬운데 '사랑'은 감화를 시킨다.

   '지식은 행동을 동반할 때'에만 가치가 있다. 덕행의 실천보다 더 좋은 설교는 없다.

- 노자(老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있고 없음은 서로를 낳아 주고, 쉽고 어려움은 서로를 이루어 주며, 길고 짧음은 상대를 

    들어 내주고, 높고 낮음은 서로를 다하게 하며, 음과 소리는 서로 화답하고, 앞과 뒤는 

    서로를 뒤따른다'

- 인간의 머리와 손으로 만들어 낸 문명이지만 거기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그 문명으로

   부터 배반을 당할 때가 반드시 온다. 문명은 온전하지 못한 인간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 분수 밖의 욕구인 탐욕은 목마른 허욕일 뿐 근원적으로 내 것이 될 수 없다.

- 노동의 목적은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며 또한 인간의 자기 표현수단.

- 온전한 삶에는 반복이란 없다, 늘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이다.

- 덕은 반드시 이웃을 거느리며 적게 가질수록 사랑할 수 있다.

-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려면 자기를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을 멍들게 하는 분수

   밖의 소유욕에 사로잡히게 되면, 그 소유의 좁은 골방에 갇혀 드넓은 정신세계를 보지

   못한다.

-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할 게 아니라 되풀이되는 이 반복 속에서 보다 

   심화된 삶을 가꾸어 나가야 한다.

- 자기 자신의 분수를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 존재의 바탕인 침묵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롭다.

- 조고각하(照顧脚下)란 자신의 현 존재를 살펴보라는 법문이다.

- 궁극적인 자유는 자기로부터의 자유이다. 기도의 마지막 단계는 침묵 속의 명상이다.

- 진정한 명예란 자기 자신다운 긍지와 자존심을 뜻한 말이다.

- 균형과 조화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활기요 지혜다. 인간끼리 모여 사는 사회에도

   자정 능력이 있다. 그것은 건전한 가치 의식과 도덕성일 것이다.

- 감정은 소유되지만 사랑은 우러난다. 감정은 인간 안에 깃들지만 인간은 사랑 안에서 

   자란다.

-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우리의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하다(간디)

-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있지 않고 불필요한 것으로

   부터 얼마만큼 있다.

- 영혼에는 나이가 붙지 않으므로 나이가 어리다고 지레짐작으로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 가족과 친지들에게서 듣는 칭찬과 격려의 말은 우리 삶을 이루는 데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불행하다.

- 생활에 불편함이 조금은 있어야 한다.그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체력과 의식이 살아

   움직여 삶에 리듬을 가져온다.

- 불심(佛心)이란 큰 자비심이다. 대자(大慈)란 모든 중생(이웃)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고, 대비(大悲)란 모든 중생의 고통을 덜어 준다는 뜻이다.

- 유능한 제자는 스승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여러 속담이 있다.

   예로서 '쪽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靑出於藍而靑於藍) '얼음은

   물에서 이루어지지만 물보다 차다'라는 말은 다 그런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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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기에 나는 기꺼이 세상을 떠난다
루이제 린저 지음, 김서정 옮김 / 예하 / 1998년 10월
평점 :
품절


추천권유도 8

 

그녀(1911~2002)70-80년대 남북한을 오가며 그 실상을 알렸다는 사실과 그녀가 나치가 독일 

점령 당시 '종신형'으로 감옥에 있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그녀의 경험들이 아주 사소한 개인의 고통에도 민감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1911. 4. 30 독일 바이에른주 피츨링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고 뮌헨대학에서 

교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대학졸업 후 35년부터 고향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하였으나

1939년 학교로부터 '나치스'에 가입하라는 독촉을 받게 되자 교단을 떠났다.

같은 해 젊은 작곡가와 결혼한 후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40년 처녀작이자 출세작인 

"파문 Die glaesernen Ringe"을 완성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서 병상에 있던 

헤르만 헤세가 찬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1944년 남편이 러시아 전선에서 전사했고 린저는 히틀러 정권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작품의

출판금지를 당하고 게슈타포의 감시를 받게 되었다. 이어 반나치스 활동으로 투옥되었으

194410,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종전으로 1945년 석방되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기형식인옥중기 Gefaengnistagesbuch46년에 발표했고 이후

린저의 작품에는 인류의 비극에 대한 묘사와 고발이 담겨지기 시작했다.

유대인에게 가했던 동족의 만행을 고발한 반파시즘적인 중편 

"얀 로벨 Jan Lobel aus Warschau"(1948)에도잘 나타나 있다

1950년에 발표한 생의 한가운데 Mitte des Lebens는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이 작품으로 

슈켈레(schickele) 문학상을 수상했다.

린저는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으며 한국 관련 저서도 많이 집필했다. 그 중 작곡가 

윤이상과의 대담록인 상처입은 용 Der verwundete Drache(1977)북한 방문 후 또 하나의 

조국등을 집필했다.

린저는 80세가 넘은 나이에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 위해 히말라야를 방문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20023월 바이에른주 운터하힝에 있는 한 양로원에서 90세의 나이로 타계하였다.

 

이상은 그녀의 생애에 관한 짧은 정리였다.

 

작가가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주제라고 생각되는 단어는 '종교', '사랑' 그리고 '희망이었다고 생각한다. 본 작품이 작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주옥같다고는 하나 나의 개념으로는 그리 주옥

같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작가가 상당히 고뇌하면서 자신의 작품 중에서 '정수'라고 생각되는 작품들만 모아 놓았을 

터이지만 내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간단한 터치로 짚고 넘어 가도 될 쉽고도 편한 이야기를 난해한 해석으로 이끌고 있어 생각이 짧은 사람들을 정말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본 작품에 대한 서평을 달리 기록할 것이 없어 작가의 연혁과 함께 글을 옮긴이 분이 작품에 대한 서평의 핵심이 되는 부분을 올려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소회를 대신 하고자 한다.

 

작가는 스스로 이 작품에 대해 

"내 모든 글 안에서 나의 인생과 함께 말하고 싶었던 것들의 정수"

라면서 뽑아 낸 글들은, 아름다웠고 반가웠다.

2차 대전 전후 그 암울했던 시기의 독일을 살아가면서 인간과 신에 대해 절망하고 희망하면서

삶과 종교의 의미를 필사적으로 찾아간 그의 인생 여정, 그 가운데서도 그야말로 '정수'라고 할 

만한 부분들이 이 책 안에서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다.

그것이 반짝이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사랑'이라는 빛을 스스로의 안에서 끌어내려고 애쓰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 모든 고통에 대한 위안, 모든 절망에 대한 희망은 아마도 

사랑, 결국은 사랑이다. 발 밑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보다 오히려 흔해진 이 단어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저자는 지치지도 않은 채 역설하고, 그것은 자신의 그 모든 고난과 방황 가운데서 체험적

으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더 힘이 있고 감동적이다.

영혼의 위로가 무슨 소용 있느냐는 린저의 외침은, 사실은 영혼의 위로가 가장 필요하다는 말의 

반어적 표현이다. 이제 우리 세기의 정신적 증인으로서 재평가 받기 시작하는 이 노작가가 

고뇌했던 문제가 우리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고, 그가 찾아낸 해답이 뭔가 새롭고 위대한 

철학이 아니라 우리의 보편적 일상과 인식의 세계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사실이 나에게는 그야말로 위로가 되었다.

다른 독자들도 나처럼 이 책 안에서 영혼의 위로와 휴식을 찾고, 사랑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그 실천에 대한 도전을 받는 시간을 발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느 서평에 올라 온 내용을 인용해 보았는데 읽어도 잘 모르겠다)

 

책에서 얻은 문구들

 

- 지고한 사랑의 순간에 있는 인간은 이미 ''가 아닌 것이다.

 

-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란, 그의 짐을 내 능력껏 지는 일이고, 나의 짐을 그의 힘에 맞게 지워

  주는 일이다.

 

- 인간을 사랑한다는 일은 그와 더불어 그에게 속한 현실을 사랑하는 일.

 

- 사람이 자기 자신을 지탱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질서가 있어야 한다.

  결혼은 그런 질서의 한 부분이며 표현이다.

 

- 인간 사이의 관계만큼 상처받기 쉽고 허무한 것이 없다.

  비통한 실망을 경험하는 것만큼 인간적이고 일상적인 것이 없다.

 

- 죽음이라는 건 없다. 죽어 가는 것이 있을 뿐, 그것은 또 다른 상태로의 변화이다.

 

- 우리 인간은 동물들의 구원을 도울 때에야 비로소 구원받을 것이다.

 

- 사랑할 때 혹은 아이를 낳았을 때, 혹은 어떤 진실을 발견했을 때 인생은 멋지다고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영원히 지속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그저 아주 조금만 맛보기로 

  받을 뿐이고, 그런 뒤에는 곧 빼앗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사람이 지금 물을 길을 수 있다는 것, 지금 장작을 옮길 수 있다는 것, 현재의 삶이 중요하다

  현재 외에 다른 것은 없다, 현재 안에 과거와 미래가 들어 있다, 사람들은 현재를 살아야 한다

  현재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현재 안에서 우리는 우리가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를 만난다

  현재 안에서 우리는 함께 있고 현재 안에서 영원한 하모니가 되비친다.

 

- 우리가 ''이라 부르는 것이 없으면 ''도 존재하지 않고, 악마가 없으면 신()도 존재 하지 

  않는다.

 

- 어둠이 가장 캄캄할 때, 길을 잃었을 때 신은 우리 곁에 있다.


- 신은 인격이고, 에너지이고, 끝없는 움직임이다. 그것이 바로 존재이다.

 

- 사람은 '행복'할 때 '연민의 고통'을 준비해야 한다

  사람은 '고통'스러울 때 '위안과 행복'을 준비해야 한다.

 

- 문제는 신이 하거나 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 인간이 하거나 하지 않은 일이다.

 

- 우리는 오직 그릇된 상상을 죽여야 한다.

  예수 스스로 자신을 통해서 '아버지'를 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 우리는 인간이 창조의 맨 위쪽에 있다고 여기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아니다. 우리는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우리는 그것을 느끼고, 그 때문에 불안해하며, 그 때문에 노력한다

  우리는 이제 오직 우리 자신만을 위해 도덕적으로, 지적으로, 정신적으로 우리를 발전시키려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 모든 종교는 각자 나름대로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서 나신을 다른 구조와 

  분리시킨다. 종교란 이런 겁니다.

 

- 절망이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키에를 키고르)

 

- 인간은 이 세상에서 절망을 몰아 낼 수는 없지만, 희망 없음의 심연 속으로 가는 사람을 

  절망하지 않도록 도와 줄 수는 있습니다. 그 구원의 줄은 바로 '사랑'입니다.

 

- 어떤 것을 희망한다는 말은, 내가 소원과 기대와 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 무신론자들이 믿는 걸 원하지 않는 이유는, 인간 이상의 존재가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는 게

  그들의 세계관이나 경험에 반하기 때문이다.

 

- 세상에 모순점은 없다. 극점만이 있을 뿐이다.

 

-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새로운 도덕이다.(테네시 윌리엄스)

 

- 종교는, 모든 사람의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 전체에 대한 사랑, 존재와 모든 존재하는 것에 

  대한 사랑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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