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끔 주변사람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두 가지가 있다. "나는 공병호처럼 되어서 박원순처럼 살거야"라는 말과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짧든 길든 모두 감옥에 갔다왔다는 점이야"가 그것이다. 먼저 첫번째 우스갯 소리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나는 공병호 박사의 개인 인터넷 싸이트를 체크할만큼 그 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이다. 그러나 관심이 많다는 것이 꼭 존경한다는 것을 내포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공박사를 알고 부터 깨닫게 되었다. 나는 분명 그의 생각과 말들에 공감하고, 배우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살고 싶진 않다는 생각을 늘 한다. 정말 이율배반적이고, 배은망덕한 것 아니냐고 따져물어도 뭐 내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게 맞으니까...그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공병호 박사는 뭐랄까...지나치게 완벽하다. 너무 자기 관리만 잘 된 나머지 그 분이 나눔을 실천하리라곤 상상할 수 조차 없다. 모든 일은 생산적이고, 누군가에게 특히 자기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해야한다고 그 분은 외치고 있는듯하다.(물론 내가 잘못 해석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들이 인터넷 게임을 하고있자 그 시간에 공부하는 너의 경쟁자들은 이미 앞서나가 너는 그들의 명령을 받으며 일평생 평범한 샐러리 맨으로 살아가야한다는 따끔한 충고를 해주었다는 부문과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사람들의 자제들의 모임을 만들어 한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부문이 특히 인상깊게 남는다. 그들은 이미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그런 세상을 안 이상 그리고 내가 그들에 비해 돈 없는 것 말고는 특별히 뒤쳐지는게 없다고 믿고 있는 이상 그 그룹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녹록치않다. 배타적이고 한없이 야비할때가 많다. 나는 그런 면에서 박원순 변호사를 높이 평가한다. 그 분은 뭐 나 같은 사람의 평가에 귀기울일 시간도 없으실테지만 어쨌든 나는 박원순 변호사와 같이 나누며 일평생을 살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누군가가 되고 싶다. 특히 박변호사의 창의적인 사고력이 가장 마음에든다.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는 기획력 있는 한 사람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였다. 박원순 변호사는 당사자임에 틀림없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기적이고 나 밖에 모르던 내가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 사회를 생각하고, 우리를 염두에 두며, 전지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프리윌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아주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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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 떠돌이 철학자의 삶에 관한 에피소드 27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 / 이다미디어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 4학년 시절 이 책을 처음 만났다. 그 당시 나는 참으로 딱히 할 일이 없는 딱한 대학교 졸업반이었기 때문에 온종일 시간의 흐름에 기대여 방바닥을 부벼대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참으로 딱한 처자였다. 나는 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아시다시피 교대는 특수목적대학이다. 특수한 목적을 갖고 입학했기 때문에 그 목적에 부합하는 직업을 갖지 못하면 사람구실 못하고 구질구질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어떤 회사에서 교육대학을 졸업한 인재(?)를 눈여겨 볼 것이며, 채용해 줄 것인가? 따라서 교대출신은 목숨걸고 임용고시를 봐야하고 또 합격해만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명퇴바람이 불던 그 다음다음해에 임용을 봤다. 호레이! 를 외쳐야 할 판이었다. 요즘 졸업하는 후배들을 보면 '정말 쟤가 떨어졌을까?'싶을만큼 총명해뵈는 애들이 주루룩 낙방이다. 서울로 임용을 친 것도 아닌데 떨어졌단다. 사실 욕심이 있어(결혼이든 뭐든) 서울이나 경기도로 시험 본 애들은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재수도 더러 하나본데 요즘은 전북을 쳐도 많이 떨어진다니 나는 그야말로 운빨 겁나 좋은 케이스에 속한다. (교회 다니길 잘했어 정말 ㅡ.ㅡ;;) 

띵가띵가 하던 그 4학년 시절에 에릭 호퍼 양반을 처음 만났다. 누구든 사람이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먹고사는데 지장없고, 왜 사는지 모르겠는데 책은 좀 읽은 치들은 띵가띵가 하다말고 문득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양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대로 살아가도 되는가?'류의 심오하고도 우스운 생각을 하게 되는데 나도 그랬다.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왔다면 그 양반은 철학가일 가능성이 높지만 나처럼 되나깨나 살다가 어느 순간 '잘 살고 싶다'라거나 '제대로 살고싶다'라고 쇼생크의 탈출처럼 포효하게 되면 이거너 좀 우습다.어쨌든 그 우스운 짓을 자못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는 몇몇 철학서를 읽게 되는데 그 중 한 권이 이것이다. 그 때와 지금 출판사가 다른데 제목도 달라졌다. 그때는 떠돌이 철학자의 노래였다. 제목에서 어렴풋이 느낄 수 있듯이 에릭 호퍼는 제도권에 속해 있지 않았다. 그는 다섯 살때 시력을 잃게 되는데 이는 가족력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열세살 무렵 어느날 갑자기 시력이 다시 찾아오고 그는 그때부터 미친듯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언제 다시 또 장님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그는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해야했지만 책을 읽는 것 역시 먹고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시간차를 두고 책 읽는 일과 돈 버는 일을 병행한다. 그의 경우처럼 돈과 책이 같은 선상에 있다면 인생은 얼마나 풍요로워지겠는가.....보르헤스는 말년에 시력을 점차 잃어가 결국 장님이 되는데 그는 장님이 되어서 더 많은 책을 썼다고 한다. 결국 장애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그 불편한 정도가 결정되는 듯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에릭호퍼는 오로지 책으로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마스터하였다. 그는 선천적으로 총명한 사람이었는지 어느 분야에 대해 책을 읽으면 대학 교수 못지 않은 전문적 지식을 쌓아 주변인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결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몹쓸 병충애가 돌아 농작물이 고사위기에 처해있을 때 결정적인 해결방법을 찾아 그 일대 농작물을 보호해 준 공이 인정되어 그는 대학 교수가 된다. 그는 살아생전에 시도 참 잘 썼다고 하는데 작품이 남아있지 않아 무척 아쉽다. 

얼마전에 전주에 있는 모 대학에 가서 교수 임용 면접을 보았다. 여기서도 이 이야기를 하니까 뭐...내가 교수 못해 안달인사람처럼 여기는 분도 계시겠지만서도...어쨌든 대학교수 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절대 아닌데 얼마나 똑똑했으면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이 사람을 교수로 임용하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책을 읽고 실력을 쌓아가야겠다는 다짐도하게된다. 언젠가 나를 눈여겨 봐줄 그 누군가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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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장학사님이라고 불러야하는데 익숙한 단어인 '선생님'이란 말이 먼저 나옵니다. 건강하시지요? 그렇게 일을 많이 하시면서 건강챙기시기 쉽지 않으실텐데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학교생활을 잘 해내셨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제 7년차 교사가 되어 이런저런 일들을 하나씩 맡아서 해보고 있습니다. 워낙 천성이 게으르고 무딘지라 어르신들 눈에 차지 않을 때가 많아 송구한 적이 많지만 그럼에도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고있어요. 36개월, 12개월인 두 딸들은 엄마노릇에 익숙하지 못한 저를 '엄마,엄마' '사랑해' 불러주며 무럭무럭 잘 자라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살아가는 일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요즘 평소 고마웠던 분들께 편지를 쓰며 책 이야기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책이 하나의 생명체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태어나길 나무라는 생명체로 태어나서일까요? 한장한장 넘기며 행간 사이의 의미를 곱씹을라치면 '이 친구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라는 혼자 생각에 빠집니다. 작가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책 자체에게 건네는 질문이지요. 작가는 작가대로...책은 책대로 저에게 뭔가를 말해주려는 움직임이 보여 늘 긴장하고 정신을 바짝 차립니다. 그렇게 한 두 시간을 책과 씨름하다보면 답을 찾을때도 있고, 다음을 기약할 때도 있지요. 사람을 대하듯 그렇게 말입니다. 

'프레모 레비'라는 작가를 아시는지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에 갇히게 됩니다. 그는 화학자였습니다. 스스로 고백하기를 대학다닐 적에 그다지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화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그 순간에는 초인적인 암기력을 발휘하여 나치를 돕는 연구를 할 수 있게됩니다. 그리고 그는 살아남았습니다. 인류가 자행한 최악의 범죄인 홀로코스트를 견뎌내고 목숨을 부지하여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자전적 소설을 남깁니다. 비참했던 유대인 집단 수용소 생활을 담담하고 세세하게 그려나간 이 소설은 문장과 구성 또한 탄탄하여 읽을수록 흥미로워집니다. 레비는 총명한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짐승보다못한 수용소 생활을 해야했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는 법(타인을 해치지 않고 또 타인의 도움없이)을 찾아나갑니다. 예를 들어 손바닥만한 천을 최대한 아껴가며 갖가지 유용한 곳에(때로는 생명과 직결된 곳에)사용하는 방법이라던지, 부역을 나갈때 적당한 파트너와 일하기 위한 줄서기 방법이라던지, 의료국을 찾을 적당한 시기를 포착할 때라던지....그는 반짝이는 생명력을 보이며 끈질기게 살아나갑니다. 그 책을 읽어나가며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현상황을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였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을 그는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분노하지도 않고, 절망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 상황을 이성적으로 인지하고 그 안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렇다고 감정이 없는 몰인정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는 죽어가는 이의 마지막을 애도하였으며 심지어 도와주기까지합니다(그런 상황에서 남을 돕다니요...정말 말도 안되는 일 아닙니까?) 화학을 전공한 과학도여서 그런지 그는 침착하게 하루하루 궁리를 하며 살아나갑니다. 그래서 결국 살아남습니다. 

저처럼 감정이 과잉 분출되는 곤란한 성격의 소유자는 저에게 불리해보이는 조그만 상황에도 '이건 말도 안돼' '왜 내가 이런 수모를 겪어야해?'라며 울분을 토합니다. 주변사람들은 한 두번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자신이 그런 경우를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하느라 두 번 이상의 관심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저는 또 동정받지 못한 나 스스로를 딱하게여겨 한 번 더 절망의 노래를 부르게 되지요. 이런 류의 사람은 아우슈비츠를 들어가기도 전에 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사는건....어찌되었든 살아가는 사람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요근래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죽지 않고 살아갈 것이라면 좀 더 멋지게 사는것이 좋지 않겠느냐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려면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여 지금 내게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갖춰야 하는 덕목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본뒤 준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적능력을 높이고, 기획력을 동반한 따스한 인간적 매력이 있어야겠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않는 자기관리 능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선생님이 그래서 저는 참 부럽습니다. 

 레비와 선생님은 닮은 꼴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선생님과 어울리는 책 한 권으로 골라보았네요. 

 며칠 전 기전대학교 시간강사 모집에 응시하여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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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30분쯤 K대학 학사처에 도착했다. 시간강사 자리를 얻기 위해 면접을 보기 위해서였다. 좀 떨리긴하였다. 불가능해보이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면접이라는 기회까지 주어진 것에 대하여 감사할 뿐이었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라는 것이 염치도 없고, 상식도 없는지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붙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에휴~ 이놈의 허영.... 

 면접자 대기실에는 두 분이 더 계셨는데 두 분 모두 어머니, 아버지 연배셨다. 한 분은 30여년 동안 유치원을 경영하고 계신다고 하시고, 다른 한 분은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에 국어선생님을 하셨던 분이셨다. 한마디로 은사님이셨는데 내가 기억하는 가장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비양심적이고, 비굴한 분이다. 문제집 선택부터 수업 내용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이 분이 어떻게 지금까지 교단에 설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만큼 엉망징창이었다. 그런 분이 교장선생님으로 작년에 정년 퇴임을 하셨단다. 교장은...그래...교장은 교사의 자질로 되는 것은 아니지....그렇지 뭐..... 

어쨌든 그 분은 면접실에 들어서자마자 유아교육학과 학장님과 개인적인 인사를 나눌만큼 안면이 있으셨고.....나는 결국 들러리를 서고 왔다. 사실 붙었어도 학교생활과 강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무리일 듯 했기에 별다른 아쉬움은 없다. 없다. 전주로 들어온 뒤에 더 노력해서 강의에 나가야지...흠... 

대학이라는 곳은 예산이 넉넉한지 면접 본 사람들에게 돈을 주겠단다. 그래서 나는 면접보고 은행계좌번호를 적어주고 왔다. 그렇다면 교수는 정말 많은 돈을 받겠구나....다시금 그 차이가 느껴진다. 나의 꿈이 뭘까 생각해본다. 장정일처럼 그냥 그런 꿈을 꾸며 살았으면 좋았을텐데....지금 나의 꿈은 너무 비현실적이고,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게 커져버린 것 같아 슬픈다. 반성하고 자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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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청춘에게 - 21권의 책에서 청춘의 답을 찾다
우석훈 외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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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김연수 작가의 산문집인 '청춘의 문장들'과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연상케하는 제목이어서 구입하였다. '책꽂이'라는 20대 독서모임의 구성원들이 저명인사를 인터뷰하고 그들이 추천한 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 각각마다 성격도 다르고, 글쓰는 솜씨도 제각각이었지만 프로 작가가 아닌 대학생들이 썼다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읽는내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는 이미 삼십대에 들어섰기 때문일까? 더이상 이십대일 수 없기 때문에?  

이십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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