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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 김선주 세상 이야기
김선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6월
평점 :
언론인은 나에게 있어 멀고도 가깝게 느껴지는 존재이다. 일단 나는 소심하기 그지없어 언론인이 될 자질이 없다. 사회의 부조리에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고 바른 길을 찾아 그것을 글로써 밝혀야하는 언론인은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든든한 자산이 된다. 그러니 쉽게 언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도 없고, 얻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를 쓰는 사람이다. 시 쓰는 사람 역시 사회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 민감하긴 하지만 김수영 시인처럼 극렬히 저항하는 시인이 있는가하면 서정주 시인처럼 반대 성향의 시인이 있기도 하다. 나는 이도저도 아닌 처지로서 그저 소심하여 나의 시적 감각에만 온 신경이 곤두서 있는 문열이에 속한다. 그러나 언론인의 중요성과 언론이이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선주'는 공교롭게도 현재 내가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 중 한 명과 이름이 같다. 우리 학교 선주는 영어를 좋아하고, 예의도 바르며, 미래에 대한 무한한 꿈을 가지고 있는 당찬 아이이다. 그러나 사회에는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저 자신의 일에만 관심이 많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아직 초등학교 6학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언론인 김선주는 글 자체가 시원시원하고 요점이 뚜렷하고 소신이 엿보인다. 요즘말로 쿨하다. 글에 군더더기가 없고, 이리저리 애매모호하게 해석될만한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칼 같다. 그래서 참말 좋았다. 글을 읽는 내내 몇 년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것 같았고, 통쾌했다. 이런 기분 정말 오랜만이다. 나도 이 분처럼 물이면 물, 불이면 불 딱딱 선이 떨어지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글만 보고서야 그 사람의 전부를 알 수는 없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감은 온다. 앞으로도 김선주 씨의 시원시원한 글을 더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사람...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그래서 인생의 후배로서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