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VCD]
이창동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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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천에는 똥이 많다' 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 그의 또다른 소설집을 80년대 말에 읽었을때는 그 묘미를 잘 몰랐는데... (분단을 이야기 하고 있구나. 혹은 그의 글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밑바닥 삶이 있구나등등)

이분이 감독이 되고나서, 2002년 대선 앞둔 '백토'에서 노대통령 지지토론자로 나와

'나는 왜 노무현을 지지하느냐?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는데 ,
글 잘쓰는 사람 말 잘 못한다는 선입견을 유시민 다음으로 깨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니, 글 쓰는 사람이 어찌 저리 말을 잘하지?'

그러고 보니 스크린 쿼터 축소반대 집회할때 구호외치고 토론하는 것은 다른 영화인들 몫이고
시종 조용히 지켜보다가 결론적으로 축소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아주 적절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정리해내는 사람은 이창동 이분이라는 얘기를 읽는 적이 있습니다.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

그가 문화부 장관이 되고나서, 그것이 너무 놀라워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면
이번에는 직접 사서 그의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아, 이제 생각이 나는군요.<소지>였습니다.
<소지>와 <녹천에는....>를 다시 읽었는데 워매, 워매, 이분이 이런 사람이었는지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 진짜 괄목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각 소설들의 구성과 문장과 하고자 하는 야그들이 얼마나 탄탄한지 한치의 흠도 발견할수 없는 주옥같은 소설집이었습니다.

논리적 사고가 간절하고
글 잘쓰고픈 욕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분의 소설집을 배껴써보라고 권해보고 싶습니다.^^

<초록물고기>는 보지 못했고, <박하사탕> 보고는 어째 뭔가 시원하지 않았고( 생각없이 건성으로 보면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해서, 가해자도 괴로웠다는..)<오아시스> 보고는 그의 따사로운 시선과 문소리에게 그런 열연을,
도저히 불가능할것 같은 그런 열연을 해내게 만든 감독의 힘에 압도되었습니다.

때문에 장관 그만두고 감독으로 돌아왔다고 했을때 무척 기뻤습니다.
그리고 차기작은 어떤 작품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밀양>이라... 저에게 밀양은 마라톤이 생각나는 동네입니다.^^ (10킬로 마라톤을 거기서 했거든요.ㅋㅋ...)

보통 조조로 보면  혼자보거나 많아야 20명 정도인데 깐느에서의 낭보때문인지 예매를 하지 않았다면
구석자리에서 봐야 될만큼 자리가 꽉 찼었습니다.
중간자리에 앉아서 뒤를 한번 둘러보니 다들 까만 눈을 두개씩 달고 초롱초롱....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밀양>은 일단 관객수로 기선 제압을 했고, 본론으로 들어가서는 더더욱 우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전도연씨와 유괴범과 송강호씨 빼고는 모두들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습니다.

약사부부의 진지함, 옷가게 아지매와 시장 아줌마들의 수다, 유괴범에게 줄 돈다발을 하천변 쓰레기통에 넣을때
효과음처럼 들리던 아저씨들의 음담패설, 교회의 예배풍경...등등등  모두가 경상도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의 한단면들을 옮겨 놓은듯 했습니다.

공감을 한 나머지 영화가 끝날때까지 한 열다섯번(?)은  저절로 이구동성으로 웃음을 터트리곤
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송강호씨의 말들 속에서.

송강호씨의 경상도 사투리가 주는 묘미는 정말 백미였습니다. 전도연씨의 '강호선배가 아니었다면, 이창동 감독이 아니었다면..'.이라고 했던말이 정말 빈말이 아님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한 부분이었을지 모르나 저에게는 더할수 없이 강렬했던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종찬씨가 자기네 '행님 '집인지 어딘지에서
형수님네 식구들과 함께 왕년에 피아니스트가 될뻔했다던 현직 피아노원장 신애의
연주를 듣는 대목이었습니다.

왼손 오른손 곱하기로 엇가르며 종횡무진 전 건반을 휩쓰는데...아, 그것은 오래된 기억저편의 한때 너무도 전율했던 곡이었습니다.
그것은 리스트의 연습곡중 하나인 '탄식'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하던 옛날, '리스트'는 또 어떤 사람일까 하며 두장 합본인 음반을 하나 샀고 무심코 듣다가 다른 것들도 괜찮았지만 이 '탄식'에서 가장 머리를 조아렸었었는데...
얼마전에는 듣고 싶어서 오늘내일 들어야지 하는 사이, 큰애가 고만 바늘을 부르트려 버리는 바람에 못 듣게 되었지요.

그런데 세상에 그곡을 '밀양'에서 들을 줄이야! 잠시 였지만 아주 '혈관'을 파고 들었고
당장 컴퓨터에서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곡이 '이대근 이댁은'이라는 영화에 삽입되었나 보더군요. 그러자 이곡을 선곡한 전상윤이라는 음악가는 물론 '이대근 이댁은'이라는 영화도 필히 한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주스타일은 밀양과 좀 다른듯 합니다만 그래도 좋습니다.
(어째 옆길로..)

아무튼, 밀양은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저력이 가장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는 가장 나중 작품에서 가장 실력을 발휘하는 감독이 아닐런지....그의 가장 나중 작품은 물론 앞으로 계속 이어지겠지요.

어쩌면 10년후의 그는, 파리에서건, 런던에서건 홍콩에서건 이름만 대면 딱 떠오르는 그런 세계적 감독으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요?

(저만 김칫국 마십니까?  김칫국이 아니라는 것에 10만원 겁니다.ㅋㅋ....)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보면 왠지 '인간적인'무엇이 느껴지는데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도 그랬습니다. 뭔가 한없이 따사로운 그 무엇인가가 영화전반에 그림자처럼 녹아있는, 스며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잡설이 길었군요.^^ 아직, 밀양을 보시지 않았다면 꼭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이창동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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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it 2007-11-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강호 씨는 경남 김해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폭설 2007-11-1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ummit님.........옛날에 어느분이 지적을 해 주었었는데 제가 수정을 못했군요.^^
지적 고맙습니다.^^
 
타임 투 킬(비트윈66종가을할인)(A Time To Kill)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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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섹시남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매튜 맥거너히가 상종가를 칠때

무스그 했는데 그의 외모가 가장 빛나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딸을 강간한 두 청년을 쏴 죽인죄로 감옥에 갇힌 사무엘 잭슨 아저씨를

변호하는 변호사 제이크로 분한 매튜씨는

 

미안 하지만 외모가 너무 돋보여 도무지 의뢰인의 구명을 위해 온몸을 바치는 인권변호사 

로는 쩜 안 어울린듯,

그럼에도 '뚝배기 보다 장맛 '만큼이나

'이 왕이면 다홍치마'도 있듯이 이 세상에 없을 아름다운 변호사를 보니 눈이

시원타 못해 흡족...

 

kkk단 따라지들의 무지막지한 행태와 그에 반해 힘없이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흑인들의

지난 삶에  가심이 아파.... 현실적으로 엘렌(산드라 블록)같은 변호사 지망생들은

얼마나 있는겐지...

 

이 영화의 완성은 인터넷을 통해서건 책을 통해서건 'kkk단'의 행태를 좀

사전 공부하고 보면 훨 도움이 될터... 그러지 않으면 딸을 강간했다는 이유만으로

청년둘을 죽인 흑인 아부지가 이해 안 되고 그런 그를 정당 방위라며

무죄방면을 위해 싸우는 변호사가 이해 안될수도,,,  감형도 아니고 말이쥐..

 

모, 하여간 미국 백인들의 죄는 끝이 없어, 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보면.. 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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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는 왕자님 - 아웃케이스 없음
마사 쿨리지 감독, 줄리아 스타일스 외 출연 / 씨넥서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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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미, 꿈에서라도 왕자님이 내 남자 친구가 함 되어주었으면.....ㅋㅋ

왕자님이 내 남자 친구가 될리 없기에 늘 지나치던 영화였는데,

어쩌다 보고 잠시 어찔어찔.... 꿈에서 못 보면 영화에서 보면 되는 것이었구나, 구나...!

 

처음엔 이 왕자님이 하도 좌충우돌 바람둥이라 정신이 없었는데 갈수록 매력적이었..

 

미국에 가면 원없이 원하는 대로 여자 꼬실수 있는 줄 알고 유학갔다가 키도 무진장 보기 좋게 큰 이 왕자님은

의대생 줄리아 스타일스를 만났다.

 

근데 이 시골출신 여학생이 자꾸만 눈에 들어.. 눈에 들어..

급기야 그녀의 집에 가서 농촌 체험활동도 해보면서 완전 사랑에 빠지는데

음메, 고국의 '왕'아부지가 아프요, 전갈이 왔네.

 

해서, 짐싸들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는데 그새 왕자님은 옛날의

바람둥이가 아니고 진짜 '왕자'가 되어 있었네..

 

남자친구가 왕자란걸 안 여 주인공은 당연히 이루워 질수 없다 포기하는데

포기하고 체념하다보면 어느새 또 용기가 생기는게 남녀 상열지사라..

....

실지로 벨기에 왕자님인가 평범녀랑 결혼 했던데.... 왕자님은 좋지만 공주역도

싫고 장차 왕비역은 더 싫여..

 

왕자님만 보쌈해서 꼭꼭 숨어서 살수는 없는지..ㅎㅎ..

영화속 풍경이 북유럽일 경우, 기냥 좋은데

이 영화에서도 북유럽의 낭만을 한껏 느낄수가 있슴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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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미나모토 타카시 감독, 마츠모토 준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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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이가 스무살씩이나 나더라도 그 간극을 메울수 있는 배우를 선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들어도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어떤 아우라가 느껴지는 그런 쌍을

묶어 줬어야 되었을 터인데..

일본에는배우들이 그렇게 없는지....

 

그럼에도 ... 돈은 많으나 공허하고 갑갑한 아줌니들의 내면세계를 훝어줘서

충분히 존재의의가 있는영화.

주인공 남녀의 연기가 어설퍼 차라리 시후미상의 남편, 허준호 닮은 남편이

훨 멋있은 영화였다.

 

주인공 남자의  헤어 스타일과 의대생이라는 신분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모, 하여간 어설픈 불륜의 결말이 어떤지 진실하게 보여주듯이

 

혹여, 젊은 남자가 꼬셔도 아짐들은 설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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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피안 어워드 박스세트 (3disc) - 칼 + 문 라이팅 + 아름다운 청춘
저지 스콜리모우스키 외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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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팔년도 '엘비라 마디간' 이라는 영화를, 모짜르트의 음악에 이끌려 보게 되었는데,

암껏도 모를때 였지만 배경음악으로 쓰인 피아노 협주곡 21 제 2악장이 너무 느리게 연주되어

속이 터졌던 기억이 난다.

 

경우에 따라서 조금 빠르게 혹은 조금 느리게 변화를 줘도 무방할텐데

시종 느렸던것 같다. 때문에 음반으로 들을때보다 다소 감이 떨어졌었다.

그래도 스웨덴의 자연풍경과 음악이 어울려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는데

 

세상에, 그저께 본 <아름다운 청춘>이라는 영화가 괜찮아 '거참!' 여운을 다시며

감독이름이 궁금하여 검색해보니  그의 이름은 '보 비더버그'였고 이미 돌아갔고

무엇보다

그옛날 엘비라 마디간을 이분이 만드셨네..

 

흐미, 신뢰가 확가는....

'엘비라 마디간'의 줄타는 소녀와 식스틴 중위의 사랑야그는 내가 원하는 사랑스타일이 아니라

별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 이번에 본 아름다운 청춘은 이해가 갔다.

 

소년이 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겪어야 할 그 우울한 내면 풍경이

이해가 갔다. 우씨 소녀도 마찬가지인데... 왜 이런 소년들을 동정하는 영화는 고급스러움에

반해 소녀들을 동정하는 영화는 팻걸처럼 서글프냐....

 

청춘은 풋풋함 그자체만으로 늙은이들의

선망을 받지만 실은, 그 내면은 우울한 몽상과 방황과 되는것 없음의

연속이 아닌가.

 

욕망은 있으되 이뤄지기는 어렵고... 나, 다 컷어요, 하면 집에 가서

엄마 쭈쭈 좀 더 먹어라...

 

보 비더버그 감독은 아들 '요한 비더버그'를 이영화에 써먹을려고 8년이나 기다려

20살이 되었을때 찍었다고.

워매 아들 잘 생기기도 했어라.

 

아들에게 야시시한 장면을 연출시킨 아버지 감독이나

그러한 역을 야시시함을 떠나 우울한 청춘의 성장기를 훌륭히 소화해낸 아들이나

다들 훌륭타...

여배우 이름이 너무 길어(마리카 라게르 크렌츠) 외우기가 쉽잖은데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헐리웃에는 이런배우 없지.

이영화는 18금이 아니라 18이하가 봐야 할텐데... ㅋㅋ

음악은 헨델의 '울게 하소서'가 영화 중간 중간 묵직하게 반복되는데

소년의 우울감을 대변해 주는데 딱 들어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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