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할 수 있는 장사로는 역시 먹는 장사가 주종을 이룬다.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먹는 장사는 늘 단골로 등장하는데
바뀌는 것은 재료다.
고기류로 놓고 보면 소,돼지,닭 이 세가지가 번갈아 나온다.
종류를 바꾸게 만드는 것은 소득 수준이 가장 핵심 변수다.
돈 많으면 소, 안되면 닭 그것도 아주 별로면 아예 매운 맛이 등장한다.
고통 받을 때 뇌에서 나오는 자가 치유 호르몬을 방출시키기 위해 일부러
매운 맛을 먹게 만든다나...
수년전에 유행했던 불닭이 딱 그런예인데 경기가 풀리니 그런 부문은 이제 쉽게
찾기 어렵다. 역시 맛의 본질은 맛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 전시회의 주류는 소 였다.
부동산, 주식 등이 올라서 소비 심리가 강화되었고 FTA를 통해
미국산 소고기가 값싸게 등장 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였다.

해산물 쪽을 보다 보니 신선한 아이디어로 냉장참치가 등장하였다.
참치의 소비 대국인 일본에서도 냉장참치는 주류가 아니다.
워낙 덩치가 크고 근해가 아니라 원양에서 잡히기 때문에 냉장하려면
공수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본의 초밥왕이나 맛의 달인을 보면 참치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애착
더해서 더 좋은 맛을 추구하기 위한 참치사랑이 정말 눈물 겨울 정도로 나온다.
험한 바다에서 폭풍 치는 사이를 뚫고 배를 조종하고 낚시 하는 쇼타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아마 먹는 재료에 대해 감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여간 냉장참치는 확실히 맛이 달랐다.
같이 간 아들 녀석이 어 이건 보통 횟집에서 먹는 것과는 다르네요 참 맛있어요 할 수준이었다.

정말 한국사람들도 입맛이 급속히 고급화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확실히 갖게 해준다.

나머지 분야를 보면 잡다한 테마는 많이 줄었다고 보여진다.
한때 휩쓸었던 요구르트 등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레드망고 뒤를 따라 등장한
그 많은 브랜드는 다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다이얼패드의 후신인 인터넷 전화의 전시 부스에서 내가 던진 닷트는 휴지 한통으로 끝났고
아들이 던진 닷트는  USB 1GB를 건지게 되었다.

다양한 경품을 구경하면서 마케팅 비용도 점점 회복추세인 것을 보면
소비 하는 마음도 점점 커져가는 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을 주었다.

늘 같은 것 같지만 변화하는 프랜차이즈 산업, 흥미를 갖고 쳐다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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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회에서 벌어졌던 해프닝 하나.

고객사 회장님, 수행사 대표, 수행사 사업본부장 이렇게 귀빈들을 모시고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그룹 회장님을 역임하신 고객사 회장님은 확실히 귀하신 분이었다.
자리에 좌정하시고 열심히 발표회를 시작했다. 본부장이 프리젠테이션에 열을 올리고
스피드를 높이면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려는 순간 갑자기 회장님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자 이 자리가 좋게좋게 이야기하고 격려말 읽어주는 그런 자리가 아닙니다.
그동안 이 혁신 프로젝트에 대해서 다들 논란이 많았습니다. 반대하시던 모 부장님
모 부장님도 자리에 함께 했는데 수행사에서는 이런 논란을 충분히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해법을 가져오신 건가요?"

계속 이어지는 질책에 프로젝트를 주관한 부장님은 AS-IS, TO-BE라고 프로젝트 영어 용어 썼다가 말이 어렵다고 구박을 받고 본부장님은 계속 코너에 몰려버렸다.

회장님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갈등을 덮는 것이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셨다.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고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차이를 좁혀나가는 좋은 계기가 된다.
그러면서 양쪽의 체면을 살려나갔다. 반대하는 분들에게는 관심을 살리게 하고
정말로 반대만 고집하다가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책임도 같이 지라고 은근히 누르고
찬성하는 쪽에는 그만큼 힘을 실어주면서도 상대를 잘 직시하라고 강조해둔다.

역시 고수다. 나라에도 정당이 나뉘어 싸우듯이 회사에도 여러 파벌이 같이 존재한다.
각기 이유가 있어서 무조건 하나만 밀어버리면 반대편이 손을 놓아 버린다.
이 이야기도 들어주고 저 이야기도 들어주고 하면서 일을 풀어나가는 중재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한편의 지도자가 아니라 모두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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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면 열심히 날밤을 새는게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일이란 input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output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Input이 많고 output이 적으면 노력은 하였으나 무엇이(아마 자질 내지 머리가) 부족한 사람으로 찍히게 된다.

프로젝트 성과를 평가 받는 가장 중요한 자리는 보고회다.
최종, 중간 등 각종 보고회 자리는 수개월 혹은 수년간 일한 결과가 순간에 평가 받는 자리가 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사 대표 혹은 임원 등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다.

고위층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세세한 논리나 사실에는 약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시간 같은 조직에 머무는 동안 쌓아 올린 지적인 경륜이 있다.
그 결과 일종의 탁월한 감을 가지고 있다.

컨설턴트가 내세우는 것은 논리다.
사실을 근거로 연역 혹은 귀납의 도구를 활용하여 열심히 고리를 만들고
가지를 쳐서 하나의 결론을 가져간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그 결론 조차 일종의 가설일 따름이라는 점이다.

가설 수준의 논리를 들고 가지만 고객의 감이라는 허들을 넘어야 한다.
상식에 맞지 않는 수준의 이야기는 한방에 날라간다.

후배 중에 매우 뛰어난 논리로 최근 승승장구하는 친구가 있었다.
이야기하면 대화시간의 80% 이상을 점하고 논리도 탁월하고 사실도 꽤 풍부하게 인용한다.
얼마전 나에게 전화해서 모 그룹 대표를 만나는데 그분이 최근 김훈의 글을 읽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주 관심사를 유추할 정도로 전방위 대비가 뛰어나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뛰어난 두뇌로 낸 결론이 열우당 유모씨가 적당한 차기 대권
담당자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 모인 다른 사람들 중 아무도 설득을 못 시켰다. 입만 아플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아픈 경험 하나가 있다. 고객사 임원진이 바뀌었을 때 지난 임원 관심사 중심으로
정리된 과제를 들고 보고를 하다가 한방에 날아간 것이다.
CRM 과제였는데 우수 고객 중심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자라는 결론이었다.
설명을 시도하면서 한페이지 두페이지 넘기는 동안 임원의 눈은 빠르게 결론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쓱 훑고 나서 나의 설명을 끊으면서 결론에 동의 할 수 없고
이 설명을 듣는 시간이 아깝다고 잘라버렸다.

얼마전까지 그 아래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실장님에게서는 매우 호평을 받았던 보고였는데
한방에 날아가버렸다.

방어 할 시간은 잠시였는데 이를 놓치고 나자 아예 과제가 막혀버린다.

어떠한 논리도 고객이 충분히 동의 하지 않는다면 가설일 뿐이라는 전제하에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막히고 만다.

최근에도 가까운 분들이 고생해서 만든 자료가 날아갔다는 아픔을 전해주었다.
아쉽지만 어쩌겠나? 다시 돌아서서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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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끼리는 돈 거래 하지 말라고 한다. 나아가 동업은 더욱 더 하지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아는 사이라도 돈 빌려 주어 놓고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동업 또한 직접 해보니 서로 불편하게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대목에서 교훈을 한번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돈 거래를 해보아야 진짜 면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의 좋은 관계라고 해도 웃는 얼굴만 서로에게 보여주는 정도라면
사실 있으나 마나 하는 관계일 수도 있다.
이해관계가 걸린 중요한 국면에서 정말로 힘이 되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이순신을 그린 <칼의 노래>를 보면 잡혀가서 왕에게 추국 당하는 위험한 국면에
정말 자기 목을 걸고 순신을 변호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평소에 공을 세울 때 같이 묻어가자고 하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그냥 묵묵히
불똥이 튀지 않을까 몸 보신 할 따름이다.

그렇게 중요한 국면에서 자기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얼마인지 충분히
세어보지 않았다면 큰 일을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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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3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으신 말씀 구구절절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

마늘빵 2007-08-23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친구끼리 돈거래를 하지말라는건, 돈으로 인해서 우정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일겁니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 하나는, 그렇담 그 우정이 진실된 것이냐, 하면 할 말은 없죠. :)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돈거래를 해 볼 필요가 있지만, 사람들간의 우정이 그만큼 단단하게 엮여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럴 바에야 안하는게 낫다 라는거겠죠. 일단 돈 이야기가 나오면 누구라도, 가족끼리에서도, 표정이 달라지는건 저도 숨길 수가 없습니다. 하핫. :)

사마천 2007-08-2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사람이라면 사실 이 문제는 이슈가 덜 됩니다. 우정이란게 그렇게까지 단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 그 단단하지 않은 우정을 쌓기 위해 무지 노력할 필요는 있는가 하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당구장과 고스톱 판에서 아니면 미팅을 함께 하는 찻집에서 등등. 정말 중요한 관계는 이해관계가 걸려야 판명 난다는 쪽이 포인트입니다. 큰 일을 하려는 보통 보다 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고민을 하더군요 ^^
 

한번도 본적 없던 것 같은 활황장에서 갑자기 서브 프라임 난리가 나더니
분위기를 확 바꾸어버렸다.

처음에 별 것 아니다 별 것이다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몇가지 책이 생각났다.

<투자전쟁> - 이 책은 헤지펀드를 포함해서 미국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금융 전투력의
실체를 보여준다. 돈으로 돈 먹기가 가장 편하고 가장 성과가 좋은 방법이다.

 

 

 

<천재들의 실패> - 탁월한 걸작이다. 바로 LTCM 파산의 진행을 다루는 작품이고 문장력 또한 아자 매력적이라 소설 읽는 것 처럼 술술 넘어간다.
이번 연준위 등의 해법 또한 당시의 방법을 고스란히 모방한 듯 하다.

 

 

 

더해서 소로스의 말도 다시 떠오른다.

"자본은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미국 뮤추얼펀드가 마구 해지되는데 해외에 나간 투자금 팔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이렇게 되니 외국인 매도세는 상식이 되어버린다.

다시 일본의 캐리트레이드에 나서는 아주머니들까지 팔아버린다면
환율은 요동치겠지...

가끔 우리는 몇명의 인연만 거치면 서로 만날 수 있다는 원리에 놀라기도 하는데
전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는 그보다 훨씬 더 좁고 가깝게 연결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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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2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모습을 드러내신거 같다는...

사마천 2007-08-2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바쁜 일들이 많아서... 자주 뵙지 못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