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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칵테일 강석기의 과학카페 4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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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과학에 대한 이야기들은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안에 들어서기에는 알고 있는 것이 없기에 마냥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심만 하다가 돌아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어디선가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오긴 했지만 그것이 과연 사실인지 모른채 그저 카더라 뉴스가 맞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보냈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점심을 먹고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는 것이 회사 생활의 낙이 된 요즘에도 커피를 마시면서 이 커피를 마시고 나면 그 만큼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던데,라는 이야기에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도 즐겁게 마시지 못하곤 했다. 화장을 제대로 하지도,그렇다고 관리를 잘 하는 것도 아니기에 피부에 대한 최소한 할 수 있는 것은 하자, 라는 생각으로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셔보자, 라고도 다짐해 보지만 늘 1리터의 물만 겨우 마시는 것은 물론 거기에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커피를 마시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맴도는 것도 있었으나, 이 책을 통해 마주한 사실은 커피가 피부의 적이 아니라는 기쁜 소식이었다.

 

 오줌의 양이나 몸 수분의 양 변화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두 실험의 차이는 없었다. 즉 하루 커피 두세 잔은 우리 몸의 수분 밸런스 유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다만 오줌에 포함된 나트륨 이온의 양은 커피를 마셨을 때가 10% 정도 더 높았다. 그럼에도 배출된 오줌의 양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인체의 수분 밸런스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유지되므로 이 정도는 다른 쪽에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문

 

 심지어 커피의 탈수에 관한 논문은 지금까지 2편뿐이며 이 논문에 실험에 사용된 실험은 하루의 커피 5잔 이상 마실 경우에 대한 것을 기반으로 한 실험이기에 과도한 카페인의 섭취가 아닌 이상 하루 한 두 잔의 커피는 피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 동안에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가 옳은 것만은 아니었구나, 라는 것에서 허탈하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나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배웠던 혀에서 느낄 수 잇는 네가지 맛의 영역에 대한 그림이 사실은 혀의 위치에 따라 다른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비해서 민감도가 조금 더 높다는 사실을 그려 놓은 것인데 마치 이것이 혀의 영역에 따라서 맛을 느낀다는 것으로 잘못 오도된 것이라고 한다. 1901년에 발표한 이 논문의 이야기가 잘못 받아들여짐에 따라 1974년 혀의 맛을 느끼는 것이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실험이 다시 이어지지만 이전에 굳어진 믿음을 깨기는 어려웠다는 것에서 뿐만 아니라 그것이 10여년 전의 나의 학창시절의 수업시간까지 이어져왔구나, 라는 것에서 얼마나 우리의 생활 속에 과학이란 이름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전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체를 바라보게 한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키가 유독 눈에 띄게 된다. 학창시절만 해도 작은 키가 아닌 평이한 키였던 내가 지금의 아이들 틈에 있으면 작은 편에 속하게 될 만큼 10여년 사이에 키가 훌쩍 큰 것처럼 보이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익히 들어왔듯이 영양 상태가 이전보다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은 그 이외의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경우 2005 6살 남아의 평균키는 한 세대 전인 1975년 보다 6.5센티미터나 더 커졌다고 한다. 여아의 경우도 6.2센티미터 더 커졌다. 평균이 표준편차만큼 이동한 셈이니 엄청난 변화다.
 
블레이저 교수가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항생제를 지목하는 건 이런 현상이 축산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즉 항생제가 개발된 뒤 농민들은 전염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가축이나 가금의 사료에 항생제를 소량 섞었는데 뜻밖에도 동물들이 빨리 자라는 현상을 발견한 것, 한 메타 분석 결과를 보면 돼지를 키울 때 항생제를 먹이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체중이 평균 16.4% 더 나가고 사료 효율도 6.9% 더 높았다. -본문

 

 그러니까 요즘 아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키가 큰 것이 영양 상태의 개선도 있지만 그 기반에는 항생제의 영향이 장내 미생물의 생태를 변화시킴에 따라서 숙주의 생리 반응을 조절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것에서 과연 이 현상이 좋다고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가져보게 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지 이미 40여년 전에 발견했다는 것에서부터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모든 것이 부모에게부터 물려받은 DNA가 아닌 현재의 나에서부터 새로이 변화된 형태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다는 이야기 등,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에서부터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 왜 미끄러운지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에 대한 이야기들도 다양하게 담겨 있다.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접하면서 하나씩 배워갈 수 있다는 것에서 과학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 새 사라져 버리게 된다. 과학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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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 강석기저


 

 

 

독서 기간 : 2015.05.0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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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감각 - 새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팀 버케드 지음, 노승영 옮김, 커트리나 밴 그라우 그림 / 에이도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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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새의 날개를 가져본 적이 없는 우리는 우리보다 뛰어난 그들의 재능을 일반화 시키기 위해서 그들이 가지지 못한, 그러니까 그들의 작은 뇌를 보며 일명 새대가리라 부르며 그들에겐 날개가 있지만 뇌는 없다, 식으로 새를 바라본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 갈수록 새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던 나는 그들을 너무 하찮은 존재로만 바라보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최근까지도 사람은 새에게 후각, 미각, 촉각이 없는 줄 알았다(키위는 별난 예외였다). 차차 살펴보겠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새가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또 있다. 새의 감각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감각과 비교하는 것인데 새는 우리에게 없는 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와 달리 자외선을 보지 못하고 반향정위 능력이 없고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이런 감각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기 힘들다. –본문

새를 바라보며 그들의 생태에 대해서, 그들이 알에서 부화해서 자라나고, 그런 그들이 또 하나의 가정을 꾸리는 모습에 매료되어 그들의 한 해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게 되는지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새의 그러한 그 삶의 주기를 넘어서 새의 특성들, 시각, 청각, 촉각, 자각 등 다양한 분야를 세세히 나눠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마치 어떠한 한 조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자세히 관찰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전에는 그저 라는 하나의 생물체로만 바라보았던 것을 그 안에서 나누어 바라보게 되면서 이러한 특성이 있었구나, 하는 새로운 것들 것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조류와 포유류의 피부는 둘 다 촉각과 온도에 민감하다. 이 민감성은 새가 알을 품거나 새끼를 키울 때 특히 중요하다. 알과 새끼에게 알맞은 온도를 유지해야 할 뿐 아니라 실수로 밟거나 깨뜨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어미새의 난로는 육반이라는 피부 부위다. 이곳은 알을 품기 며칠이나 몇 주 전에 깃털이 빠지고 혈액 공금이 증가한다. –본문

새에 대해서 그 동안 알고 있었던 것이 전부인 줄 알고 있던 나에게 너무도 신선한 충격을 전해준 책이었다. 새로 살아간다는 것을 모두 알았다고 말하기엔 어불성설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새에 대한 삶을 다양한 각도로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며 그들을 한결 가까이서 함께 지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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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 캐스파 헨더슨저


 

 

독서 기간 : 2015.04.10~04.1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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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이야기 -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플로렌스 윌리엄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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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누군가로부터 가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라는 말을 들었다면 아마도 나는 그 말을 꺼낸 이를 이상하게 바라볼 것이다. 아니 경멸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제정신이 아니군, 하며 그 자리를 피해버리고 말았을 텐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슴에 대해서 왜 우리는 이토록 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 현재의 우리를 재조명 해봐야 할 필요성을 심히 깨닫게 되었다. 가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마치 입에 담아서는 안될 것이며 꽁꽁 숨겨야 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은 어디에나 있으나 존재해서는 안될 것 같은 가슴에 대해서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얼마나 그 동안 무신경 했으며 모르는 것들이 태반이었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으니,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우리는 가슴에 대해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인다.

 젖가슴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풍만한 가슴의 여성의 모습이다. 늘씬한 몸매에 터질듯한 볼륨감을 드러내며 브라운관을 누비는 스타들을 넘어서 어느 순간부터 가슴은 섹시함을 위해, 그러니까 남성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신체가 된 듯 하다. 물론 젖가슴을 통해 인류는 어머니로부터 생존을 위한 모유를 공급받는 개체였지만 현재의 우리에게 있어서 이러한 모습보다는 여성의 몸매를 부각시키는 존재로서의 가슴이 더 먼저 떠오르는 것은 현재의 우리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포유류 동물 중 늘 부푼 가슴을 안고 있는 유일한 종이 바로 인간이다. 이러한 특성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지구의 환경이 갑작스럽게 변화되었을 때 온혈동물로서 살아남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되었는데 남성에게는 없으나 여성에게만 이러한 부푼 가슴이 있다는 것은 과연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물음은 거기서부터 시작되게 된다. 왜 여성에게만 가슴이 있는 것일까? 대체 누구를 위한 가슴인가? 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말이다.

 여성의 젖가슴이 남성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 인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20세기 중반 많은 의사들은 여성의 기분과 성생활, 일반적인 활동성인 남성의 선호도에 맞게 조절돼야 하고 필요한 경우 인위적인 수단을 써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 –본문

 가슴이 있는 여자들이 남성들의 눈에 호감적으로 비치면서 그러한 여성들이 남자들로 인해 선택되게 됨으로써 그러한 여성들이 점차 늘어난 것이라는 사회학자들의 말은 젖가슴이 오롯이 남자들을 위한 것이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드러난 가슴의 존재는 남성이 아닌 백악기를 거쳐 살아 남았던 인간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2세에 수유를 하게 됨으로써 직접 먹이를 구해 다니는 시간을 늦추게 하고 이 수유가 시작됨에 따라 아이는 갓 태어났을 경우 머리가 작아도 되게 됨으로서 이동의 편의성까지 도모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젖가슴은 아이를 위한 것이었으며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살아남기 위해 진화된 최적의 방안이었던 것이다.

 놀라운 점은 이 젖가슴은 다른 신체 기관과는 달리 태어난 후 사춘기라는 시기를 지나고 나서야 발달이 된다는 것이다. 다른 기관들은 이미 태어날 때 기본적인 구조가 자리하고 있는 상태에서 점차 변화되는 것과는 달리 사춘기를 지나서야 형태를 드러내는 젖가슴은 실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완성된 것이 아니며 임신을 통해서 젖을 만드는 구조에 들어서면서 완성되는 것이라는 것을 그야말로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토록 인류를 위해 공헌해 온 젖가슴은 수 많은 위협 속에 살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실제의 기능은 잊혀진 채 드러나는 것에만 치중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인공 보형물이 가슴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보형물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발견을 해 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하니 그야말로 가슴의 마루타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천연 완전식품이라는 모유에 성분라벨이 붙어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 지방 4%,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 E, 비타민 K, 당분, 필수 미네랄, 단백질, 효소, 항체. 모유에 들어있는 건 아기의 성장에 필요한 하루 권장량을 100% 만족시킬 뿐 아니라 일생동안 당뇨병에서 암에 이르는 각종 질환으로부터 지켜준다. (중략)
 
하지만 라벨을 좀 더 읽어보면 반갑지 않은 글들이 나타난다. DDT, PCBs 트리클로로에틸렌,디벤조퓨란, 수은, , 벤젠, 비소,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 우리는 면역계와 세포 대사, 대뇌 시냅스를 활성화하는 지방과 당분만을 섭취시키는 게 아니다. –본문

 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제품들의 남용으로 인해서 모유에서조차 화합물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신성시 되었던 모유가 아이에게 있어서 해를 끼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한다. 그러니까 젖가슴은 그 어떠한 신체구조보다도 환경 속에 있는 위험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서는 그것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는 것이었는데, 모유 속에 담긴 화학물이 이야기를 보노라면 생물농축현상이 얼마나 잘 적용되고 있는지 그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암 치료 초창기에 외과의사들은 종양이 있는 젖가슴을 도려내면 환자가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과격한 유방절제술도 대체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암이 발견된 시점에서는 암이 이미 몸의 멀리 떨어진 부분까지 보이지 않게 퍼져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인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불필요하게 고통스럽고 몸을 피폐하게 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사람들이 오염물질의 종착역이 유방세포와 모유라는 사실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젖가슴이 성적인 측면에서 진화했고 성적 대상으로 격하시켜야 한다고 고집한 결과 여성들은 모유수유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됐고 슬프게도 종종 자신들의 정상적인 자연의 몸을 귀하게 여기지 않기도 한다. –본문

그렇다면 젖가슴에는 왜 이러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그 어떤 기관보다도 예민하고 환경에서 오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신체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성 조숙증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남성들에게도 유방암이 나타나게 하거나 안전하다고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10대에 피임약을 복용한 이들은 45세 이전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2배 이상 높이는 등 우리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 낸 인간의 수 많은 복합물들이 인간의 젖가슴을 오히려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널려 있었는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선크림이나, 비닐 제품, 영수증 종이 안에도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물질이 들어있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젖가슴은 매일매일 화학전의 최전선에 놓여 있던 것이다.

 작은 가슴에 대해서는 소유방증이라는 병명을, ‘폐경을 맞이하는 여성들에게는 에스트로겐을 처방하며 생리가 계속되도록 부추기고 있는 이 현상들에 대해서 저자는 따끔하게 일침을 고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실제는 수익에 목말라 있는 제약회사와 화학 업계의 존속의 담합이라는 것인데 그들의 은밀한 작전은 우리의 젖가슴을 점점 죽이고 있는 것이다.

 별다른 관심 없이, 그저 몸의 한 부분이라고만 생각했던 가슴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젖가슴에 대해서 외형에만 집착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인류의 피와 살이 되는 젖가슴에 붉은 신호등이 켜진 지금, 우리의 가슴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현재의 우리를 있게 만든 가슴을 우리 손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젖가슴을 지키기 위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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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 KBS 생로병사의 비밀팀

 

 

독서 기간 : 2015.01.15~01.1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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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1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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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이라는 것은 어느 한 생명체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멸종이 대상이 된 그 생명체에게는 더 이상의 생존이라는 말은 접목시킬 수 없는 그야말로 끝을 의미하게 되는데, 이러한 멸종이 실은 현재 우리가 살수 있는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준 것이라는 이야기를 보면서 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지질시대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생물상의 커다란 변화, 즉 대규모 멸종이다. 멸종이란 단 하나의 개체도 남김없이 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종의 사라짐은 생명의 역사 이래 항상 되풀이 되고 있는 일상적인 사건이다. 작은 규모의 멸종은 수십 번 있어 왔다. 하지만 지구 전체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은 진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며 지구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본문

 다소 엉뚱한 생각이겠지만 만약 중생대 백악기 말의 공룡들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아마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쥐들의 모습처럼 공룡들을 피해서만 살아야 하는 우리의 삶은 언제 어디서나 죽음을 맞이하는 공포를 마주하며 살아야 하는 모습일 텐데 한편으로는 그러한 공룡을 화석으로만 마주해야 한다는 아쉬움과 또한 현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바로 공룡이 사라진 그 때의 대멸종 시기에 바야흐로 포유류 및 고래나 물개, 그리고 다양한 새들이 등장하게 되며 그 안에서 니치의 의미들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보았을 때 인류의 등장은 23 59분 정도에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인류는 그야말로 지구의 마지막에 등장한 것인데 이렇게 마지막에 등장한 그 작은 인류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단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서 현재 지구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류는 지구가 거쳐온 역사에 대해서도 파헤치고 있는데 40억년 이전에서부터 존재했던 생물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이 책을 통해서 지구 상에 등장했던 생물들은 물론 그들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이유들을 배우게 된다.

 하나의 개체가 살아남은 평균적인 기간은 500만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책을 통해서 마주했던 생명들은 아득한 먼 옛날 500만년의 시간 동안 당시 지구의 주인으로서 지내고 있었던 것들인데 지구에 등장하기 시작한 진핵 생물에서부터 다세포 생물이 등장하고 그렇게 캄브리아기가 시작 되면서 북적이던 지구는 첫 번째 대멸종을 맞이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바다에 주로 서식하고 있던 생물들이 육지로의 이동을 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생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하나의 생명체의 완전한 죽음은 다음 생명체가 드리울 수 있는 공간, 니치를 만들어 주게 되는데 이러한 공간의 틈이 바로 대멸종이 되는 것이다.

 생물 교과서에서 마주했던 삼엽충과 암모나이트, 육식 공룡의 대표주자인 티라노사우루스에서부터 검치호와 메머드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통해서 지구에서 발생한 다섯 번의 멸종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멸종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 지구에 찾아온 빙하기는 물론, 천체 간의 충돌, 초신성의 폭발 등의 외부적인 이유와 지구 내부적인 변화, 그러니까 화산 폭발이라든지 해수면의 변화, 기후 변화 등으로의 생물의 멸종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멸종에 의한 원인은 하나의 원인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게 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이러한 변화는 점점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데 다섯 번째 대 멸종이 지나 현대의 인류가 등장하게 된 지금, 여섯 번째의 대 멸종도 계속해서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인류가 멸종하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스스로의 행위로 스스로를 지우는 일, 인류 멸종만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인류가 보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우리 지구의 미래는 멀지 않은 장래에 인류와는 상관없는 길을 갈 것이다. 생명 진화의 처음과 끝을 만들어온 대 멸종의 역사 앞에서 지금이라도 인류는 만류의 영장이라는 오만함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본문

그러한 증거로는 수 많은 종의 생명체가 이전보다도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오존층 파괴로 인한 기상 이변의 발생,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서 점점 사막화는 빨라지고 있고 특히나 벌의 괴사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악 영향이라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 죽음을 향한 방종을 울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섬뜩함이 밀려들게 된다.

 대 멸종이 발생된 전후의 상황을 보노라면 생명의 역사는 대 멸종 전후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최상위의 포식자로 손꼽히던 생명체들은 어김없이 대 멸종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며 그보다도 보 잘 것 없이 보이는 생명체들이 오히려 살아남아 그 이후의 시대까지도 살아남는 것을 보며 생존이라는 것은 너무도 현재의 모습에 적합하게 되어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현재 인류의 역사 안에서 함께 하고 있는 나로서도 우리 인류가 영원히 살아남기를 바란다지만 그 어떠한 생명체도 자신들의 멸종을 바라며 살아갔던 것은 없었으리라는 생각에 이 바람이 얼마나 막연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해서 함께 살아남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지구 상 그 어느 생명체보다도 뛰어난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과연 여섯 번째 멸종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우리의 행보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지구의 역사에 대해서 배우고자 했던 목표를 넘어 인류의 현재 모습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깊은 반성까지 하게 되는 이 책을 통해서 여섯 번째 멸종에 대한 경종을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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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대 멸종 / 엘리자베스 콜버트저


 

 

독서 기간 : 2014.09.1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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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전환점이 된 일란성쌍둥이에 관한 기록
존 콜라핀토 지음, 이은선 옮김 / 알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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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르's Review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본성, 그러니까 자신이 남성인지 아니면 여성인지에 대한 인식을 언제 하게 되는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물론 나는 내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인지를 한 적도 없었고 구태여 생각해본 적도 없이 당연히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왔고 그것이 나의 성이라는 것에서 추어도 의심을 해본적이 없었지만, 이 책 안에서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후천적인 선택에 의해서, 그것도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부모님의 선택으로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야했던 브렌다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동안 과연 인간은 언제부터 자신의 본성에 대해 인지하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러한 문제에 대해 엄마에게 여쭤보아도 그녀 역시도 확실한 답을 들려주지는 못했다. 아무렴, 자신이 낳은 딸에게 분홍색 옷을 입히고 머리를 따주며 예쁘게 아장아장 걷기를 시작한 나를 보며 엄마는 본성에 대한 고민보다는 너무도 까탈스러운 성격때문에 고민을 하셨다는 것을 보노라면 브렌다, 그녀 아니 그의 부모와는 첨예하게 다른 상황이었던 엄마와 그들 안에서 답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시작이었는지 모른다. 어찌되었건 과연 인간은 언제부터 자신의 본성에 대해서 인지를 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 본성에 대해서 인위적으로 거스르게 될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보고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국 브루스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사람은 론과 재닛이었다. 기저귀를 갈아줄 때마다 끔찍한 사고의 흔적을 마주해야 하는 사람도 론과 재닛이었다. 재닛은 아들과 딸로 바꾸는 게 낫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당시에는 뭘 몰라서 여자들 성격이 훨씬 부드럽닥 생각했어요. 착각이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들이 더 사납고 요란하고 터프하더라고요. 하지만 당시에는 상처도 있고 하니까 브루스를 딸로 얌전히 키우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남자들은 이것저것 겪어야 하는 게 만잖아요." -본문 

  자신이 원래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사고로 인해서 여성으로 변모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브렌다로서는 이 모든 상황이 그저 짜증스러운 것들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자신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지만 여자처럼 조신하게 지내야 했고 치마를 입어야 했으며 인형을 가지고 놀며 가만히 있기를 바라는 수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는 달리, 총과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아이들과 주먹다툼을 하고 거칠게 노는 것을 즐기던 브렌다는 여성과 남성 사이에 그어디에도 낄 수 없는 중성도 아닌 제 3의 성을 가진 외톨이로서 늘 외면당하며 지내는 시간들을 견뎌야만 했다.

 이 모든 것들을 바라보고 있던 그의 가족들의 고통은 물론, 그들의 고통스런 시간들을 마주해보고 있었던 머니 박사는 브렌다의 무언가 비뚤어진 행동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변모될 것이며 여자로서 제 2차 성징이 나타날 수 있도록 그녀에게 수술 및 호르몬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 문제는 그가 브렌다 및 그의 가족들을 환자가 아닌 자신의 연구 목적을 위한 데이터로만 바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브렌다의 부모가 없을 때 머니 박사가 브렌다와 브라이언에게 한 추악한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그가 의사가 맞는 것인지, 자신의 연구에만 몰두한 나머지 그 모든 것들을 그에 끼워 맞추려 하는 그야말로 마리오네트로서 한 가족을 이십여년 동안 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하게 된다.

 데이비드는 당시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화가 나기도 했고,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충격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가장 크게 느껴진 감정은 따로 있었다. "마음이 놓였어요. 그제서야 모든 수수께끼가 해결된 듯한 심정이었어요. 난 돌연변이가 아니었어요. 미친 것도 아니었고요."
 
브렌다는 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었다. 온전한 모습으로 살았던 유일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생후 8개월이라는 짧고 매혹적이었던 시기에 대한 것이었다

 "제 이름이 뭐였나요?"-본문 

 어찌되었건 브렌다의 이름으로 살았던 데이비드는 자신의 생의 기록이 너무도 성공적인 임상 사례로 알려지고 있어 매년 발생하고 있는 성전환 수술을 막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그리고 자신과 같이 고통받는 아이들이 더 이상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밝힌다는 그의 이야기가 애잔하면서도 그 용기에 대해 끊없는 응원을 보내게 된다.

 이상한 건 세상이지 내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에 아무말도 할 수 없이 그저 바라만 보았던 수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가 아닌 또 다른 용서와 베품을 보여주는 그를 보며 잃어버린 그의 20여년 동안의 삶을 이제라도 그 누구보다 만끽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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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 존 콜라핀토저

 


 


 

 

 

 

독서 기간 : 2014.09.13~09.14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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