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이라는 것은 어느 한 생명체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멸종이 대상이 된 그 생명체에게는 더 이상의 생존이라는 말은 접목시킬 수 없는 그야말로 끝을 의미하게 되는데, 이러한 멸종이 실은 현재 우리가 살수 있는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준 것이라는 이야기를 보면서 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지질시대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생물상의 커다란 변화, 즉 대규모 멸종이다. 멸종이란 단 하나의 개체도 남김없이 종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종의 사라짐은 생명의 역사 이래 항상 되풀이 되고 있는 일상적인 사건이다. 작은 규모의 멸종은 수십 번 있어 왔다. 하지만 지구 전체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은 진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며 지구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본문
다소 엉뚱한 생각이겠지만 만약 중생대 백악기 말의 공룡들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아마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쥐들의 모습처럼 공룡들을 피해서만 살아야 하는 우리의 삶은 언제 어디서나 죽음을 맞이하는 공포를 마주하며 살아야 하는 모습일 텐데 한편으로는 그러한 공룡을 화석으로만 마주해야 한다는 아쉬움과 또한 현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바로 공룡이 사라진 그 때의 대멸종 시기에 바야흐로 포유류 및 고래나 물개, 그리고 다양한 새들이 등장하게 되며 그 안에서 니치의 의미들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지구의 역사를 24시간으로 보았을 때 인류의 등장은 23시 59분 정도에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인류는 그야말로 지구의 마지막에 등장한 것인데 이렇게 마지막에 등장한 그 작은 인류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단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서 현재 지구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류는 지구가 거쳐온 역사에 대해서도 파헤치고 있는데 40억년 이전에서부터 존재했던 생물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이 책을 통해서 지구 상에 등장했던 생물들은 물론 그들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이유들을 배우게 된다.
하나의 개체가 살아남은 평균적인 기간은 500만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책을 통해서 마주했던 생명들은 아득한 먼 옛날 500만년의 시간 동안 당시 지구의 주인으로서 지내고 있었던 것들인데 지구에 등장하기 시작한 진핵 생물에서부터 다세포 생물이 등장하고 그렇게 캄브리아기가 시작 되면서 북적이던 지구는 첫 번째 대멸종을 맞이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바다에 주로 서식하고 있던 생물들이 육지로의 이동을 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생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하나의 생명체의 완전한 죽음은 다음 생명체가 드리울 수 있는 공간, 니치를 만들어 주게 되는데 이러한 공간의 틈이 바로 대멸종이 되는 것이다.
생물 교과서에서 마주했던 삼엽충과 암모나이트, 육식 공룡의 대표주자인 티라노사우루스에서부터 검치호와 메머드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통해서 지구에서 발생한 다섯 번의 멸종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멸종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 지구에 찾아온 빙하기는 물론, 천체 간의 충돌, 초신성의 폭발 등의 외부적인 이유와 지구 내부적인 변화, 그러니까 화산 폭발이라든지 해수면의 변화, 기후 변화 등으로의 생물의 멸종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멸종에 의한 원인은 하나의 원인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게 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이러한 변화는 점점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데 다섯 번째 대 멸종이 지나 현대의 인류가 등장하게 된 지금, 여섯 번째의 대 멸종도 계속해서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인류가 멸종하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스스로의 행위로 스스로를 지우는 일, 인류 멸종만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인류가 보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우리 지구의 미래는 멀지 않은 장래에 인류와는 상관없는 길을 갈 것이다. 생명 진화의 처음과 끝을 만들어온 대 멸종의 역사 앞에서 지금이라도 인류는 만류의 영장이라는 오만함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본문
그러한 증거로는 수 많은 종의 생명체가 이전보다도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오존층 파괴로 인한 기상 이변의 발생,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서 점점 사막화는 빨라지고 있고 특히나 벌의 괴사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악 영향이라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 죽음을 향한 방종을 울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섬뜩함이 밀려들게 된다.
대 멸종이 발생된 전후의 상황을 보노라면 생명의 역사는 대 멸종 전후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최상위의 포식자로 손꼽히던 생명체들은 어김없이 대 멸종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며 그보다도 보 잘 것 없이 보이는 생명체들이 오히려 살아남아 그 이후의 시대까지도 살아남는 것을 보며 생존이라는 것은 너무도 현재의 모습에 적합하게 되어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현재 인류의 역사 안에서 함께 하고 있는 나로서도 우리 인류가 영원히 살아남기를 바란다지만 그 어떠한 생명체도 자신들의 멸종을 바라며 살아갔던 것은 없었으리라는 생각에 이 바람이 얼마나 막연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해서 함께 살아남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지구 상 그 어느 생명체보다도 뛰어난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과연 여섯 번째 멸종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우리의 행보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지구의 역사에 대해서 배우고자 했던 목표를 넘어 인류의 현재 모습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깊은 반성까지 하게 되는 이 책을 통해서 여섯 번째 멸종에 대한 경종을 생각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