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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 8월 25일이 제 생일이랍니다^^ㅋ  

이제 만 나이 2살 빼는 것도 올해 남은 몇달간은 할 수 없게 되었네요 ㅋㅋ 

대학 4년 내내 생일을 항상 함께 하던 저를 포함한 4명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은  저 멀~리 울산에 가서 올 수 없고, 대학교도 졸업하고해서 올해는 그냥그냥 넘어가나 싶었어요. 허나 그것은 추측이었을 뿐, 나름 바쁘게 보낸 날들 이었습니다 ㅠㅋ;;    

 24일

생일 전날, 친한 동네 언니가 갑자기 저녁에 불러냈습니다 ㅎ 생일 전야제 해야한다면서요^^ㅋ;;  언니랑 근처에 있는 토렴식의 맑고 개운한 콩나물 국밥을 파는 곳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2차 고고씽~!ㅋ 

언니랑 저랑 거의 1주일에 한번꼴로 자주가는 술집이 있어요 '간이역'이라고...ㅋ 거기서 봤는데요 얼음맥주 한잔씩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만화 얘기(저랑 언니랑 만화 광팬...)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핸드폰 고리를 선물로 주시네요^^ '원피스'라는 만화가 있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나미'(사진에서 왼쪽)라는 인물이 저랑 성격이 비슷해서 선물로 주셨어요 ㅎㅎ 언니는 '로빈'이라는 시크하고 섹시한 인물로 골랐더라구요 ㅋㅋ  

  

또 언니가 주섬주섬 뭘 꺼내시더니 포장된 선물을 하나 주시네요. 풀어보니 귀여운 고양이 양말이랑 생일 축하 엽서, 까만 필통이랑 만화책 한 권이 들어있었어요^^ 

오른쪽에 제가 들고 있는 '허니와 클로버'라는 책인데요 저는 저 만화를 몰랐는데 언니가 완전 강추하더라구요ㅎㅎ 전공 필수 수준의 만화라고 하면서 이렇게 떡 하니 1권을 선물로 주셨어요/ㅎ 이제 빼도박도 못하고 저거 꼭 읽어야해요 ㅋㅋ 아/ 특히 언니가 저에게 이 만화책을 선물한 이유가 저 만화책 표지의 여자애 이름이 '하구미'라고 하는데요 저랑 여러가지 닮았기 때문이라네요 ㅎㅎ 뭐 제가 고기 먹을 때 고기맛 떨어진다고 야채에 안싸먹는 것이 '하구미'랑 닮았고 또 키가 작은게 닮았고(저 키 너무 작아욤ㅠ) 또 뭐가 닮았댔는데...ㅋㅋ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더니 시원하니 좋았습니다. 몇주만에 마시는건진 몰라도 참 맛있었어요. 선물을 받아서였기 때문일까요??ㅎ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것일 수도 있구요 ㅋㅋㅋ 

 25일

제 생일이예요ㅎ 아침에 가족들이랑 아침밥을 겸한(저희집은 다른것은 몰라도 아침밥만큼은 항상 온 가족이 같이 먹어요) 생일 파티를 했어요^^ 항상 저를 포함해서 5명이 있었는데 군대간 동생이 자리에 없으니 그 허전함이 1명분의 빈 자리 이상으로 크게 느껴집니다. 자주 가는 동네 빵집에서 사온 케이크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먹는 케이크는 친구들이랑 술 한잔씩 걸치면서 먹는 케이크랑은 다르게 뭔가 미묘하면서도 따스한 맛이 있습니다^^  

점심엔 전북대에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어요. 아/ '어느멋진날'님도 함께 말이죠^^  약속장소에 가보니 출입문쪽을 향해 앉아있던 '어느멋진날'님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ㅋㅋ 어우/ 몇달 전에 멋진날님 집에 점심 먹으러 갔을 때 이후로 한번 보고 처음이네요 ㅎㅎ 한시 반에 들어가서 주문한 음식이랑 후식을 다 먹으니 친구가 테이블에 제 손바닥만큼 작고 귀여운 초코 케이크를 올려놓네요^^ 초를 꽂고 불을 붙이려고 하니 성냥이 말썽입니다;;; 불이 붙는 즉시 사그라듭니다;; 타는 냄새에 놀란 종업원이 와서 라이터로 불을 붙여줘서 간신히 불을 붙였어요 ㅋㅋ 불을 껐더니 멋진날님이 선물을 내밉니다ㅎ 보니까 예쁜 귀걸이네요^^ 케이크를 먹다보니 어우 식사 직후라 그런지 배가 불러서 더이상 먹을수가 없네요^^;;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을 보니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이 납니다. 교육부의 갑작스런 계획 때문에 이 지면에는 미처 다 적을 수 없을만큼 엄청나게 복잡다난했던 학교의 사정때문에 참 눈물나지만 애틋한 기억이 많거든요ㅎㅎ 뭐 덕분에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더할나위없이 좋네요*^^* 친구들이랑 계속 얘기하고 있으니까 종업원이 와서 먹을 것도 없이 얘기하기엔 좀 민망하지 않느냐고 아무거나 먹고 싶은 후식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네요 ㅎㅎ 참 고맙지만 배가 불러서 괜찮다고 사양했더니 씩 웃고 돌아가서는 와플위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초코 시럽을 뿌려서 내옵니다ㅎㅎㅎ 배부르지만 서비스로 주시는거기에 감사하게 열심히 먹었어요^^ㅋㅋㅋ 

그랬더니 잠시후에 그 종업원이 또 와서는 생일축하한다면서 팥빙수에 생크림이랑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내옵니다...아 이젠 정말 배부른데 말이죠...생일축하한다면서 주는 음식을 안먹을수도 없고...옆에서 종업원은 가지도 않고 계속 보고 있고...가고 나선 카운터에서 잘 먹고 있나 감시?하고 있고...결국 끙~차! 하면서 어찌어찌해서 반절정도 먹었어요. 그랬더니 이 종업원이 또 와서는(아 더 이상은 제발...ㅠ) 더운데 시원한거 한잔씩 골라 드시라면서 녹차, 모카, 요커트 스무디를 한컵 가~득 생크림까지 듬뿍 올려서 갖다주네요...음...혹시 저희 무리중에 누구 맘에 드는 사람이 있었던 걸까요??;; 하도 서비스가 코스요리로 나오는 바람에 도끼증세가 나옵니다ㅋㅋ  

결국 이 스무디를 반컵만 마시고 가게를 나왔어요. 그 반 컵도 이미 한도 수위를 훌쩍 넘긴 수준이었지만요ㅠㅠ 아, 케이크요? 저렇게 먹을 것이 줄줄이줄줄이나오는데 어떻게 다 먹을 수 있겠어요ㅠ 여섯조각중에 두조각밖에 못먹었어요ㅠㅠ 그 종업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왔네요.. 또 음식을 줄까봐 허둥지둥 나오다보니^^ㅋ;; 또 제가 6시에 대학교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어서..ㅋ   

저녁에는 서신동의 막걸리 집으로 향했습니다. 전주에는 막걸리 골목이 모여있는 곳이 몇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서신동 막걸리 골목이랍니다. 저랑 제 친구들이 자주가는 '옛촌'이라는 막걸리 집이 있는데 거기로 갔어요. 다른 지방에 가서 막걸리를 먹어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고, 전주 막걸리집 문화는 막걸리 주전자(막걸리 세병이 들어가는 분량인데요 저는 여기에 사이다 한 병 섞어서 좀 달게 먹어요ㅎ) 하나 시키면 백숙, 부침개, 족발, 묵은지랑 돼지고기 수육 등 안주가 그냥 나오는 거예요. 주전자를 추가할 때마다 안주는 다른것이 계속 나오고요 . 

    
(←이건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구요 갔이 갔던 동네 언니가 옛촌 처음 왔다고 이것저것 찍은 사진 중 하나예요. 왼쪽이 족발이고 오른쪽은 닭 백숙입니다. 백숙 뒤에 보이는 빨간?ㅋ건요 묵은지랑 돼지고기 수육이랑 두부가 같이 나오는건데 인기 최고라 이미 묵은지 국물만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족발이 더 좋아요ㅋㅋ)

제가 '옛촌'을 자주가는 이유는 뭐 특별한 것은 없고, 그냥 자주 가서 사장님 얼굴이 익숙하다는 정도??ㅎ 최근엔 대학교 졸업하고 친한 친구들이랑 뒷풀이로 여기에 왔었는데요 마침 그 때 앉았던 자리에 오늘도 앉았습니다ㅎㅎ 이 음식점은 벽에 낙서를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졸업식날 끄적거렸던 낙서를 보니 아련합니다.

(←막걸리 집에서 친구들이 얼굴에 초코 크림을 푹푹 찍었어요ㅠㅋㅋ 장난치느라 머리도 완전 헝클어지고...표정이 좋아보이지 않네요ㅋㅋㅋ)

사실 작년 생일파티도 이곳에서 했어요ㅋㅋ 제가 이런곳을 좋아해요^^ㅋ; 연탄에 양념족발 구워주는 곳, 생돼지고기 무한제공, 돼지 껍데기 구이, 대통주에 염통 꼬치 등등등~(이제보니 다 술집이네요...) 24살 아가씨 취향이라기엔 너무 재래식인가요??^^ㅋ; 예전에 다른 고등학교 친구에게 저의 취향을 얘기했더니 무슨 아가씨가 그런걸 좋아하냐면서 아저씨 취향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이런 곳이 더 좋아요ㅎㅎ 깨끗하고 번쩍번쩍한 곳은 왠지 저도 모르게 경직이 된다고나할까요? 사실 그런 음식점은 양은 조금주면서 엄청 비싸요ㅠ 게다가 항상 맛있는것도 아니구요ㅠ 전 그냥 구수한 맛이 나는 토속 음식점이 더 좋습니다ㅎㅎ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싸고 양 많고 맛있는 곳이 좋아요ㅋㅋㅋ 

생일 전 날 만난 동네 언니랑 저랑 비슷한 사이즈의 여자 친구(얼마나 비슷하냐면요 제 미니홈피에 이 친구가 얼굴을 가리고 찍은 사진을 올렸더니 7년 지기인 어느멋진날님이 저인줄로 착각하고 댓글을 달았던만큼 비슷해요ㅋㅋ), 친한 친구녀석 3명(아/ 알라딘 블로거 Countryman님도 포함이요!ㅎ)이서 가볍게 사이다 두병 섞은 주전자 두개를 비웠습니다. 저는 점심에 먹은 것이 워낙 한도를 지나쳤더니ㅠㅠ 배가 너무 불러서 많이 마실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어찌나 술을 따라주던지.. 뭐 다 마시긴 했지만요ㅋㅋ  아/ 친구들이 막걸리집으로 오면서 초코케이크를 사왔는데 막걸리 안주로 그 케이크를 다 먹었어요...아침 점심 저녁 생크림이랑 초코케이크를 연달아 먹고 거기에 막걸리까지 섞이니까 어우 속이 느글느글합니다. 식용유 한 통 들이부은 것 같아요ㅠㅋ 그래도 이렇게 먹어도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직 젊어서이겠지요??ㅋ 친구들도 그 많은 안주 다 먹고 케이크도 다 먹고 막걸리 두 주전자 비우니까 배가 부른가봅니다. 그래서 배 꺼지라고 노래방을 갔어요ㅎㅎ 

사실 배 꺼지라고 간 노래방인데 배부른게 지나치니까 뭐 다 힘드네요ㅠㅋㅋ 생일에 이렇게 배불러 보긴 또 처음입니다ㅋㅋ 배가 부르니까 배에 힘이 들어가는 노래도 힘듭니다ㅋㅋ 그 날 노래방에서는 저랑 사이즈가 똑같은 여자 친구랑 엄청 떡대 좋은 녀석이랑 아주 난리가 났어요. 저는 배불러서 구석에 조용히 잠자코 있었구요ㅋㅋ Countryman님은 노래를 굉장히 잘하시는데요 그날도 역시...!!!ㅎ Countryman님이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나면 굉장히 숙연해집니다. 그냥 말을 잇지 못하죠ㅎㅎ 어쨌든 그래도 이렇게라도 기회가 돼서 친구들이 모여 즐거운 모습을 보니 안그래도 배부른데 이제 터질 것 같이 배부릅니다ㅋㅋㅋ 

서비스로 들어온 시간도 빡빡하게 채워서 노래방을 나오니 좀 허전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직 취기가 덜 올라와서 아쉬운거죠.(다들 술 한잔에 넘어가는 사람들은 절대, 절대 아니기에...-_-;;) 또 간만에 만난 자리인데 바로 헤어지기도 아쉽구요. 그래서 3차로 다시 술집에 들어갔어요. 다들 배가 덜 부른지 맥주 한잔씩 시킵니다. 저는 배가 불러서(이미 10시간 전부터 배불러 있었어요;;) 아까 노래방에서 살판났던 떡대랑 소주를 같이 마셨어요. 다들 배가 불러서인지 안주는 시킬 엄두도 내지 않고 물을 안주삼아 이야기를 합니다. 조잘조잘 이야기 실타래가 엉키듯 풀어지듯 술기운과 함께 어우러져 술자리만의 그 친숙한 아우라가 금세 막을 두릅니다. 간만에 만나서 친구들이랑 한 잔 하는거라서 그런지 너무 좋았어요. 기분 좋게 홀짝거리다 보니 어느새 소주가 바닥난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람하고 술을 너무 좋아해서 탈입니다. 그 둘이 섞이면 어우, 시간 가는 줄 몰라요ㅋㅋ  

밤도 많이 늦었고 해서 아쉽지만 헤어지는 시간, 기약없는 다음을 기약하며 잘 가라고 인사를 합니다. 그냥 다음이 빨리 오기만을 바랄 뿐이지요ㅎㅎ 집 방향이 같은 몇몇 친구들이랑 썰렁해진 밤 도로를 자박자박 걸어옵니다. '호젓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분위기입니다. 선선하게 늦여름 밤 바람이 불고 알맞게 취기가 올라와 친구들이랑 띄엄띄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가로등만 켜진 깜깜한 도로를 밟고 집에 돌아가는 길, 아름답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집에 왔다는 인사를 하고(저희 집은 누가 안들어오면 최소한 한 사람이라도 깨 있어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모두 잠에 들어요), 막내에게 점심에 배불러서 두 조각밖에 먹지 못해 남겨서 가져온 케이크를 주니 안그래도 저보다 두배는 큰 눈이 튀어나올만큼 더 커졌습니다ㅋㅋ  

생일 다음날 저녁은 지인과 집 근처 막걸리 집에서 또 달렸어요. 이건 자세하게 못적겠네요. 누가 보면 술만 마시러 다니는 사람인줄 알테니까요ㅠㅋㅋ 저 그런 사람은 아니고요ㅋ 아무튼 생일에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났다가 오늘 다시 만난것 같은 친숙한 친구들로 인해 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그 친구 중엔 술도 있구요ㅋㅋ 좀 있으면 시험인데 시험 끝나자마자 또 한 번 모여서 달려야겠습니다. 그 때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오늘만큼만 취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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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8-29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제야 올리셨군요^^ 뭐하신거에요 ㅋㅋ
다시 한번 축하드려용~~~

유쾌한마녀 2009-08-29 10:52   좋아요 0 | URL
음...글에서도 나와있듯이 며칠 계속 달렸어요ㅋㅋ

후애(厚愛) 2009-08-2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매일 서재에 왔었는데 업데이트가 없어서 과음을 너무 심하게 하셨나 생각했었지요. ㅎㅎ 과음을 하셔도 해장국은 꼭! 드세요. 그래야 위장이 좋아합니다.^^

유쾌한마녀 2009-08-29 13:32   좋아요 0 | URL
매일 오셨군요// 이런 너무 기다리게해서 죄송해요ㅠ-ㅠ//
음...해장국은 안먹었는데요ㅋㅋ 다음부턴 꼭 먹겠습니다!!!ㅋㅋ

노이에자이트 2009-08-2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축하!!! 음주가무로 생일을 보내셨네요.전라도 음식이라면 많이 먹어도 좋지요.여기 광주 광역시에는 오리탕 골목이 있답니다.

유쾌한마녀 2009-08-29 20:16   좋아요 0 | URL
역시 한국 사람은 음주가무가 최고지요!!ㅋㅋㅋㅋ 전주에 막걸리 골목이 있다면 광주에는 오리탕 골목이 있군요ㅋㅋ 나중에 광주 가게 되면 꼭 가서 먹어봐야겠어요 ㅎㅎ

카스피 2009-08-2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추카 추카 드려용 ♡♥♡♥

유쾌한마녀 2009-08-29 20:16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해요^^ 하트 네개가 방긋방긋~~^^//

비로그인 2009-11-1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노래를 잘 하지 못한답니다. 진짜루요... 과찬입니다..;;

어느멋진날 2010-05-2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을 서재에서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ㅠㅠ

서32 2018-11-11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마녀님! 학교 수행평가로 인해 각종 제자백가사상들에 장단점을 찾던 중 마녀님의 서재를 발견하게 되었네요! 노자의 무위자연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말을 너무 조리있게 잘 하셔서 학생인 저도 이해하기 쉽게 잘 읽을 수 있었어요. (말을 너무 조리있게 잘 하시는 탓에) 다른 영화 리뷰도 몇 개 찾아 읽어봤는데 감상평도 깔끔하고 전달력있게 잘 정리해주신것이 너무 완벽하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문장 내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문단 하나하나가 어찌나 깔끔하던지, 정말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 보았는데도 어색한 부분이 하나 없더라구요. 최근에는 다른 블로그로 옮기신 건지, 아니면 바쁜 탓에 서재를 관리할 여력이 안되는 것인지 소식이 없으시기에, 마녀님 글을 또 보고싶은 욕심에 궁금함을 못 참고 이렇게 댓글 남겨봅니다. :)
 

 군대갔던 큰 동생이 지난 9일에 첫 휴가를 나왔어요. 딱 6개월만에 봐서 그런지 참 반갑더라구요. 4박 5일간의 짧은 기간이었는데 동생은 4.5초라고 하데요?ㅋ 저녁마다 막내동생까지 셋이서 새벽까지 놀았어요.  몇개월간 레슨으로 모아둔 돈이 훌렁훌렁 날아가더군요 ㅠㅋㅋ;;; 원래 저희 집은 좀 엄해서 새벽에 놀기 힘든데 동생이 첫 휴가 나왔기 때문인지 어서 놀다오라고 하시더군요.ㅎㅎ 환락의 나날들이었죠.ㅋ 근데 동생이 있는 부대의 규칙이 첫 휴가 복귀 시 필히 보호자의 인솔 아래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좀 부담스러웠죠. 동생이 있는 부대가 꽤 멀거든요. 경기도 연천이라고...저희 집은 전주인데 딱 302km 거리...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죠. 근데 이참에 가는 김에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동해를 갔다오면 좋겠다 싶더라구요(사실 동해는 아빠가 더더더더더~!!!!!! 가고 싶어하셨어요ㅋㅋㅋㅋㅋ).  사실 동해는 가본 적이 없어요. 전에 스터디 회원들이랑 거제도, 제작년에 친구랑 울산, 부산을 놀러갔었는데 둘다 완전히 동해라고 하기엔 좀 위치가 미흡하죠ㅋ 그래서 아빠랑 동생이랑 저는 우선 연천으로 출발했습니다(엄마랑 막내는 일이 있어서 아쉽게도 ㅠ).^^ 

 연천으로 가는 길에 이것저것 주전부리도 먹고 엄마가 싸주신 과일도 깎아 먹고, 음악도 듣고 게임도 하다보니 연천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저녁밥을 먹고 동생을 귀대시켰습니다. 아쉬움이 가득 담긴 동생의 얼굴을 보면서 "재밌게 놀다 와~!!!!ㅋ"라고 했어요. 옆에 입영소에 있던 다른 군인이 딱 ㅡㅡ;;; ← 이 표정으로 저를 보더군요 ㅋㅋ;; 군대가 분명 마냥 노는 곳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6시 반에 동생도 귀대시키고 속초로 고고씽~!! 차에 네비게이션이 없는 관계로 제가 네비게이션이 되었어요 ㅎ 가는 동안 지도만 들고 길 안내를 했어요. 지도만 보고 찾아가는 거 재밌잖아요 ^^ 네비게이션 달고 안내음 따라서 한 방에 도착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깜깜한 밤에 지도만 보고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정말 재밌었답니다^^ 사실...미시령을 넘어갈때 15분 정도 돌아서 헤리긴 했지만요ㅋ;; 3km가 넘는 터널이 어찌나 많던지 정말 놀랐어요. 가장 길었던 터널은 3595m였는데요 정말!!!!! 끝이 보이지 않더군요 ㄷㄷ;; 우리나라의 등줄기 태백산맥이 얼마나 거대한지 몸소 느끼며 갈 수 있었답니다. 결국 밤 11시에 속초에 도착했어요. 302km가 조금 안되는 거리, 전주-연천 간 거리보다 짧더라구요ㅎㅎ 초행길에 4시간만에 도착했으면 잘한거죠??^^ㅋ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잡아서 들어갔습니다. 무심결에 tv를 틀어보니 몇분후에 '하이스쿨 뮤지컬1'을 방영하더라구요!!! 제가 음악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어느정도 좋아하냐면 런닝머신을 뛰다가 런닝머신 기계에 붙어있는 tv에서 20번도 넘게 본 '시스터 액터2'가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그 영화가 시작하고 끝날때까지 계속 런닝을 뛰면서 봤을만큼 정말 좋아해요!!  이 하이스쿨 뮤지컬도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랍니다. 감기려 하는 뻑뻑한 눈꺼풀을 붙잡고, 11시간 가까이 차를 타서 피곤으로 쓰러지려고 하는 제 몸을 일으켜가며 12시부터 이 영화를 봤어요. 다시 봐도 바네사의 미소와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예요 ㅠ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저, 정말 독하군요 ㅋ;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숙소 앞에 있는 항구로 나가보니 다섯팔 벌려 절 한껏 반겨주는 '죽은' 불가사리 입니다ㅋㅋ 꼭 모습이 탈춤추는 것 같지 않나요??^^ㅋ;;  

 

 

  

이건 항구에서 바라본 속초 시내로 가는 다리 모습이구요

  배도 봤어요 ㅎㅎ

저 앞에 붉게 녹슨 쇳덩이가 닻이랍니다. 옆에 서보니 저 보다도 엄청, 엄청 컸어요;; 

항구도 구경하고 대장간도 구경하고... 이젠 아침 밥을 먹으러 가야죠??^^  



 

 

 

 

초당 할머니집이라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순두부를 시켰어요. 전주에 있을 때는 빨간 국물의 얼큰한 순두부 국밥만 먹다가 이렇게 맑은 순두부 국밥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사실 그냥 순두부만 나온 듯하지만요^^ㅋ;; 옆에 양념장이 있어서 간을 조절해서 먹는 음식이예요. 그냥 양념장에만 먹기엔 좀 맹맹해서 맛있게 잘 익은 깍두기랑 국물을 섞어 먹었어요. 사실 갈비탕에나 이렇게 먹었는데 말이죠^^ㅋ;; 아빠는 황태 해장국을 드셨는데 음... 그건 맛있었겠죠??ㅠㅋㅋㅋㅋ 


이 음식점은 뒤에 설악산을 배경으로 위치해있는데요 거기까지 가서 설악산 입구라도 방문해보지 않을 수 있겠어요? 사실 전 산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유명하잖아요!ㅋ 그래서 설악산으로 출발~! 

음식점에서 바라본 설악산이랍니다 ^^

 

 




괴암!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모습이예요. 정말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탔는데요 간만에 탔다고 또 신났는지 혼자 난리 부르스~ㅋ 설악산 정상까진 올라가지 않았구요(저 산 안좋아한다니까요!!ㅡㅡㅋ) 케이블카 타고 올라갔다 구경하고 다시 케이블카로 내려왔어요. 음...이때 하이힐을 신고 갔었는데요 설악산 관리측에 제안할 것이 생겼어요. 10cm이상 하이힐을 신은 사람을 입산 금지자로 지정할 것!! 그게 바로 저였어요. 힘들었죠. 자동차 트렁크에 분명 운동화도 있었는데 저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이힐을...;; 

설악산에서 내려와서 양양(襄陽 : 해가 돋는 곳)이라는 곳에 있는 낙산 해수욕장에 갔아요. 역시 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대로 경사가 정말, 엄청, 급하더군요. 거의 서해안만 보고 자라던 저는 2,3m만 내려가면 물이 어깨까지 닿는 깊이의 동해안 바다가 낯설고 신기했답니다. 서해안은 그정도 깊이까지 들어가려면 모래사장에서 기본 2km는 걸어 내려가야하잖아요. 어쨌든 파란 바닷물이 정말 예뻤답니다. 서해안은 수심이 얕아서 그런지 이렇게 예쁜 색을 보기가 어렵거든요.  

아, 해수욕이요?? 여벌옷도 없고 귀찮아서 안했답니다 ㅋㅋ 저 사진에서 제가 신고 있는 신발이 제가 정말 아끼는 구두(예. 설악산 올라갈 때 신었던 그 문제의 하이힐을 신고 모래사장도 갔습니다. 높다란 굽이 모래에 푹푹 박혀서 하이힐의 기능을 완전 상실했지만요ㅋ )인데요 모래에 푹푹 박혀서 밀렸는지 뒷굽을 감싸고 있는 가죽이 완전 밀려서 벗겨져버렸어요 ㅠㅠ 아 정말 제가 아끼던 신발이었는데...밀려올라간 가죽을 잡아 당겨 본드로 붙여볼까요...정말 그렇게 해서라도 예쁘게 신고 싶은 제 심정입니다. 제가 너무 함부로 신었나봅니다. 요즘 죄값을 치루는 중...ㅠㅠ 

낙산 해수욕장에서 처참한 몰골로 변해버린 제 구두를 벗고 운동화를(여태 안신다가 대체 왜 이제서야!!!!!!!) 신고 강릉의 경포대(鏡浦臺)에 갔습니다. 관동8경 중 하나로 경포호수 앞에 있는 누대랍니다. 보니까 신사임당 동상도 있더라구요, 엄청 크게. 크기가 제 방보다 큰 것 같았어요 ㅋ 

  

신사임당 동상인데요 정말 엄청 크지요?? 동상 머리만 해도 제 머리의 5배 가까이 되는 것 같아요. "동상이여, 5만원권이 되어 나에게 오라~!!!!!!!!!!!!!!!!"
  

아빠랑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잡고 있는 저 돌이 어찌나 뜨겁던지 날계란도 익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초등학교, 여학교에 으레 있는 신사임당 동상의 원본상이랍니다.  



신사임당 동상에서 왼쪽길로 가보면 사진의 위령탑, '충혼탑'이 있어요. 애국단체 순직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세운 탑인데요 저 가운데 충혼탑 글씨는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이라고 하네요. 저 엄숙한 곳에서 저는 왜 양 옆에 있던 사자상만 신나게 타고 왔을까요. 

 

충혼탑에서 옆길로 빠지면 우리나라 시인들이 쓴 한시가 적힌 비석들이 모여있는 작은 공원이 나와요. 사진에서 보이는 비석들에 다 한시가 적혀있답니다. 떠듬떠듬(더듬더듬 수준이 아니구요, 떠.듬.떠.듬. 수준이요ㅠ;;) 시를 해석했는데 쉽진 않았어요. 제가 중국글만 해석해와서 그런지 우리나라 한문 문장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제 전공이 울고있습니다 ㅠㅋㅋ 저 대한민국 국민 맞죠??ㅋㅋ 

  

 

 

 

 

 비석 옆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비석마다 사진을 찍는 탓에 피곤했는지 표정이 썩 좋진 않군요.  딱 비석에 드러눕고 싶은 표정인데요??ㅋㅋㅋ 

비석마다 경포대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들이 새겨져 있었답니다~^^ 담박한 시, 현란한 시들이 있었는데요 전 담박한 시가 더 좋더라구요 ㅎㅎ (사실 현란한 시는 해석이 너무 어려워서 머리아파요 ㅠㅠ;;;)  

잠시나마 한문 공부를 했으니 머릴 식혀줘야겠죠??ㅋㅋ 이제 진짜 경포대에 올라갔어요!!!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 호수의 모습이예요. 역시 진정한 아름다움은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아닌가봐요. 포토샵으로 수정을 하려고 해도 원래의 감흥이 돋질 않는군요. 혹시 아직 경포대에 안가보셨다면 이 사진만 보고 미리 실망하시면 안돼요~!! 이 사진은 저질이예요ㅋㅋ 궁금하시다면 직접 가셔서 최고급 사진기 '눈'으로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사진을 찍어오시길 바래요 ^^ 

 


경포대 안에 들어가면 옛날 누대들이 다 그렇듯, 경포대 역시 천장 테두리를 따라서 글들이 많이 있었어요. 옆에 있는 사진에서 왼쪽 윗 부분을 보시면 진한 회색빛의 판이 하나 있지요? 그것이 검은색 판에 흰색으로 경포대에 대한 글을 쓴 목각판이예요. 저런 판이 누대 위 안쪽 테두리를 따라서 빙~ 둘러 있지요.  

 

 


옆 사진은요 위 사진 바로 오른쪽에 있던 현판인데요 역시 윗 천장에 붙어있지요??ㅎ '제일강산'이라고 써 있네요. '제일'이라는 범위는 아마도...우리나라겠지요??ㅎㅎ   

  

        

  

 단청이 너무나 고와서 찍어왔어요. 색이랑 무늬가 정말 예쁘지 않나요?? 정말 우리 선조들은 미적감각이 최고예요. 보통 '한국의 미'라고 하면 단아한 느낌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것 보세요, 현란한 무늬가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단청무늬를 본따서 옷이나 구두, 가방 같은 것들을 만들면 정말 예쁠 것 같은데...디자이너분들!! 어서 이거 참고하셔서 빨리 만들어주세요!!!!ㅋㅋㅋ 빨리 만들어주시지 않으면 제가 만들지도 몰라요!!!!ㅋㅋㅋ 개인적으로 요즘 '2NE1'이 좋은데 의상 컨셉을 단청으로 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ㅎㅎㅎ 너무 사적인 발언인가요??ㅋㅋ 

이제 경포대도 실컷 봤으니 슬슬 나가야죠??^^......가 아니라;; 나가면서 그제서야 경포대 입구를 잘 살피게 되었어요(들어올때 대체 뭘 본거야!!!!!!!! 신사임당 5만원권 동상?!?!?!?!!!!?!?!!!!ㅡㅡ) 

 


 

 

 

 

이게 그 아까 올라올 때 놓쳤던 입구인데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돌에 '人無遠慮 難成大業' 이라고 써 있네요.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인데요...제가 멀리 생각할 수 있다면 음...지금쯤 로또 1등이 되어서 해외에서 싸돌아다니고 있지 않을까요??ㅋ 저에게 있어서 '큰 일'은 싸돌아 다니기 같아요 우선 당장은ㅋㅋ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어우 이제 슬슬 배가 고프네요ㅠ 동해 바다까지 왔으니 회를 먹어야겠지요??ㅎ 사실 저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데요(아빠가 회를 엄청엄청엄청!!!!! 좋아하세요ㅠ;;) 회는 뭐 그럭저럭 먹을만 하더라구요. 사실 회보다 해물 스끼다시를 먹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요 ㅋㅋㅋ 아무튼 횟집으로 고고씽~!! 


 

 

 

 


 상차림 이것저것 찍었는데요 역시 스끼~!!>ㅁ<//// 저는 초고추장보다 겨자를 좋아해서 간장에 겨자를 몽땅 풀었어요. 겨자를 먹은 뒤에 코로 올라오는 그 기분이란 ㅋㅋㅋ 겨자를 풀은 간장에 문어, 개불, 오징어회, 소라, 새우, 아나고, 튀김 등등등을 콕콕콕!! 찍어먹었어요. 슬금슬금 밑반찬을 다 먹으니 모듬회가 나왔어요. 무슨 생선인지는 잘 모르지만(횟집에서 알바할 때 대체 뭐 배웠니??!!!???!! ㅡㅡ;;;) 사진에서 오른쪽 아래에 있는 횟감이 가장 맛있었어요. 살이 단단한 것이 식감이 좋았어요^^ 왼쪽 아래에 있는 횟감은 물렁물렁한게 영~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 회를 좋아하시는 아빠도 별로라고 하셨어요. 그렇다고 그냥 별로인채로 먹을 순 없지요!! 샤브샤브를 해서 먹었답니다^-^ 육수는 뭘로 하냐구요?? 회 먹으면 매운탕 나오잖아요~ 미나리랑 콩나물 듬뿍~ 얹어서 나오는 그거요 ㅎㅎㅎ  
←물렁~ 한게 보이시나요?;

←콕! 집어서 매운탕 국물 속에 살짝만 담줘주세요 1..2초 정도만??ㅋ

←겉부분 반절만 살짝 하얗게 변한거 보이시나요?? 살짝 익은 부분이예요^^ 열에 의한 응고때문에 처음보다 식감이 단단하답니다. 매운탕에 미나리가 많이 들어가서인지 향긋한 미나리 향도 솔~솔~ 나요 ㅎㅎ 이 녀석을 매운탕에 찰박찰박 담궜다가 입으로 쏭-쏭!! 집어넣느라 뭐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ㅋㅋ  

한 상 다 먹고나니까 이제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오네요. 식당에서 바라본 경포 해수욕장의 모습이랍니다. 이렇게 좋은 경치를 두고 먹을거에 눈이 팔렸습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이 식당의 자릿세?? 땅 값이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치를 확보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요?; 실컷 밥 먹고 나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  

그 때 엄마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오이 장아찌 담궈놨어 잘 들어와'.  

저는요, 장아찌라면 껌뻑 죽어요. 오이, 고추, 마늘, 양파, 깻잎, 무, 매실 등등등~ 다른 반찬 다 없어도 장아찌 한가지만 있으면 몇 끼라도 끄떡 없답니다ㅎㅎ 어서 전주로 출발해야겠네요. 장아찌가 절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ㅋㅋ  

전주로 출발~!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갈 때도 역시 네비게이션으로 변신~!! 했어요 ㅎ 강릉 IC에서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슝슝슝~!!! 올 때는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와서 열심히 길 찾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고속도로를 타니까 뭐 길 찾을 것도 없네요ㅎㅎ 역시 톨게이트 비용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닌가봐요/ 정말 편한 고속도로 ㅋㅋ 중간에 휴게소에 가서 벨기에 치즈 와플도 먹구요, 바나나맛 우유(그 배불뚝이 단지 우유요ㅋㅋ)도 먹고, 과자도 먹고...어우, 살이 무럭무럭 찌는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것 같아요 ㅠㅠ;;; 그렇게해서 7시에 전주에 도착했어요. 막내 녀석은 학원가서 없고 엄마가 맞이해주시네요 ㅎㅎ 안방에 "아이고~!" 하고 드러누우니 이제야 집에 온 것 같은 실감이 납니다^^ 아, 장아찌요??ㅋ 통속에 무럭무럭 절여져가는 오이랑 양파가 아주 아름답습니다ㅋㅋㅋㅋ  일주일쯤 지나야 먹을 수 있대요ㅜ ㅎㅎ

전주에 도착한 금요일 저녁부터 임시저장 해가면서 지금 3일째 글을 쓰고 있는데 이제 보니 글이 굉장히 길군요;;; 예상치 않은 짧은 여행이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역시 여행은 그냥 땡길 때 훌~쩍! 떠나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아요(최최최최고는 학교다니는 중에 그냥 하루 수업 제끼고 훌~쩍 날아가버리는 것이지만요ㅋ)  

요즘 날씨가 굉장히 덥네요. 여러분도 그냥 훌~쩍! 떠나보세요ㅎ 더위로 찝찝했던 기분들을 포맷하고 온 느낌이랍니다 ㅎㅎ 저는 이번 여행으로 PH, MP 만빵 충전 완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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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8-16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재미있었겠어요^^ 순두부 찌개가 저렇게 하얗게 나오다니,, 맛은 어땠어요?
얼큰하니 좀 빨개야 하는거 아닌가요?ㅎㅎ 멋진 후기 잘 봤어용~~

유쾌한마녀 2009-08-16 20:13   좋아요 0 | URL
음...맛은요...그냥 순두부를 만든 즉시 가져온듯한...좀 맹맹하니...ㅠㅋ;; 아무래도 순두부 국밥은 빨간색이 제격이죠!!!ㅎㅎ 언제 한번 화심 순두부 먹으러 갈까요??ㅎㅎ 역시 음식은 전주가 최고!!ㅎㅎ

어느멋진날 2009-08-16 21:35   좋아요 0 | URL
저 순두부 디게 좋아해요^^ 분식집에서도 순두부 찌개를 시킨 적이 있을 정도로 ㅎㅎ 이상하게 보더군요,, 마녀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마셔용^^

유쾌한마녀 2009-08-17 18:59   좋아요 0 | URL
어우/ 이상하게 생각하다뇨 ㅋㅋㅋ 저도 순두부 좋아해요~~ㅎㅎ 갑자기 화심 순두부에서 나온거 콩 도너츠 먹고싶네요 ㅋㅋ

후애(厚愛) 2009-08-17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요~ 저도 동해는 한 번도 못 가 봤어요.
설악산과, 태백산맥이 보고싶네요. 안 그래도 담에 한국에 나가면 설악산에 가자고 조카들과 약속을 했는데요. 정말 가보고 싶어요.
지금 나온 신사임당 5만원권을 저도 탐 내고 있지요. ㅎㅎㅎ
정말 갖고 싶은 신사임당 5만원권이에요!^^
저 매운탕 굉장히 좋아하는데... 입안에서 군침이 마구 도네요. ㅋㅋㅋ

유쾌한마녀 2009-08-17 19:01   좋아요 0 | URL
오....설악산 꽤 높더라구요...ㅠ;; 등산을 싫어하는 저는 정말 그 높이만큼 혐오감만 물씬물씬~ㅠㅋ;; 근데 정말 경치는 최!고!예요^^
역시 한국사람은 매운탕 입맛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돼요 ㅋㅋㅋ

카스피 2009-08-17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타다 들렸습니다.동생분들과 재미있는 여행 다녀오셨네요^^

유쾌한마녀 2009-08-17 19:02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세요^^ 가끔 다른분 서재에서 뵈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해요^^ 사진이 비스크 인형 맞나요? 엄청 예뻐요 ^^ㅎㅎ

[해이] 2009-08-2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이쁘세요^^

유쾌한마녀 2009-08-20 23:31   좋아요 0 | URL
음...나중에 멋진날님이랑 같이 찍을 망가진 사진을 보신다면...음...그냥 전 마냥 후폭풍이 두렵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2009-08-21 0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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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1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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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1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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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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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8: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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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0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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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8-2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악산은 인제 쪽에서 가도 괜찮아요.험한 산일수록 땀흘린 뒤 바라보는 경치가 좋지요.

유쾌한마녀 2009-08-29 01:2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제가 설악산은 처음 가보는 거라서 그건 몰랐네요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얼마전, 친구의 연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적잖이 안타까웠었다. 

내 친구가 애써 억지로 자기 마음을 잡아당기며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보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연애, 나도 해봤었다. 

떠나려고하는 자신의 마음을 힘겹게 잡아당기며 하는 연애는 상대방에게도 미안할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 너무나 괴로운 고문이다. 

왜 떠나려는 마음을 속 시원하게 보내지 않고 끙끙 앓느냐고? 

여러 자질구레한 감정의 티끌이 원인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습관' 때문이다. 

롤러코스터의 '습관'에서도 그랬듯이 습관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다. 

그 좋았던 핑크빛 감정도 습관이라는 자연의 큰 이치인 양 당당하게 존재하는 그 몹쓸 것에 의해 광택을 잃는다.  

중요한 것은 연애 시기의 행동만 습관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감정은 고스란히 빛을 잃은 채. 

난 이 시기를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런 시기에 누군가 나에게 지금 사귀고 있는 그를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난 아니라고 대답하거나,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울어버린다. 

내 단점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난, 내 감정을 속이는 거짓말은 정말 창피할 정도로 못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그런 연애를 처음으로 지독히 하다가 끝이 난 적이 있다. 

헤어진 날, 호탕하게 웃으며 어찌나 개운하던지 나 스스로 놀랐다. 

남들은 헤어질 때 마음이 아파서 울고불고 하던데 난 아픈 마음은 커녕 왜 진작 헤어지지 않았을까 하며 후회하는 내 자신이 '쿨'하다고까지 생각했었다, 어리석게도. 

헤어졌더니 소름끼치게 개운하길래 그걸로 끝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헤어진 후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드는 생각은 

'그렇게 애써 마음을 잡아당겼던 결과가 겨우 이것인가' 

'돌이켜보니 하나 진지할 것 없는 그 값싼 감정에 왜 나를 다 던지듯 연기했었나...'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슬픔에 가까운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감성은 웃었지만 이성은 슬프게 끝난 연애였다. 

이 이후로 난 연애를 하고 헤어질때마다 일종의 '총괄평가'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다행히도 최근에 끝난 연애는 지금까지의 연애 중 최상위 점수를 매겨주고 싶다. 

감성은 너무나도 슬펐지만 이성은 그만큼 활짝 웃으며 끝난 연애였기 때문이다.  

 

헤어진 얼마후에 만나서 정말 마음을 담뿍 담아 

'평생 가져갈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  

후회없는 사랑의 대상이 너여서 정말로 고맙다.

라고 말해주었다. 

진심이었다. 

이 보다 내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다음에 올 사랑은 더 격하게, 감성은 주체할 수 없이 슬프고, 이성은 제 몸도 가누지 못 할 만큼 웃으며 끝나는 그런 사랑이길 바란다. 

 

- 문득 솔로의 매력에 흠뻑 젖어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벌떡 일어나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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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7-2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성숙해진 마녀님~~
마녀님도 어른이 되가나봐요,,,
슬프지만 멋져요,,,

유쾌한마녀 2009-07-20 22:56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ㅎㅎ 정말 가슴아픈 사랑 해보고 싶어요 ㅎㅎ 멋진날님은 어떤 사랑이 하고 싶으세요??ㅎㅎ

어느멋진날 2009-07-20 23:23   좋아요 0 | URL
저는 슬픈 사랑은 자신이 없어요,, 그냥 기쁘고 행복한,, 두려운 것 없는 사랑이 하고 싶네요,,,,
근데 이 시간에 잠 안자고 뭐해요~~ㅋㅋ
마녀님은 야행성??

유쾌한마녀 2009-07-20 23:27   좋아요 0 | URL
저에겐 슬프고 두려운 감정도 함께 뒤섞여야 더 아름다운것 같아요 좀 안타깝긴하지만요...ㅠㅠㅋㅋ
이제 자야죵ㅎㅎ 고등학교시절엔 부엉이란 별명이 붙었을만큼 지독한 야행성이었는데 이젠 체력이 딸려서.....;;;
멋진날님 예쁜 꿈꾸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7-21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젠 내가 외로워서 아무나 만나고 있는 사이에 소중한 인연이 지나갈까봐 그러지 못하겠어요.

유쾌한마녀 2009-07-21 23:32   좋아요 0 | URL
지독한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만남이 상대방에게 미안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러지 않기가 쉽지 않죠...ㅠ
소중한 인연은 만나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또 확신은 잘 들지 않고...너무 어려워요ㅠ
음...좀 어려울수도 있는데
그 '아무나'를 조심스레 천천히 소중한 인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요??^^

2009-07-21 1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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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1 2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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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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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9 11: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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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1 17: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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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1 23: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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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0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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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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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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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1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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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1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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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1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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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4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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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5 12: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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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향기 2009-07-2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얼마만큼 왔니? 이별 어디까지 갔니? 이런 비소설 연애제목은 어떠신지요? 그냥 버스안에서 생각이 들었어요!

유쾌한마녀 2009-07-25 22:03   좋아요 0 | URL
오호~!! '이별 어디까지 갔니?' 이 제목이 더 끌리는데요??!?!!!?!?!!^^
이렇게 관심 가져주셔서 댓글로 제목도 남겨주시궁...정말 감사해요^-^//

2009-07-26 0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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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6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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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6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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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6 1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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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8 1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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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9 1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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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2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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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13: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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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16: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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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0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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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17: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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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0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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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09: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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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 2010-08-2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대방도 그쪽하고 헤어져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을지도...
 



돈을 뽑을때마다 항상 나를 헷갈리게 하는

저 '예금지급' 버튼.

지급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항상 고민을 한다

기계가 나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것인지

내가 기계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것인지...

외울법도한데 항상 고민을 한다(IQ미달??ㅠ;;)

고민하다가 시선도 잘 가지않는 저 오른쪽 귀퉁이에 써있는

'입금'이란 버튼을 보고 나서야

기계가 나에게 예금을 지급한다는 것,

즉 기계가 주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기계와 인간이 대면했을때 주체가 기계인것일까??

사람나고 기계났는데 말이야...

'지급'이란 저 버튼을 보면 기계가 나에게 무슨 뭐 엄청 선심쓰듯

옛다~! 하고 던져주는 찝찝한 용돈을 받는 느낌이 든다.

사실 그 돈은 다 내가 넣었는데 말이야.

내가 넣은 돈 내가 빼서 쓰겠다는데

왜 돈을 지급하는 주체가 기계인지 아직도 난 이해할 수 없다.

여러 애니메이션과 영화, 책 등등에서 경고하던

'기계가 사람을 지배하는 사회'가 이런식으로 서서히 다가오는것만같다.

이렇게 사소한 기계마저도 어휘의 주체가 기계이니 말이다.

점점 이런식으로 기계가 주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주입시키겠지...

이런 몹쓸...;;

 

'예금지급'이란 말 보다 '출금'이라고 써있다면

이런 괴상한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텐데...-_-;;;

A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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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7-08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생각해보니 마녀님 말씀이 맞네요. 처음엔 몰랐는데 자꾸,,, 그냥 출금! 이라고 하면 좋을 것을요.

유쾌한마녀 2009-07-08 23:06   좋아요 0 | URL
그쵸?? 이런식으로 기계사회가 다가오고 있는거예요 ㅋㅋㅋㅋ
 

작년의 최고의 이슈는 베이징 올림픽.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애국심이 또 발동해서
우리나라 경기는 거의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었다 ㅎ
그러다 문득, 내가 2살때였던 88올림픽이 생각났다.
개막식과 '손에 손잡고'노래는 잊혀지지않는다
게다가 우리 집에 '손에 손잡고' 노래가 담긴
코리아나 테이프가 있다.^^;

http://video.naver.com/2008080923210143701

(↑88서울 올림픽 개막식 '손에 손잡고' 동영상)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 대단했다.
(죄송하지만 이제 반말투로 쓰겠습니다, 껄끄러우시면 패스해주세요)

중국이 세계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4대 발명품을 주르륵 전시해 놓더군.
그래, 나도 알아, 너네가 그거 네개 만든거 대단하다는거.
그리고 역사상 중국이 약국이었던 적은 정말 드물다는거.
아니 약국이었던 적이 있을까.
어쨌든 중국이 대단한 나라라는 것, 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아니지않나..
개막식을 보면서 그 스케일에 놀라면서도
그 엄청난 스케일 속에 올림픽 정신이 쏙 빠져있다는 것에 더 어이없었다.
올림픽이 뭔가.
세계인이 하나가 돼서 즐겨보자는 축제인데
자기 자랑만 하고 있었다.
뭐, 자긍심이 뛰어나서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런건 너네나라 명절때나 하라고.
그런건 늬들끼리나 보면서 즐겨.
우린 그런 개막식이 보고 싶지 않았어.
개막식을 통해 뭔가 하나되는 느낌, 우린 하나라는 느낌,
그런걸 느껴보고 싶었어.
그리고 그게 올림픽의 정신이기도 해.

어릴 때 보던 만화 보면 '우리는 하나!'이러잖아.
난 그게 멋있어 보였어.
솔직히 지금 보면 유치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생각을 해 보라고.
그게 가장 이상향 아니겠어?

폭죽이랑 개막식때 소녀가 노래 부른거 모두 가짜라는거
이해해 줄께.
너네 대기오염 상황이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하도 짝퉁나라라서 그런건 의아하지도 않아.
그냥 전세계인을 깜짝 속였다는 그 포부가 아주 당차다고 느껴졌지.
글쎄 올림픽의 정신이 뭐라고 딱 정의를 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개최국 자랑은 아니야.

아!!
88올림픽을 잠깐 언급했었지, 미안 깜빡했어.
어제 88올림픽 개막식 동영상을 봤어.
보면 알겠지만 그게 올림픽의 정신이야.
참가국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춤을 추는 각각의 나라 사람들이
다같이 한곳에 모이면서 원모양으로 나아가는 장면, 봤어??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이 모두 함께 나와서
주제가를 부르는 코리아나 주변에 원모양으로 둘러서서
다함께 춤추는 장면, 봤어??
그 장면 보면서 좀 울컥했어.
전쟁 끝난 지가 언제라고, 모든것이 박살나고 초토화 됐는데
그새 정비하고 발전해서 어쩜 그리 대단한 올림픽을 이뤘을까하고.
오히려 전쟁을 치룬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세계인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우리나라 국민들 가슴속에
더 깊이 자로잡고 있었던 것 같아.
그 한마음이 88올림픽 개막식때 표출되어
전세계인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린 것이고.

솔직히 다른 나라 개막식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4년마다 꼬박꼬박 챙겨 봤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서울 올림픽의 개막식이 더 기억에 남아
우리나라 올림픽과 비교를 했던 거야.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지만, 난 내가 크게 틀린 말을 했다고 생각진 않아.

참!
또 한가지 아쉬움..
제발 메달 색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2회연속 연장전을 치룬 뒤,
늑골이 부러진 상태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한 왕기춘 선수.
난 그가 준결승에서 힘에 부쳐 질 줄 알았어
그런데도 결국 결승까지 진출 했잖아.
그가 인터뷰 할때
'국민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노력이 부족해서였나보다고...'
그의 욕심은 잘 알겠지만
왜 대한민국 대표의 간판을 달고 세계 무대까지 나아가 은메달 딴 것.
대단하지 않은가?
대체 왜 그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지..왜 그리 말했는지
화가 났다.

왜 은메달을 따면 미안해 해야 하는지..
물론 선수 개인의 욕심은 알겠지만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려서 미안하다는 그.
예선에서 탈락한 것도 아니고
극도로 비정상이었던, 제정신이 아닌 심판을 만난
나쁜 상황속에서도 승리했던 그의 모습,
난 끝까지 싸웠던 그의 모습이 멋있었다
제발 미안하다고 하지 않길..

금메달에만 엄청난 환호가 쏟아지는 우리나라가 문제이긴 하지만
모든 것에서 자꾸 높은 것만 지향하는 그 무리 속에
내가 속해있는 것 만 같아,
그가 미안하다고 말한 것이 내가 부추겨서 그리 된 것만 같아
괜시리 나도 미안해졌다.

어제 이배영 선수의 역도 경기.
쥐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좌절해야 했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이 아팠다
충분히 쥐가 풀릴 시간을 갖지 않고
마지막으로 올라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난 그가 메달을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국 무너지면서도 끝까지 바를 놓지 않으며 미끄러지는 모습..
당장에라도 내가 나가서 바벨이 굴러가지 않게 잡아주고 싶었다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정말 멋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상하게 금메달 딴 선수보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가 더 멋있어 보였다
물론 금메달을 딴 선수는 정말 대단했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는 기술이나 실력보다는
그의 한계와 인간미까지 드러나는 것 같아 더 멋있게 느껴졌다.



주절주절 쓰다보니 길어졌다;;
88올림픽이 생각나서 쓰기 시작한 것인데
괜히 지금 올림픽과 비교가 되고
또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 멋있었던 점이 생각이 나서 적었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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